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입고 밖에 나갈 때 그 옷에서 무슨 냄새가 나고 있는지가 - 나에겐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다. 그 이유는 내 옷장에 옷에서 그 특유의 냄새가 나기를 원해서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서 그 냄새가 옷에 스며들게 한다. 이틀에 한 번꼴로 옷에서 좋은 냄새가 나는 룸 스프레이, 방향제, 디퓨저, 인센스 등을 뿌리고 태우고 그리고 공기가 잘 통하게 환기도 시킨다. 사실 냄새나는 것들을 그 옷에 묻힌다고 해서 그 냄새가 오래가는 것이 아니라 환기를 잘 시켜서 그 냄새가 옷장 안에서 계속 맴돌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옷에 묻은 그 냄새들은 옷의 재질과 용도에 따라 뿜는 냄새가 각자 다르다. 그리고 내가 그 옷을 얼마나 자주 입는지에 따라서 또 역시 냄새의 크고 작음이 작용한다.
옷을 자주 빨지 않는다. 물론 속옷과 양말 그리고 자주 입는 흰티들은 자주 빤다. 하지만 그 외의 옷들은 '아 이 옷은 지금 당장 빨아야겠다' 싶지 않으면 거의 내버려둔다. 특히 아우터들은. 그래서 이 옷에서 나는 냄새에 더 민감한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일 년 이년 이렇게 시간이 가고 옷장 안에서 나만의 냄새가 조화스럽게 나기 시작하면 그 옷을 입고 나갔을 때 정말 '내 옷'을 입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내 옷. 진짜 내 옷이다.
사람들은 물어본다. 무슨 세제를 쓰냐고.
그럼 세제가 아니라 온갖 좋은 냄새와 제 노력으로 인해 이런 냄새가 납니다..라고 답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