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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꿍꿍이 많은 직장인 Jan 01. 2022

#35. 회사생활의 꿈/비전/목표/계획

그게 나의 꿈 일리 없다

연말연시, 지나간 한 해를 돌아보고 다가올 한 해를 계획하는 시간.


올해는 그럴 겨를도 없이 공장 내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상황이 어떻든 공장은 돌아가야 했기에 나의 일상을 희생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다시 한번 들었던 생각


'나는 회사의 하나의 부품이다.'


그리고 그와 함께 들었던 질문

 

'공장 생활을 하면서 나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아니, 애초에 이곳에서 꿈이 생길 수 있을까?


유난히 정신없었던 올해 연말, 공장에서 했었던 생각들이다.

 



우연히 시청한 유투버 '뉴욕 주민'의 한 영상이 생각을 정리하는데 많은 도움을 줬는데, 그녀는 꿈/비전/목표/계획을 이렇게 정의했다.


꿈 : 실현시키고 싶은 '이상'. 내가 생각하는 가장 완전한 상태

비전 :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

목표 :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도달하게 되는 상태

계획 : 명확한 Task + Dead line


회사 생활에서 개인이 추구할 수 있는 꿈과 비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있다고 대답하는 사람은 아마도 매우 소수일 것 같다. 더욱이 공장 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꿈과 비전을 논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적어도 나는 아니다. 공장생활에서 내가 생각하는 가장 완전한 나의 모습은 존재하지 않기에(꿈), 그 모습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비전) 또한 없다.


회사 생활의 꿈이라고 불리는 '임원', 임원은 직책이지 어떠한 상태가 아니기에 사실 꿈이라기보다는 목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회사에서 임원이라는 직책을 맡기 위해 암묵적으로 요구되는 출신이 있고(학벌/부서), 요구되는 과정이 있다는 것을(희생/충성심) 알고 있다. 또한, 내가 그 범주에 있지 않다는 것 또한 자연스레 알 수 있다.


누군가는 출신 같은 건 필요 없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 그런 게 있건 없건 임원을 내 인생 목표로 할 생각은 없다. 그 과정에서 요구되는 많은 희생과 회사를 향한 필요 이상의 충성심을 바칠 용기가 내겐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계획에 대해서. 회사 생활에서 계획이라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단어로는 KPI가 있다 (KPI : Key Performance Indicator, 핵심 성과지표). 매해 1월, KPI를 작성하라곤 하지만 사실 이 지표에 정말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없다. 왜냐하면 그 누구도 KPI가 실제로 본인의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KPI가 작성되는 과정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가 있는데, 먼저 CEO의 KPI가 먼저 작성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임원의 KPI가 작성된다. 이후 본인이 모시고 있는 임원의 KPI에 맞춰 각 부서 장의 KPI가 작성이 되고, 여기에 맞춰서 나의 KPI가 작성이 된다. 나는 이 정해진 기준에 맞춰 통상적으로 해오던 나의 업무를 각색하면 된다.


결국 회사 생활의 한 해 계획에 '나'라는 존재는 없다. 회사가 지정한 Task와 Dead line에 맞춰 움직이는 '김대리'라는 부품이 있을 뿐이다.


결국, 회사 생활에서 나의 꿈과 비전, 목표, 계획은 없다.


그래서 그런 것들은 오롯이 회사 밖에서 이루어 나가야 할 것들이다.




회사의 욕망과 개인이 욕망이 서로 다름을 인정한다면,

회사와 구성원이 서로의 계획을 공유하고 합의할 수는 없을까??


회사가 요구하는 계획과 목표에 맞춰 구성원이 일을 하는 만큼, 회사도 구성원계획과 목표를 들어준다면 어떨까.


예를 들어 회사의 올해 목표 생산량이 1000만 Ton이고, 그 목표를 위해 구성원의 계획이 이렇게 되어야 한다고 KPI가 수립되었다고 하자. 그다음은 구성원이 개인의 목표와 계획을 말하는 것이다.


"저의 올해 목표는 제빵사 자격증을 따는 것이고. 매주 토요일 오전에 제빵수업을 들을 예정입니다."


"그럼 토요일 오전에 긴급 출근은 어려울 수도 있겠네요?"


"예, 그 시간은 긴급 상황에도 다른 인력으로 대체해 주셨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참조해서 인력운영하도록 하겠습니다. 빵 구우면 가져와서 같이 먹어요 ~ㅎ"


말 그대로 회사와 구성원이 서로의 생각을 들어주고, 같이 고민하며, 부담 없는 선에서 서로의 계획을 조율하는 것이다. 이게 많이 어려운 일일까?? 아마도 영혼 없는 KPI를 작성하며 조율해 가는 과정보다는 좀 더 즐거울 것 같다.


서로의 생각을 인정하고 함께 이야기할 수만 있다면, 회사 생활이 조금은 더 행복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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