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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비 Oct 29. 2020

매번 기대에 실망하는 당신을 위한 노하우

현실의 주먹에 초심을 잃는 당신을 위한 7가지, 일곱 번째 노하우




■ 시작의 기술 7 - '나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모든 것을 받아들여'




우리의 마음은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을 예측하고 계획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그런 일은 절대 가능하지 않다.

이런 기대는 정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실제로 발휘할 수 있는 힘도
제대로 내지 못하게 만든다.




1. 행복한 연애 시절을 보냈더라도 신혼 초 3년 까지는 엄청나게 싸운다. 아니, 그 이상의 기간이 될 수도 있다. 심지어 이 시기에 나이 어린 자녀까지 있는 가정은 이혼율이 1위라고 한다. 사유는 '성격 차이'.


사실 성격 차이라고 크게 묶어 말할 수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남편이, 아내가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는데 20~30년 평생 다르게 살아왔던 남녀가 서로에게 기대하는 바가 조율되지 않으니 결국 이혼으로 이어진다.




2. 회사에서 오늘까지 마감인 프로젝트가 있다. 동료와 후임과 일정량 업무를 나눠서 진행하기로 했다. 최종 보고 전 회의하며 최종안을 만들 예정이다. 내가 맡은 몫에 대하여 최선을 다했다. 다른 사람들도 이 정도 퀄리티로 만들었다면 엄청난 칭찬이 쏟아질 거라 예상했다.


정해진 시간이 되어 회의를 하려 각자의 몫을 꺼내보니 이게 웬 말인가. X판으로 만들었다. 어디 들이밀 수도 없는 퀄리티다. 시간은 촉박하고, 그냥 잘할 거라 믿고 안주했던 내 탓이 편하다.




3. 대학에서 첫 조별 과제 수업이 시작됐다. 입학 전부터 조별 과제의 공포성에 대해 익히 들었지만 우리 팀은 괜찮아 보였다. 다들 성실하게 할 거라고 생각하고 역할을 분배했다. 하지만 진행하면 할수록 내 마음 같지 않다.


언제까지 정보 수집한 부분을 달라고 했건만 잠수를 타질 않나, PPT 디자인은 흡사 70년대 디자인 같다. 잘하고 싶었는데, 잘할 거라 믿었는데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4. 사업을 시작한다. 정말 이런 계획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성공할 것 같다. 구상한 사업 아이템을 판매하기 위해 근사한 로고, 네이밍을 만들고 부동산, 세금, 가구, 장비, 구인까지 모든 준비가 끝났다.


그런데 갑자기 제품 계약이 무산되고 말았다. 물량을 확보하려고 노력했지만 처음 계획했던 것보다 가격이 올라가서 적자가 난다. 이를 어쩌나. 어마어마한 시간과 자원을 투입했는데 이럴 리가 없다!









우리는 내 인생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모두 마음이 맞고,
진실을 이야기하며,
나와 한 약속은 끝까지 지킬 거라고 기대한다.

기대하고, 기대하고, 기대한다.

그런 그들이 기대에 어긋나게 행동하면?

오, 이런!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무엇을 계획할 때마다 기대를 품는다. 일상적인 기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수면 아래에서 진행되는 기대'이다. 보고 싶어도 보이지 않는다. 그냥은 안되고, 시간을 가지고 면밀히 관찰해야 보이는 기대다.



위 4가지 사례는 우리가 흔히 겪을 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낸 것이다. 내가 무언가를 하려고 할 때 기본적으로 기대가 깔려있는 모습을 보여 준다. 저들이 잘못한 건가? 아니다. 저건 그냥 우리 삶의 모습이다. 너무도 당연하게 내가 최선을 다했으니, 내가 노력했으니 이런 결과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기대를 분리하고 쪼개서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 책의 저자 개리 비숍은 '인생에 산재하는 분노는 기대의 산물'이라고 말한다. 이런 기대는 무방비 상태인 우리를 공격한다. 그 타격이 어마어마해서 숨조차 못 쉬게 만든다.






