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이거는 집에 없는데? 필요한 물건이다!’
충동구매를 줄이고 꼭 필요한 소비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물건을 구매하기 전, 집에 이미 있는 물건을 활용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얼마 전 위시 리스트에 있었던 아동용 북스탠드가 입고 됐다는 소식을 받았다. 잠자기 전에 아이들이랑 읽을 책을 침대 가까이에 두려고 눈여겨 보고 있던 참이었다. 디자인은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고, 가격은 착했다. 이미 내 몸에는 아드레날린이 대량 생산되는 중이었다.
웹서핑하다 우연히 발견하고 충동적으로 구매하고 싶은 물건이 아니라 예전부터 사고 싶었던 물건 중 하나였기에 이 북스탠드는 당당하게 '필요한 물건'이라는 라벨이 붙어 있었다. 하지만 ‘이 북스탠드가 꼭 있어야해? 없으면 생활이 불편할까?’ 라고 물어보자 꼭 이 북스탠드여야만 하는 이유가 단 1도 떠오르지 않았고 없다고 해서 생활이 불편해질 정도는 더더욱 아니었다. 그렇다면 집에 이미 있는 물건으로 대체하기 위해 북스탠드라는 물건을 구매함으로써 얻고자 했던 물건의 ‘기능’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물건의 기능'살피기
처음 북스탠드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건, 바야흐로 ‘잠자기 전에 아이들과 책 읽고 잠들기’라는 거창한 목표를 정한 뒤였다. 아이들이 잠들기 전 읽을 책 몇 권을 침대 가까이에 두고 싶었다. 책을 바닥에 두면 정리가 되지 않아, 북스탠드에 꽂아두고 싶었다.
즉, 내가 북스탠드를 구매해서 얻고 싶었던 기능은 ‘책 3~4권을 놔둘 수 있는 곳’이었다. 북스탠드를 반기기 위해 이미 저만치 마중나온 마음을 추스리고 집에 있는 물건 중 책 3~4권을 놔둘 수 있는 물건이 있는지 마치 '중고매장에 득템하러 온 손님'으로 빙의되어 집안을 걸어다녀 보았다. 그리고 내 레이더망에 걸려든 것은 신랑이 만들어준 미니 책장과 아이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원목 스툴 의자!
이 둘 중 이동이 편하고 사려던 북스탠드처럼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 않는 물건이 무엇일지 2차 검증에 돌입했다. 미니 책장은 적어도 책 20권은 넣을 수 있는 크기여서 침실로 옮기면 짐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었다. 반면, 아이들 스툴 의자는 작고 아담해 책 3~4권을 놔두기에 안성맞춤이요 카펫 청소를 할 때는 손으로 쉽게 들어 움직일 수 있기에 북스탠드를 구매했을 때와 가장 비슷한 효과를 보여줄 가구는 바로 아이들이 쓰던 원목 의자!였다.
아이들 스툴 의자를 가지고 와서 책 몇 권을 올려봤더니 생각보다 꽤 괜찮았다. 처음에는 북스탠드여야만 한다는 생각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아이들에게 한동안 외면받아 왔던 이 스툴의자를 새로운 직장에 취직시켜 준 것만 같아 괜히 뭉클하기 까지 했다.
만일 북스탠드를 구매하고 싶었던 그 이유, 그 물건이 가져다줄 기능적 효과에 대해 질문해보지 않고 북스탠드의 디자인만 고집했다면 어땠을까? 북스탠드와 똑같은 디자인의 물건은 집에 없기 때문에 ‘없다 - 필요하다’의 결론을 내려 결제 버튼을 누르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북스탠드의 기능에 대해 질문하고, 집에 있는 물건 중 그 기능을 해낼 수 있는 물건을 보물 찾듯 찾은 덕분에 물건 수를 늘리지 않고 통장의 잔고를 지킬 수 있었다.
물건을 구매하기 전에 잠시 멈춰서서 물어보자. 이 물건이 꼭 필요할까? 이 물건을 구매함으로써 어떤 기능을 기대하고 있나? 그 기능을 해낼 수 있는 물건이 혹시 집에 있지는 않은가?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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