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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씬날 Jan 25. 2024

소중함의 시작은 진심 어린 관찰이다

진심이세요?

대학생 시절에 사둔 먼지 쌓인 책, 인간관계론 원서를 꺼내 들었다.

내가 이 책에서 얻어가는 가장 큰 한 가지는 누구나 중요한 사람으로 여겨지길 바란다는 것이다.

스스로가 소중한 사람이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비난당하거나,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가만히 앉아서 얘길 듣도록 하면 반감을 사게 된다.

데일카네기의 매직테크닉들을 하나씩 읽어나가다가 부모님과 화상 통화를 하게 되었다. 이직 혹은 박사과정의 선택의 기로 해서 고민하고 있는 내게 부모님은 많은 질문을 꺼내놓으셨다. 최근 통화 내용들은 매번 "그래 취업은 했니?", "결혼은 언제 할 거니?"등의 명절에 만난 친척 어른들의 일방적 대화 같았다. 구석으로 몰아세워지는 기분이었다.

물론 비난은 아니었지만 압박당하는 기분은 분명히 소중한 사람으로 느껴지는 것과 거리가 있었다. 나를 생각해서 하는 말임은 알지만 나는 인간관계론에 나오는 대로 자동적으로 방어태세를 하게 되었다. 진심이 아닌 말을 하게 되기도 하고 하고 싶지 않던 변명도 줄줄이 해댔다.

변명을 하면서 인간관계론이 생각났다. 방어태세를 하는 나를 의식하면서도, 의식적으로 인간관계에 임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 자극에 본능대로 반응한 것이다.

내가 피해자가 된 시점 말고, 나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진심을 다해 칭찬을 하고 중요한 사람임을 일깨워주고 있나 생각해 봤다.

나는 칭찬의 마법에 대한 경험이 부족했다. 받는 것도 주는 것도 부족했다. 칭찬을 할 때는 나는 진심으로 하는 칭찬이지만, 이 사람도 진심으로 받아줄까 하는 의심을 하고, 내가 칭찬을 받을 때는, 아무것도 아닌 나의 껍데기에 대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연기에 대해서 칭찬을 해준다고 생각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봤다.

그건 내가 눈에 낀 렌즈가 부정적이라서 그런 것 같다.

인간관계론에서는 작은 발전에도 진심을 다해 칭찬하라고 한다. 내게는 부정적인 모습밖에 없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애정을 갖고 작은 발전, 작은 탁월함을 칭찬하고 감사해해야 내가 하는 칭찬이든 받는 칭찬이든 감사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차피 나는 나를 데리고 살아야 한다.

그러니 외면하지 말고, 퓨처셀프에 나오는 대로 미래의 나를 타인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 어떻게 하면 소중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조금씩 발전하며 살 수 있을지 진심을 다해 관찰하고 고민해 봐야겠다.

어두운 동굴 속에 있다가도 상상스퀘어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스스로 동굴 밖으로 한 걸을 내딛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변한 게 없어 보이겠지만, 마음가짐의 변화가 가장 큰 한 걸음이자 시작이다. 밑져야 본전이다. 이번에도 속는 셈 치고 또 한 번 침대에서 일어나 노트북을 들고 나와본다. 다시 시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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