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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녁 Oct 16. 2023

[스코틀랜드 위스키 여행 3] 뉴캐슬 막바지 구경

더비스킷팩토리에서 브런치 먹고 식료품점 구경

이 여행기는 23.08.26부터 09.10까지 총 15일, 약 2주간 영국 북부 (뉴캐슬-스코틀랜드) 여행을 기록한 것입니다. 가급적 날짜별로 작성하고 있으며, 궁금하신 점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상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8.28 뉴캐슬어폰타인 마지막 여행

뉴캐슬어폰타인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매우 프렌들리 했던 에어비앤비 사장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에어비앤비 사장님은 남미 과테말라에서 온 초등학생 딸아이가 있는 싱글맘이다. 홀로 과테말라에서 영국으로 넘어와 에어비앤비는 물론, 여러 사업도 함께 겸하는 듯했다. 남미에서 온 외지인이자 싱글맘, 여성이라고 얕보이지 않고 싶다며 자신은 늘 당당하다고 했다.


그런 그에게 나의 꿈을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원래 했던 일에 무료함을 느껴 일을 그만두고 꿈을 찾아 영국을 왔다고 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나는 한국에서 내 술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했고, 그러기 위해 영국에서 계속 배워나가고 싶다고 했다. 그는 나의 꿈에 한 껏 응원해 주었다. 멋진 꿈이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 


하루는 그의 영국 친구와 새벽까지 맥주를 마신 적이 있었다. 50줄에 다가서는 그는 자신 또한 꿈이 있었지만 이를 잃어버리고 방탕하게 보냈던 것을 후회하는 듯 보였다. 먼 타지에서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는 것. 새로운 경험이다.



그렇게 첫 번째 여행지에서 일정을 마무리하고 뉴캐슬 인근 '비스킷팩토리' the biscuit factory로 향했다. 이름만 봐서는 비스킷 공장 같지만 아니다. 지역 예술가로부터 예술품을 위탁받아 전시하고 판매도 하는 일종의 갤러리이다. '비스킷팩토리'에는 브런치를 파는 레스토랑 겸 카페도 있어 여기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


메뉴가 조금 복잡한데, 우리가 주문한 건 아래와 같다.

1) 샌드위치 £10.95 (아래 중 선택)  

    레어 로스트 소고기, 후추, 아욜리 소스, 토마토, 로켓 Rare roast beef, black pepper aioli, tomato, rocket  

    불에 구운 야채, 모짜렐라, 블랙올리브 타프나드 (비건) Char-grilled Italian vegetable, mozzarella, black olive tapenade   

    오늘의 수프나 샐러드와 함께 제공됨 Served with two of today's salads or today's soup  

--> 비건 옵션이 궁금해서 비건과 오늘의 수프를 선택했다. 오늘의 수프는 당근, 고구마, 렌틸을 넣은 비건 수프였다.


2) Homemade Quiche of the Day £10.95  

    버섯, 대파, 훈연한 체다치즈 (비건) Mushroom, leek and smoked cheddar  

    오늘의 샐러드와 함께 제공됨 Served with two of today's salads  

--> 비건 퀴쉬를 먹어보기로 했다.


3) Homemade Salad  

    구운 애호박, 적양파, 타히니(참깨소스), 잣, 자타르 (중동소스) Roast squash, red onion, tahini, pinenuts, Za'atar (vg)  

    하리싸 (튀니지식 매운 소스)로 버무린 구운 당근과 애호박이 들어간 쿠스쿠스, 아몬드, 청포도, 신선한 허브 Harissa roast carrot and squash couscous, almond, sultana, fresh herbs (v9) (n)  

    햇감자, 펜넬, 흰 배추, 머스터드마요, 딜 피클, 신선한 허브 New potato, fennel, white cabbage, mustard mayo, dill pickle, fresh herbs (V)  

    불에 구운 브로콜리, 참깨 후추, 마늘, 고추 올리브 오일 Char-grilled broccoli, sesame peppers, garlic, chilli and olive oil (vg)  

--> 튀니지식 매운 소스인 하리싸로 버무린 쿠스쿠스가 궁금해서 이걸로 골랐다.


약 22파운드로 퀴쉬, 샐러드, 수프, 샌드위치를 주문한 셈. 브런치 카페에서 이만하면 괜찮은 가격이다. 수프도 샌드위치도 모두 맛있었다. 샌드위치에서 올리브 풍미가 많이 났다. 야채를 불에 구웠다는 데 그게 어떤 차이를 내는지는 잘 모르겠다. 모짜렐라를 큼직하게 슈레드 해서 샌드위치에 넣고 썰어 놓으니 먹기 좋게 보였다.

수프에는 카리 파우더가 들어갔는지 마치 인도커리 '달 daal'이 연상되는 맛이었다. 퀴쉬는 뭐랄까, 파이에 계란찜을 한 것 같달까. 버섯과 대파, 치즈를 계란과 밀가루에 넣어 쿠키처럼 구워냈다. 상당히 부드럽고 맛있었다. 

하리사는 마치 우리나라 고추장을 연상케 했다. 쿠스쿠스 샐러드는 시간이 갈수록 매력적인 음식이다. 영국에 처음 왔을 때 먹기 어려웠던 게 쿠스쿠스였는데, 지금은 정말 좋다. 마무리로 스콘을 하나 주문해서 먹었는데, 이건 평범했다.



오후에는 에든버러로 향하는 기차를 타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애매하게 남고 말았다. 짐을 호스텔이 맡기고 나와서 비스킷팩토리 근처를 좀 더 구경하다가 다시 돌아가기로 했다. 비스킷팩토리에서 나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눈길이 가는 곳이 있어 들어가 보았다.




밖의 작은 창에서는 테이크아웃 커피음료를 팔고, 안에서는 갖가지 식료품과 유기농채소 및 과일을 파는 고급 식료품점이었다. 같은 건물에는 또 다른 브런치 가게가 있었는데,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처럼 보였다. 직접 만든 샐러드와 빵이 있어서 커피음료와 세트로 밀실 meal deal 로도 팔고 있었다. 


가게를 쭉 둘러보니 갖가지 식료품을 다 모아두었다. 뒤편에는 신선한 채소들이 팔리고 있었다. 전부 유기농으로 재배된 채소들이며, 뉴캐슬 인근에서 공수해 오는 듯했다. 김치도 있었다. 영국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는 김치였는데, 가격이 꽤 비쌌다. 감자로 만든 우유도 있어 신기해서 구경했는데, 이탈리아에서는 종종 사용하는 모양이다. 리필스테이션도 있다. 곡류뿐만 아니라 각종 세제와 바디용품도 리필이 가능했다.


마침 날씨가 풀렸기 때문에 간단히 과자랑 아까 보았던 새시 시드르를 마시고 가기로 했다. 요 과자는 영국의 한 가족기업에서 만드는 감자칩인데, 영국에서 만드는 몇 안 되는 감자칩 회사 중 하나라고 한다. 2017년 Great taste 별 1개를 받은 명품 감자칩이다. 가격은 40g 한 포에 3,000원 정도. 



-다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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