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좋아해 본 적이 없어요.

여느 때, 죽으려고 마음먹었는데 오빠가 꿈에 나왔다.

by 이승현

그날을 절대 잊지 못해.

오빠의 죽음, 꿈에 나오던 그날 모두 잊히지 않아



천천히 기억하기 싫은 그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빠가 죽었대. 말도 안 돼. 으아아 앙.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결국 난 오열했다.



"이거 무슨 사고 같은 거지?

아니지? 이거 그냥, 한여름밤의 꿈같은 거지? 그렇지? 용희야, 나한테 제발 다 그런 거라고

대답해 줘. 제발.."



나 너무 아파. 이렇게 좋아해 본 적이 없어.

태어나서 처음이야.



아무것도 모른 체로 소문 같은 거

하나도 신경 안 쓴 체로,

한 인간으로서 그렇게 너무 좋아했어..



그래서 지금 이 모든 게 난 너무 감당이 안 돼..

이거 자고 일어나면 다 괜찮아지는 거지?



그냥 이거. 다 사고고 예능 속

몰래카메라 같은 거지? 그런 거지? 맞지?..



실은 오빠.. 교통사고 나서

병원에 입원해 있는 거지? 그런 거지? 용희야?

제발 그렇다고 말해줘.. 나한테 제발...



나는 울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느냐면서.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으로,

난 긴 시간 내내 오열했다.



내 친구는 긴 시간 아무 말도 없었다.



힘내, 라거나. 잘 될 거야. 같은 형식적인

위로로 나에게 그냥 이겨내라고

말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긴 시간 침묵이던, 내 친구 용희는 입을 뗐다.



"나도 아직 고작 18년~19년 밖에 안 살아서,

인생이 뭔지 삶이 뭔지 죽음이 뭔지.. 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



근데 네가 나쁜 생각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너는 나한테 소중한 친구고

정말 소중한 사람이니까,



너에게 그 사람이 잊히지 않고

정말 소중한 사람이듯이.

나한테도 네가 그래.



그래서 그런 네가 이 힘든 시간을

너만의 방식대로 잘 견디길 바라."



물론 지금은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이겠지만,

우리 엄마 아빠가 그러는데.

살다 보면 별의별 일이 다 있대.



우리가 곧 성인의 문턱에서 오는 이것도

어쩌면 다 하나의 성장통이 아닐까?



그 과정에서 나는

네가 너무 소중해서 절대 잃고 싶지 않아.



너에게도 그 사람이 정말 소중하듯이,

나한테도 네가 너무 소중해.



그러니까 지금 그 무엇으로도

위로가 안 되고 내 말이 하나도,

도움이 안 되겠지만.



네가 정말 많이 힘들겠지만..

그래도 나쁜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해.



네가 얼마나 아플지 가늠조차 안 가 뭐라고

말해야 할지 솔직히 잘 모르겠어.



그냥 지금은.. 그냥 충분히 아파할 시간을 가져.

너만의 방식대로. 그게 좋을 것 같아.



네가 나쁜 생각하지 않고 잘 지내길.

그 사람도 하늘에서 간절히 바랄 거야!



나도 잘은 모르지만, 우리 아빠가 그랬어.

생이 마무리 된 사람들과도 어떻게든



때가 되면 다시 꼭 만나게 될 거라고.



그 사람과 꼭 다시 만날 때가 분명 있을 거야.

네가 너무 많이는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계속 운다.



친구는 내가 울면서 전화를 건 게

처음이라 너무 놀라 내내 걱정했다.



전화를 끊으면 내가 혹 나쁜 생각을 할까

계속 들어준 친구에게 너무 고맙다.



그리고 친구는 지금 네가 있는 곳으로

내가 갈게,라고 내게 말했다.



나는 한마디 했다.

아니, 정말 고마운데. 용희야.

나 오늘은 진짜 혼자 있고 싶어.



내 친구는 나를 존중했다.

있는 그대로, 걱정하면서도 내내.



집에 가서 방문을 잠그고 이주 내내 오열했다.

3주.. 째깍째깍. 시간이 흘러,

3주와 4주 차 사이 그 어딘가 있을 무렵이었다.



작은 내 몸은 살이 더 빠졌고 43~ 44kg쯤 되었던

스무 살 그 무렵. 만 나이로는 18세쯤이던 그 시절.



내가 그 슬픔을 감당하기엔

나는 너무 작았다.



그래서 내 얼굴은 상할 때로 다 상했다.

잠을 못 자니 눈 밑 다크서클은 휑하고

눈코입은 하도 울어 퉁퉁 부었다.



친구는 내내 걱정했고 아빠는 영문을 몰라

대체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내가 얼어붙어 있었던 그런 시기다.

생각해 보면,



내가 이 슬픔을 감당하기엔 나는 너무 작아

나는 나를 스스로 해 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친구는 잠도 자고, 밥도 먹고 그러다 생각이 나면

울고 눈물도 울 힘이 있어야 흘리지. 라며

그만 밥 좀 먹으라고 말했다.



얼마나 울었을까? 그 말을 듣고.

난 밥을 먹기 시작했고 거울을 보기 시작했고. 거울을 보다 또 울기 시작했다.



