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게 먼저다.
‘이건 진짜 필요한 건데.. 이건 꼭 사야 하는 건데’
미니멀 라이프, 심플 라이프, 작은 생활을 굳게 다짐하고, 단샤리를 주기적으로 실천하며 물건이 들어오는 것을 끊어내는 ‘단’을 실행하지만 자고 일어나면 필요한 물건이 계속 생긴다.
이건 심심해하는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육아 필수템이고, 저건 권태기가 찾아온 주방 살림에 애정을 갖게 해 줄 주방 감성템이고, 그건 확찐자가 된 내 몸을 가려줄 패션 필수템이다.
우리는 물건을 구매할 때, 물건이 가져올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며 지갑을 연다. 아이들 장난감은 장난감이라는 물건을 구매함으로써 1시간 동안만이라도 엄마인 내가 자유를 얻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며 흔쾌히 결제한다. 주방 감성템은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요리 권태기에서 벗어나 집에서 식사하는 횟수를 늘림으로써 감성템 하나에 투자하여 ‘식비 절약’이라는 투자 대비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계산이 머릿속에 있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시간을 벌기 위해서’, ‘기분 전환을 위해서’ 물건에 의지하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이득처럼 보일지 모르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어주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면 또 다른 소비로 해결책처럼 보이는 물건을 사들이게 되는 ‘소비의 뫼비우스 띠’를 영원히 반복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다른 자극을 원하고 지난 번에 샀던 장난감과는 다른 장난감을 원한다. 그렇게 집으로 들어오는 장난감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아이들의 방은 발 디딜 틈이 없는 장난감 방으로 변하게 된다.
주방도 매한가지다. 처음엔 새로운 주방 템으로 반짝! 하고 살림에 대한 애정이 뿜어 나올지 모르지만, 타고난 살림꾼으로 태어나지 않은 이상 그 애정은 금방 식는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집에 있는 장난감을 주제별로 분류하여 다른 자극을 제공해 본다. 오늘은 아이가 재미있게 주방 놀이 장난감으로 역할 놀이를 했다면, 내일은 손으로 직접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레고와 도미노로 놀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집에서 나오는 우유통, 생수병, 과자 상자 등을 이용해 새로운 장난감을 만들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만들기 놀이는 엄마의 노동을 담보로 해야 할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여유가 있을 때 일주일에 한 번 주말에 하면 부담스럽지 않게 할 수 있다.
주방 감성템은 어떨까? 주방 감성템도 장기적으로 ‘귀차니즘’을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그렇다면 주방 아이템이라는 물건에 의지하는 대신 부엌에 서서 요리하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시스템 변화'가 필요하다.
외식을 매일할 수도 없고, 타고난 귀차니즘을 해결할 방법을 찾다 ‘하루 15분 안에 조리 가능한 요리만 한다’는 나만의 규칙을 만들었다. 신혼 때 요리를 한 번 하려고 하면 큰 마음먹고 시작해야 했다. 매일 1시간 부엌에 서서 요리하는 일은 너무 고되어 배달시켜 먹는게 더 이득처럼 보였다. 하지만 15분 안에 조리가 가능한 메뉴로 식사를 정하고, 요리를 금방 끝낼 수 있는 '시스템' 덕분에 귀차니즘을 해결할 수 있었다
가령, 월요일 저녁에 먹는 닭다리 조림은 닭다리살을 가위로 다듬는데 5분, 양념과 조리는 10분이면 완성된다.
‘나만의 15분 뚝딱 레시피’를 만들어 짧은 시간 안에 요리를 끝내는 근본적인 시스템을 바꾼다면, 식사 준비에 낭비하던 에너지와 시간을 절약하여 절약한 에너지와 시간만큼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사용할 수 있고, 정리하고 관리까지 해야 하는 주방 감성템을 더 이상 사지 않고도, 주부 9단으로 레벨업 할 수 있다.
패션템 역시 몸을 가릴 수 있는 펑퍼짐한 옷을 계속 사모으는 대신, 길거리에서 산 5천 원짜리 티셔츠만 입어도 예쁠 수 있는 몸매를 가꾸는 것이 먼저다.
이 물건을 구매하여 ‘장기적으로, 지속적으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물어보자. 지속될 수 없는 효과라면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이 물건을 구매하지 않고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이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