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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씬날 Apr 30. 2024

겸손은 고상한 척이 아니라 단단해지는 것이다

쫄리지 않는다. 평온해진다.

컨설팅 회사에 입사하며 기쁘면서도 두려웠다. 채용과정에서 명문대 타이틀 하나로 많은 챌린지를 받지 않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자의식이 커질 대로 커진 나는 조금 뻐기고 싶은 마음과 내 진짜 실력을 알아차릴까 두려웠다. 원치 않는 사기를 치는 것 같았다. 우려하던 일은 얼마가지 않아 벌어졌다. 나는 속도가 생명인 컨설팅사에서 주어지는 자료를 하나하나 소화해야 일을 할 수 있는 느림보였고 팀에 짐이 되었다. 다시 입사초기로 돌아간다면, 나는 어떤 다른 시도를 할 수 있을까? 그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어쩌면 ‘겸손’ 일지도 모른다. 겸손? 실력이 없어서 사기 치는 것 같다면 실력을 올리면 될 게 아닌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실력을 올릴 ‘실행’을 하기 위해 겸손이 꼭 필요했다.


책 [겸손의 힘]에서는 사람들이 겸손을 약하거나 고상한 시늉정도로 오해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겸손은 자기 자신에서 출발해 세상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거품 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사회생활을 할 때,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겸손하게 굴면 어필이 안되는데, 그건 도태되는 게 아닐까 고민될 수 있다. 한번 보고 말 사이라면 자신을 부풀려도 먹힐지 모르지만, 우리는 계속 살아나가야 한다. 즉 지속가능해야 한다.

여기서 겸손의 힘이 빛을 발한다. 잔뜩 꾸며진 자아는 언제 들킬지 모른다며 벌벌 떨겠지만,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면 안정감을 갖고 당당하게 일에 임할 수 있다. 나의 경우로 돌아가자면, 적어도 초보실력이 들통날까 불안해하진 않았을 것이다. 실력을 인정하고, 무섭더라도 열심히 질문하고 배웠을 것이다.


겸손한 사람은 자신의 성과 덕분에 특별한 관심을 받아야 한다거나 더 중요한 사람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겸손이란 나의 강점과 내가 잘하는 일을 파악하는 것임을 기억하라. 하지만 겸손한 사람은 다른 사람이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지 확인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그 대신 정직하고 겸허해지려 노력한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성장할 영역을 깨닫는 것을 요구한다. 모를 때는 배워야 하고, 두려울 때는 용기를 내야 하고, 의심이 생길 때는 믿어야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겸손은 어떻게 길러야 할지는 3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조금함을 내려놓고 안정을 찾기

피드백 요청하기

현실을 받아들이기


조급함을 내려놓고 안정을 찾기

성장하기 전에는 안정이 필요하다. 위협을 받을 때 우리는 흔히 ‘투쟁, 도피, 경직’이라고 하는 교감 신경계 반응을 겪는다. 공격을 받고 있다고 느끼면 성장할 수 없다. 따라서 새로운 생각을 탐색하고 대안적인 관점을 시험하기 전에 먼저 안정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누구나 실수할 때가 있으며, 그럴 때는 자신을 친절하게 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자신을 가혹하게 판단하거나 부정적인 혼잣말을 하지 마라. 우리의 목표는 완벽해지는 것이 아니라 발전하는 것이다.

패닉이 온 상태에서 벗어나 안정을 취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 후에는 왜 겸손하지 못하고 방어적이었는지 돌아보며 자신을 이해해야 한다. 스스로 충분히 이해하고 다음 발자국을 내딛기 위해 준비가 필요하다.


피드백 요청하기

피드백을 찾기 위해

우리에게 한계가 있지만 성장 가능성도 있음을 인지하고

믿을 만한 지인에게 피드백을 구하고

열린 마음으로 피드백을 수용하며

그 지인에게 얼마나 발전하고 있는지 확인받아야 한다.

피드백을 참고하여 변화하며 삶의 주체성을 되찾는다.


현실을 받아들이기

우리의 이해를 넘어서는 것, 지적 능력 밖에 존재하는 것들이 있음을 겸허히 인정하면,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모든 실존적 고민의 공통점은 객관적인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를 ‘두려움이 아니라 현실’로 바라보기 시작하는 데 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시도했는데도 한계에 부딪힌다면, 현실을 받아들이기도 필요하다. 마음의 결정을 하고 나면 그다음 스텝은 어떻게 헤쳐나갈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책 [겸손의 힘]은 추상적이고 모호한 개념으로 알고 있던 겸손이 삶에 필요한 태도로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겸손은 안정감을 주고 메타인지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겸손해야 모래성을 쌓는 게 아니라 견고한 성을 쌓을 수 있다. 거품 없이 단단해질 수 있다. 거품 빼고 속이 꽉 찬 알맹이 같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자. 내가 내 가치를 알아보고 더 이상 사회와 타인의 잣대에 일희일비하는 사람이 되지 말자. 평온하고 당당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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