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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우리는 서로의 ‘글쓰기 본색’을 보았다.

가글향음( 노래와 글로 삶의 향기를 음미하다.)

by 우희연do

인경샘과 독토리샘들과의 인연은 2022년 8월 독서리더양성과정으로 시작되었다.

2023년 가을에 독서리더고급양성과정까지 수료 후 인경샘은 우리들을 위해 2023년 12월부터 ‘한 달 한편’ 온라인 서평모임을 시작했다. 나는 서평이 뭔지도 몰랐지만 시작했다. 쓰고 싶은 마음과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에 나탈리 골드버그가 이야기 모임이 있듯이 나도 글쓰기 모임을 가지고 싶었다.


아침마다 제일 먼저 모닝페이지를 쓸려고 해도 루틴이 되어 있지 않아 혼자서는 지속되지 않았다. 모니터에 하얀 바탕에 커서는 깜박거리며 쓰라고 카운트 다운을 시작하지만 머릿속에 맴도는 첫 단어는 손가락 끝에 머물 때가 많았다. 오디세우스가 세이렌의 유혹을 버틸 수 있게 선원들처럼 귀를 막는 대신 몸을 돛대에 묶고 버텼다.


2024년 2월부터 나는 블로그를 시작했다. 12월에는 내가 업로드 한 글이 100개가 되었다. 책에 기대어 단상을 쓰고 나의 독서기록을 썼다. 인경샘의 권유로 ‘브런치스토리’에 작가 되기도 신청해 글을 쓰고 있다. 돌쟁이가 걸음마를 떼뜻이 아장아장 걸음으로 아주 천천히 내 발걸음으로 쓰고 있다. 나는 거북이다. 나는 거룩한 책 읽기와 글쓰기로 삶의 지은이가 되어 아름다운 삶을 쓴다. 아직은 온전한 내 이야기는 아니지만 책에 기대어 아주 천천히 내 발걸음으로 꾸준히 쓰고 있다.


‘처음만 힘들지’ 노래 가사처럼 글쓰기는 처음만 힘들었다. 한번 시작하고 나니까 그 담부턴 왠지 어렵지 않았다. 첫 서평을 쓰고 나서는 뿌듯함과 아직 서툴고 갈 길이 멀어 보였지만 그래도 쓰지 않을 때보다 수월함을 느꼈다.


태어나면서부터 인생의 경주는 시작된다. 때로는 타인과 경쟁하기도 하고 가끔은 손을 잡고 함께 한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면 되지만 멀리 가기 위해서는 우리는 손을 잡고 함께 가야 한다. 나는 게으름과 나태함, 미루기 등 나의 본성을 숨길 수 없어 글쓰기라는 먼 길을 가기 위해 율리시스처럼 단호해지기 위해 배의 커다란 돛대에 스스로 묶어 둔다. 하지만 혼자서는 힘들고 외롭다. 우리는 ‘달 편’ 모임을 통해 서로의 ‘글쓰기 본색’을 보았다.


3월의 글쓰기 주제는 주제도서 <오직 쓰기 위하여>를 읽고 ‘한글 또는 워드로 2000자 이내 서평 혹은 글쓰기와 관련한 나의 에세이’였다. 합평을 끝내고 우리에게 글쓰기 봄바람이 불었다. 광옥샘은 혼자보기 너무 아까워서 베란다 정원에 핀 동백꽃을 사진으로 단톡방에 올렸다. 동백꽃에 나는 홀려 동백꽃말이 궁금해서 검색을 했다. 그 영롱한 빨강은 『오직 쓰기 위하여』책 표지처럼 우아하고 고귀했다. 천체의 글쓰기에 대한 열정과 믿음과 내가 가닿지 못할 세계에 대한 희망의 색이었다. 동백꽃 꽃말은 희망, 진실한 사랑, 겸손, 순결, 비밀스러운 사랑이었다. 흰 동백꽃의 꽃말로는 어머니와 아이의 사랑, 굳은 약속, ‘손을 놓지 않는다’라는 뜻도 있다고 한다.


우리는 글쓰기 놓지 않기로 손가락 걸고 무언의 굳은 약속을 했다. 우리에게 글쓰기 바람을 불어 준 그녀, 인경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고마워요, 인경샘, 그리고 달 편 샘들~~~



https://www.youtube.com/watch?v=oZdXqEhSz1w



https://www.youtube.com/watch?v=GiXRHCnw-e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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