밥상에서 울다 가족 중 누군가 날 걱정하면,

걱정하는 것도 그냥 싫고.



일일이 이유를 설명하기 싫어 난 그냥

묵묵히 참았다. 밥을 먹는 시간 그동안은.

내 눈물을,



친구의 말이 옳았다.

울더라도 슬프더라도, 그 슬픔에 취하더라도

나를 지키면서. 이 현실을 살면서,



꼭 그래야만 했다.

그땐 체 그러는 법을 전혀 모르고

나를 다 잃어가고 있었던 건지도.



친구의 잔소리에 밥을 먹고 잠을 잤다. 어렵사리,

내가 거의 한 달째? 밖에도 잘 나가지 않고

울기만 해서.



그래도 이젠 밥도 먹고,

이젠 잠도 자는데.



오빠가 그 시절,

꿈에 나왔다.



아무래도 오빠가 내가 죽을 만큼 힘들다는 걸.

오빠의 죽음 외에도 내 현실이, 지옥이었다는 걸

깨닫고 있었던 듯하다.



지금 생각해도 여전히 생생하다.

그냥 여느 때, 죽으려고 마음먹었는데

오빠가 꿈에 나왔다.



주먹으로 오빠의 가슴을 퍽 퍽 치며

오빠 아.. 어떻게 해. 하며 내내 오열했더니.



오빠가 어두운 표정으로

너는 죽지 마.라고 말했다.



딱 그 한 마디였다.



내가 혹시나 죽을까 봐. 겁이 나서

사랑스러운 친구니까 그래서,

본인으로 인해 계속 울지 않길 바라서

내 꿈에 나왔었나 보다.



또 한 마디 했다.

죽어도 힘들더라..



눈물이 주룩,



오빠에게 뱉은 모진 말은 오빠는 개의치 않고

내가 꼭 살기를 바랐다.



절대 죽지 마. 오빠의 그 한 마디가

내 생사의 큰 역할을 했고 내 친구 용희가

말했던 성인이 되면 죽음뿐만 아니라

별의별 일이 다 있다던 그 말.



이제야 이해가 간다.

인생이라는 게 ,..



아마 내 10대 시절은 꽤 장밋빛이라,

누구보다 먼저 그 성인기의 별의 별일이

다 있더라. 의 시초를 겪은 것 같았다.



누구보다 먼저 겪고 싶지 않았는데. 나는 절대,



그래서 부단히 내가,

더 성숙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사는 건 어쩌면 죽어가는 걸지도 모르겠다.

내 육체 아니. 내 잘못된 단점 같은 것들이

하나둘씩, 깎여 나라는 다이아몬드를 재가공해.



나로서 번뜩이고, 반짝이고 다시 사는 것이다.

나는 그런 거라고 믿고 하루하루 다시 살 것이다 :)



장점 없는 사람 없고,

단점 없는 이 없으니.



또 좋아 보여도 절대 보이는 게 다가 아니고

전혀 걱정 없는 사람 또한 없으니.



힘들 때마다 나를 다시 살게 해 준

내 첫사랑과 오빠를 떠올려.



너는 죽지 마.라는 이 말 한마디가 날 살게 하고

마치 넌 사랑스러운 아이야.



성인 전에 이런 일을 겪어 많이 힘들겠지만

잘 이길 수 있는 사람이야. 넌 할 수 있어.



어떤 어둠, 어떤 힘듦이 널 찾아와도.

너는 영원히 반짝반짝 빛나.라고

내게 오빠가 따뜻하게 말해 주는 것만 같았다.



오빠. 보고 싶어, 내일은 오빠의 기일이니

나 좀 많이 울어도 되지?



밥도 먹고 잠도 잘게. 그리고 나 지금 꽤 행복해.

오빠. 고맙고 감사해요. 또 많이 많이 보고 싶어요,



라고 언젠간 만나면 꼭 두 눈보고

직접 말할 수 있기를.



그때까지 선한 가치

실현하며 살게요. 저는,



참!! 오빠 저 6년 만에 차기작 나와요.

사랑합니다 :-)

p.s 오빠 아- 아마도 10대~20대 시절.

승현이는,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을 만큼 그 시절. 힘들었겠지만 더는 뒤로는 어느 시기든 다 돌아가고 싶지 않을 만큼 저 숨찰 만큼

정말 열심히 산 것 같아요-!!

(그리고 혹 다시 돌아가도 그렇게 열심힌

더는 못 살 것 같아 오빠..)



전 그냥 지금이 좋아요.

그냥 유순한 양떼목장 같은 느낌?

처음이야~ 늘 내 인생엔 롤러코스터

타는 일만 많아서.



스펙터클 하다 하면 애들이 다 나를 웃으며,

내가 무슨 스펙터클의 대명사인 것처럼 쳐다봐서.



아마 그 유순한 양도 뭐 가끔은 욱하겠지만?

그래도 이 시절을 보라고 오빠가 그토록 나보고

살라고 했던 건가 봐. 간절히도,



잔잔한 호수 같은 시간도

머지않아 곧 온다고,

다 그런가 봐. 그런가 봐 아, 오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