당신의 분노와 무기력은 '기대'로부터




보통 우리는 어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아는 것과 경험을 기초로 마음의 준비를 한다. 마음속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타인에게 정보를 얻는다. 그렇게 타인의 정보를 내 마음속 그림에 퍼즐 맞추듯 끼워 맞추고 머릿속에 그려진 이미지대로 계획과 작업을 해나간다.



그러는 동안 우리의 숨은 기대도 퍼즐 조각 사이에 들어가 있다. 나의 생각대로만 하려고 퍼즐을 그려 놓고 타인의 생각을 내 생각에 억지로 끼워 맞추려고 하면 이도 저도 아닌 완성품이 나올지도 모른다.



최선을 다해 만든 계획의 토대에 숨어있는 갈라진 틈과 균열은 생각한 아이디어를 제대로 펼쳐보기도 전에 프로젝트 자체를 무산시킬 수 있다.



퍼즐이 안 맞으면 억지로 끼워 넣으려 하면 안 된다. 모양은 같더라도 그림이 일치하지 않으면 맞춰 봤자 의미 없다. 그렇다고 그냥 중단해버리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에겐 '실패'도 기대할 수 있는 준비성이 필요하다. 나는 그것을 '팔리는 나를 만들어 팝니다' 책에 나왔던 차선책, 우회로, 플랜 B, 반대 논거(if-not)라고 생각한다. 이런 대책이 없으면 우리의 기대가 무너졌을 때 거기서 그냥 끝나는 것 밖에 안된다.



부부가 성격 차이로 싸우는 것도, 팀원들이 프로젝트 준비를 제대로 안 해 망치게 생긴 것도, 조별 과제를 저퀄리티로 제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사업을 시작조차 못하게 된 상황도 다 나쁜 일이다. 나쁜 일이 일어난 건 맞지만, 이 일들을 시작하며 가졌던 포부에 가장 큰 타격이 된 것은 이 사건들이 본인의 기대를 중단시킨 것이다. 



당신의 무기력함은 자신도 모르게 가진 기대와 현실 사이의 격차에서 생긴다. 그 격차가 클수록 당신이 느끼는 기분은 더 최악이 된다.



결국 당신의 기대들은 당신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내 삶에 숨은 기대가 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당신의 삶에서 실망, 원망, 후회, 억압, 분노, 무기력을 경험한 곳을 찾아보라. 억눌린 감정을 느낀 곳이라면 그 어디든 기대가 숨어있을 것이다. 현실이 당신 마음속에 예상해두었던 시나리오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우리 인생을 나의 기대에 끼워 맞추려고 하면 어둠이 몰려온다. 잠깐 생각해보면 우리가 분노를 겪었던 것이 현실과 기대 사이 격차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렇게 수천 가지의 보이지 않는 기대의 산물들이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들고 내면의 분노를 축적시킨다.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당신 인생에서 뜻대로 풀리지 않았던 영역들을 골라보고, 그것이 '원래' 어떻게 되어야 하는 것인지 적어봐라. 그게 어떻게 진행되나 긍정적으로 기대했던 생각들을 떠올려보고 원래 어떻게 진행되었어야 하는지 기억해봐라. 그런 다음 실제로 지금은 어떻게 보이는지 꼼꼼하게 묘사해봐라.



첫 번째로 생각했던 당신이 기대했던 루트와 두 번째로 생각했던 지금 당신이 가진 것 사이의 격차가 크면 클수록 당신의 고통과 고뇌, 실망감도 클 것이다. 바로 거기에 당신의 숨겨진 기대가 있다.



기대는 우리의 진짜 삶에 방해가 된다.
정작 관심이 필요한 이슈나 문제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기대는 신기루와 같아서 우리의 진짜 힘을 사용하지 못하게 만들고 확고한 행동을 취할 수 있는 능력도 흐리게 만든다.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여러 기대를 일부러 만들어내고 거기에 삶을 맞추게 한다.
실제 삶을 개선하고 목표를 이뤄줄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아무 힘도 쓰지 못하고 결과도 얻지 못하고 시간만 낭비할 일을 하게 된다.





