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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오 Sep 10. 2019

인테리어, 그리고 코리빙

스물아홉 번째 이야기 - 사업의 디테일 6-2) 상품 – 인테리어

인테리어가 잘 된 집은 참 보기 좋습니다. 특히 잡지나 인스타그램이 나온 사진을 보면 저런 집에 사는 사람들이 부럽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한편 감각이 없으니까, 집이 너무 좁으니까 혹은 금전적 여력이 없으니까 난 못해 라고 애써 외면 하기도 합니다. 물론 저러한 이유도 맞긴 합니다만 더 결정적 이유는 우선순위 입니다. 인테리어 보다 더 좋아서 시간과 노력과 돈을 투자할 다른 것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나중으로 돌리는 것 입니다. 그 다른 것이 의식주와 관계된 생계일 수도 혹은 다른 취미 생활일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인테리어 또한 다른 영역과 마찬가지로 약간의 선척적 재능과 좋아함, 그리고 후천적인 노력이 많이 필요 합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은 그냥 전문가에게 맡겨 버립니다.

하지만 인테리어는 살면서 만들어가는 것 입니다. 아무리 초기 세팅이 잘되어도 관리를 하지 않고 지속적인 노력이 없으면 초기의 그 멋짐과 이쁨은 금세 사라 집니다. 실제로 그러한 관리가 괴롭지 않고 즐거운 사람들이 인테리어 세팅부터 신경써서 잘 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욕심은 그러한 노력 없이 좋은 인테리어 환경에서 살기를 바랍니다. 그렇습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세팅하고 관리해 주면 항상 좋은 인테리어에서 살게 됩니다. 그래서 호텔이 그러한 로망을 일시적으로 충족 시켜 주기도 합니다. 그 노력할 시간을 온전히 내가 좋아하는 것에 투자하고 그 여유로운 사간은 멋있고 이쁜 그 결과만 누리면 됩니다. 그런데 그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거 서비스가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없습니다. 코리빙도 필수가 아닙니다. 다만 인테리어에 더 관심이 높은 밀레니얼의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공급자들이 셀링포인트로 잡는 것 입니다.


코리빙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인테리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거꾸로 이야기 하면 인테리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을 정도의 성향을 가진 1인 가구라면 코리빙에 대해서도 긍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명확 합니다. 인테리어는 신경 쓰지 않지만 코리빙은 좋고 반대로 인테리어는 정말 고려하지만 코리빙은 싫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코리빙에서 일정 수준을 넘어가는 인테리어는 옵션 입니다. 물론 기본적인 인테리어는 필수 입니다. 인테리어라는 단어가 레벨을 포함하지 않아 최하 수준부터 최고 수준까지 지칭하고 있어 명확한 구분이 지어지지 않는다는 한계는 존재합니다. 과도한 인테리어와 적당한 인테리어의 경계선과 적당한 인테리어와 최소의 인테리어의 경계선이 모호한 이유 이기도 합니다.

<적당한 인테리어라는 기준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코리빙에서의 인테리어를 알기 위해서는 일단 인테리어 기본에 대해 먼저 조금이라도 알아야 하기에 핵심적인 내용을 먼저 짚어보고 코리빙에서의 적용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선 공간과 관련된 글에서 가볍게 언급 드렸듯이 인테리어는 삶의 철학이고 방향성 입니다. 내가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남들이 좋다니까 북유럽 스타일이네 미니멀이네 하며 우르르 따라가는 인테리어는 진정한 의미의 인테리어가 아닙니다. 잘 된 것을 따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따라 할 때 하더라도 나의 방향성은 정해져 있어야 한다는 의미 입니다.

인테리어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컬러를 정하는 것 입니다. 물론 집이라는 특성상 피해야 할, 또는 꼭 있어야 할 컬러가 있지만 최대한 본인의 취향을 따라야 합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른다면(이런 분들은 보통 다른 일들도 그렇습니다. 특별한 선호나 호불호가 적은 이들 입니다.) 인테리어는 쉽지 않은 일이 되므로 잘 되었다고 생각하는 샘플을 따라 하는 방법이 가장 좋습니다. 이렇게 샘플을 따라 하는 방법은 가장 보편적이고 쉽게 할 수 있는 방법 입니다.

<컬러의 선호도 정체성의 일부 입니다. 다만 사업에서는 좀 자제를...>

컬러를 정했으면 그와 조화를 이루는 보조 컬러를 정합니다. 색채학에 기반을 둔 공식은 필요 없습니다. 전문가는 이러한 이론이 필요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인테리어를 내 집에 할 때는 이러한 이론들과 큰 상관 없습니다. 이렇게 컬러를 정했으면 인테리어 대상, 즉 공간을 정합니다. 집 전체인지 특정 공간인지 혹은 1인 주거의 작은 공간인지에 따라 각 공간과의 조화나 인테리어의 목적에 대해 생각해야 하기 때문 입니다. 예를 들어 집 전체를 동일한 컨셉으로 할 것인지 각 공간마다 별도의 스토리를 부여할 것인지 정할 수 있습니다. 원룸이라면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인지 단순히 퇴근 후 방에 들어섰을 때 평온한 느낌을 주기 위한 것이 목적인지 정해야 하기 때문 입니다.