지금 당장 그 기대들을 놓아줘라



기대가 내 삶에 악영향을 끼친단 건 이제 잘 알겠다. 내 삶에 어떤 기대가 있었는지도 알겠다. 그럼 어떻게 해야 이 기대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을까?



정말 간단하다. '인생이 이러이러해야 한다'라는 기대는 당신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대를 놓아주어야 한다. 이런 얘기는 내가 아닌, 이 책의 저자가 아닌 그 누군가도 수차례 해왔을 것이다. 뻔한 소리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걸 실천하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기대를 잘라내야 한다. 지금 당장 당신이 찾은 습관적 기대를 놓아줘라. 인생이 예측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이해하며 받아들이는 게 훨씬 당신 삶에 도움이 된다. 오늘과 내일은 결코 같지 않기에 함부로 예측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라. 현재에 살아라. 끊임없이 예상하지 말고, 이슈나 문제가 발생하면 그때 가서 해결하라.



우리가 가진 자유의지는 우리 생각만큼 자유롭지 않다. 저자는 우리가 가진 자유의지를 얼마 만 큼인지 말해주겠다며 '하지 말아야 한다고 알고 있는 모든 행동을 그만두고, 해야 한다고 알고 있는 모든 행동을 시작하라. 전부 다 말이다.'라고 말한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것이 자유의지다. 우리의 자유의지 속에는 일련의 무의식적 사고 과정이 있다.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자유롭지 않다.
에픽테토스





사람들은 생각보다 훨씬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이다. 많은 경우 꼭두각시 같은 우리를 실제로 좌우하는 것은 무의식이다.



우리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작동하는지 이해하고 인식하며 의식적으로 행동하면 된다. 기대가 바로 그런 것 중 하나다. 그 무엇에도, 그 누구에게도 지배당하지 않으며 살면 된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으면 현재를 살게 된다. 힘없이 삶에 순순히 항복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대와 감정, 무의식에 지배받지 않으며 모든 것의 주인이 되고 책임자가 되는 것이다.



뜻대로 되기를 바라지 마라.
일어나는 대로 일어나기를 바라라.
그러면 모든 게 괜찮을 것이다.
에픽테토스



상황을 인식하며 혹시 우울함이 찾아온다면 기대의 방향을 바꿔라. 당신이 원하고 기대했던 그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현재 상황을 받아들여라.



이것은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아주 큰 역할을 한다. 기대를 놓아주는 순간, 일어나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법을 배우는 순간, 남들과의 관계는 믿기지 않을 만큼 더 좋아진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는 타인이 우리와 같은 생각, 마음, 기대를 가지고 있을 거라는 착각을 깨뜨려야 한다. 당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도 그만의 욕망과 인식이 있다. 당신과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말없이 무언가를 기대했다가 그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무시당했다고 느끼지 말고, 기대를 놓아줘라. 원하는 게 있으면 기대하지 말고 부탁하라.
좋은 일, 친절한 일을 할 때는 답례로 무언가를 기대하지 말고 정말로 원해서 하라.



중요한 것은 우리의 내면을 다스리는 것이다. 마음과 정서를 다스려야 내, 외적 분노에 굴복하지 않고 힘 있게 현재 상황을 대처할 수 있다. 기대에 휘둘리지 않고 강한 내면을 지녀야 한다.



기대에 휘둘리지 않는 7가지를 정리하며 이만 오늘의 글을 마무리한다.


1. 계획이 성공하면 축하하고, 계획이 실패하면 조정하라.

2. 승리를 계획하되, 패배에서 배워라.

3.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라.

4. 사람들이 당신을 사랑해 주는 방식 그대로 사랑을 받아라.

5. 기대라는 무거운 짐과 멜로드라마에서 벗어나라.

6. 당신이 갖게 될 거라고 기대했던 삶이 아니라, 지금 당신이 가진 삶을 사랑하라.



기억하라.
누구도 당신을 구해줄 수 없다. 
누구도 당신을 바꿀 수 없다.
이런 것들은 모두 당신 책임이다.
변화를 환영하기에
지금보다 더 좋은 때가 어디 있겠는가?






나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모든 것을 받아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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