공간을 정하고 최초 생각했던 컨셉과 어울리는 스토리와 그에 적합한 컬러를 정했으면 이제 시공에 들어 갑니다. 벽, 천장, 바닥 시공이 가장 중요 합니다. 이 부분부터는 약간의 공부가 필요 합니다. 동일한 컬러라도 시공 소재에 따라서 그 느낌이 다르기 때문 입니다. 벽지인지 페인트인지 타일인지, 벽지라면 어떤 소재인지에 따라 상당히 달라 집니다. 여러 매장 등을 다니며 직접 확인하는 방법이 가장 좋습니다. 시간이 안되면 인스타그램이나 핀터레스트에서라도 시간 날 때마 확인해 주는 방법도 괜찮습니다. 너무 많은 경우의 수가 있으므로 많은 사례를 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벽, 바닥, 천장, 벽/바닥/천장, 벽  바닥  천장>

기본 공간이 완료되면 최초 생각했던 컨셉과의 차이가 조금씩 드러납니다. 최초 계획이 완벽하게 표현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경우는 가구나 소품 등으로 그 간격을 좁히는 방법을 선택 합니다. 즉, 공간 내부의 구성품에 따라 그 분위기가 크게 변할 수 있으므로 구성품의 컬러를 포함한 디자인을 최초 계획과 조금 변경하여 전체 컨셉을 맞출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까지 고려하여 구성품을 선정하고 구매를 합니다. 아이템을 선정할 때 높이나 폭등의 크기도 매우 중요한 요소 입니다. 같은 디자인 이라도 허리 높이와 어깨 높이의 가구는 완전히 다른 가구 입니다.

그리고 구성품 중 간과하기 쉬운 것이 조명 입니다. 조명의 종류 빛 컬러에 따라 공간은 또 다른 공간을 창조 합니다. 컬러를 생각할 때 꼭 조명과 연결된 컬러를 고려해야 합니다. 참고로 같은 이유로 인테리어가 생각처럼 되지 않았을 때 조명으로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 합니다. 그리고 액자, 시계, 행거, 조화, 캔들워머, 디퓨저, 티슈케이스, 거울, 파티션 등의 소품 등을 고려 합니다. 주방의 경우 다양한 주방기구가 소품의 역할을 대체 하기도 합니다. 구매하기 전에 가급적 그림으로라도 먼저 각 구성품들을 얹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가구의 배치는 바꿀 수 있지만 머리속에서만 해보는 것과 실제로 그려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구매는 재밌지만 어렵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평소에 사고 싶었던 물품을 정리해 리스트를 만들어 놓는 것인데 정말 취미가 있는 사람이 아니면 쉽지 않습니다. 아니면 이케아, JAJU 등 매장에서 선택하거나 다양한 소규모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매하는 방법도 좋습니다. 동일한 소품을 보고도 어떤 이는 어디에 어울릴지 바로 아는 반면 또 다른 이는 알지 못합니다. 선천적인 재능과 후천적인 노력이 동시에 있어야 하는데 이게 안 되는 경우 잘 되어 있는 사진 중에서 내게 맞는 부분을 따라 하면 됩니다. 인테리어는 철학인데 어찌 따라 할 수 있냐구요? 공부는 따라 하면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니까요.

<조명, 액자, 식물과 화병은 가장 가성비 높은 아이템 입니다.>

자 그럼 코리빙에서 인테리어는 어떻게 해야만 할까요? 밀레니얼의 세대의 특성상 인테리어에 신경 쓰지 않은 코리빙은 다른 부분도 별로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대규모 사업자들처럼 인테리어 전문가를 내부에 둘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내가 다 할 수도 없으며 지역의 전문가들은 나의 이상을 못 맞출 경우가 많습니다. 예산이 허용하면 인테리어 감각이 있는 건축사무소와 같이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준비가 된다면 어느 정도의 수준만 되는 분들과 같이 해도 충분히 해 낼 수 있습니다. 즉, 내가 서비스 하고자 하는 코리빙의 컨셉을 잡고 이 컨셉을 잘 나타낼 수 있는 이미지를 최대한 모은 다음 이를 토대로 실제 시공 전문가들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합니다. 물론 가구나 소품은 변동성도 많고 시공 전문가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온전히 사업자가 준비해야 합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너무 큰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인테리어는 지속적으로 개선될 수 있기 때문 입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관리에 더욱 집중해야 합니다. 관리를 하면 할수록 처음의 깔끔함이 오래 갑니다. 그리고 일반 사업자의 경우 예산 때문에 큰 부분을 손보기 보다는 다인실에서 옆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조명이나 시선을 처리할 수 있는 커튼과 같이 이쁨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닌 실용성을 강조하는 인테리어에 중점을 두는 것이 더 합리적 입니다.

<행잉 플랜트와 커튼같은 패브릭도 많이 사용하는 아이템 입니다.>

정리하자면 코리빙에서 인테리어는 꼭 고려해야만 하되 평소에 관심이 없던 사업자는 갑자기 그 능력이 생기지 않으므로 기획력으로 무장하여 레퍼런스를 많이 모아 벽, 바닥, 천장 등 메인 인테리어는 그 이미지들로 전문가들과 많은 논의를 통하여 원하는 것을 끌어내고 그 외 부분은 조금씩 개선한다고 생각하고 이케아나 쇼핑몰의 도움을 받는 것 입니다. 코리빙 사업뿐 아니라 실제 주거를 위해서도 기본적인 인테리어 공부는 해두는 것이 좋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글을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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