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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오 Sep 27. 2019

설레는 시작, 코리빙과의 첫 만남

서른한 번째 이야기 - 사업의 디테일 7-3) UX - 세일즈

어느 서비스나 고객이 서비스를 받는 그 시간 동안의 경험은 매우 중요 합니다. 코리빙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본능적을 부분을 해결하는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다른 서비스보다 고객 경험을 더 많이 고민해야 합니다. 물론 상품이라는 하드웨어가 어느 정도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만 일정 기준의 정책이나 프로세스, 그리고 이를 수행하는 소프트웨어가 부족하면 코리빙은 반쪽짜리가 됩니다. 특히 일반적인 주거 상품과는 달리 코리빙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기본적인 전제조건 입니다. 즉, 서비스 공급자 와의 관계 이외에 코리빙 거주자들 사이의 관계 조율이 필수적 입니다.

코리빙 서비스 제공자와 고객 사이의 또는 거주자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는 서비스를 구분해 보면 다섯 가지로 나뉘어 집니다. 서비스 제공자가 개입하지 않는 거주자들 사이의 자연스러운 관계나 공간 상품은 서비스의 범주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하기에 제외 합니다. 그 다섯 가지는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공급자의 세일즈, 거주자들 사이의 관계를 원활하게 조율하는 RM(Relation management 또는 manager, 관계 관리), 거주자들의 커뮤니티를 조성하고 조력하는 CM(Community management 또는 manager, 커뮤니티 관리), 공간 상품이나 생활 서비스의 하자를 보수하는 FM(Facility Management 또는 manager, 시설 관리), 그리고 청소, 세탁 등의 생활 서비스 입니다.

먼저 고객과의 관계가 시작되는 세일즈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고객이 코리빙을 처음 만나는 단계 입니다. 세일즈라는 단어가 공급자 입장만 대변하고 있지만 고객 입장까지 동시에 포함하는 단어는 없기에 굳이 이 단어를 선택 하였습니다. 주거상품의 특징상 온라인만으로는 구매를 결정하기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안 보고 계약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직접 눈으로 보는 단계가 필요 합니다. 여기서 세 가지 포인트(고려요소)가 존재 합니다.

<첫만남은 언제나 설레입니다.>

첫 번째 포인트는 실제 공간에의 투어 입니다. 온라인으로 검색을 마친 고객은 공급자에게(세일즈 담당자) 또 한 번 자세한 설명을 듣습니다. 그리고 직접 해당 공간으로 이동하여 실제로 다른 멤버들이 살고 있는 공간을 둘러보고 싶기 마련 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거주자라면 이러한 투어자들이 영 성가시지 않을 수 없을 것 입니다. 코워킹 공간이라면 전혀 문제가 없겠지만 가장 은밀한 주거 공간을 남에게 노출한다는 것은 큰 스트레스 입니다. 비록 거주자도 한 때 투어자였지만 말 입니다. 커먼타운 오픈 시 단기간에 너무 인기가 많아져 단순히 구경만 하러 오거나 경쟁(예정)자 혹은 경쟁자는 아니지만 관련자(인테리어 사업자, 소품 쇼핑몰 운영자 등)들이 너무 많이 투어를 하고자 하여 문제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실수요자에게만 투어를 극히 제한하는 정책을 도입했습니다. 우선 VR기술을 도입하여 가급적 방문하지 않고도 공간의 거의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래도 방문을 원하는 고객은 요금을 받았습니다. 물론 방문 후 계약 시 그 요금만큼 차감하기 때문에 실수요자에게는 허들이 아닙니다. 물론 이러한 방법은 기업처럼 어느 정도 신뢰도가 있지 않다면 시행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즉, 직접 보지 않고 획득한 정보와 눈으로 보고 확인한 정보가 거의 다르지 않다는 믿음이 없으면 이 단계에서 포기하는 고객이 많을 것 입니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투어 일자와 시간을 정하여 투어를 하는 방법을 사용 합니다. 이는 대학가의 셰어하우스처럼 소규모 사업자도 유사하게 운영 합니다. 거주자들이 가장 없다고 예상되는 요일과 시간을 정하여 운영 합니다. 편히 쉬고 있을 시간에 방문하거나 개인 룸 등 내밀한 개인 공간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면 대부분의 투어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요일이나 시간을 정할 때 기존 거주자를 충분히 고려해야 하는 커뮤니케이션은 너무 중요한 요소 입니다.

두 번째 포인트는 필터링 입니다. 민감하지만 필수적인 요소 입니다. 코리빙 특성상 모든 사람의 관계가 좋을 수 없습니다. 경험상 살면서 관계를 변화시키기보다 처음부터 맞는(혹은 맞을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더 쉽습니다. 보통 코리빙 서비스 사업자는 거주자에 대한 특별한 조건을 내세우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 공간과 서비스의 기획 의도가 커뮤니티 하우스인 경우가 많습니다. 즉, 취미나 직업이 같은 사람들로 한정하는 경우 입니다. 게다가 이런 경우 서비스 제공자나 기존 거주자들의 면접을 보기도 합니다.(주1, 주2) 어느 정도 명확한 기준이 있고 그 기준이 사회적 가치에 반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세일즈는 서로간의 인터뷰 절차를 포함 합니다.>

그러나 보통의 경우 이렇게 세분화된 타겟을 잡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기존의 1인 가구 상품처럼 원하는 사람 모두 입주시키면 될까요? 절대 안 됩니다. 코리빙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을 세일즈에서 필터링해야 합니다. 명확한 기준으로는 불법적인 직업을 가진 자, 전염될 수 있는 병이 있는 자, 통상의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한 자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지만 다소 불명확한 기준일 수는 있지만 자체적인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물론 이러한 경우에도 사회적 소수자 배제 등 반사회적인 기준은 절대 안 됩니다.


이러한 기준은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가 될 수 있습니다. 즉, 같은 코리빙 브랜드라도 A하우스는 적합한 사람이 B하우스에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작년엔 부적합한 경우가 올해는 적합할 수 있습니다. 즉, 정책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현재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 과의 관계가 중요 합니다. 보통 남녀관계는 궁합이라 하고 일반적인 관계는 상성이라고도 합니다. 케미란 단어도 많이 쓰입니다. 둘이 아닌 다수가 되면 이 케미가 어떻게 반응할지 모릅니다. 코리빙의 리스크이자 매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업력이 쌓이면 초기에 그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노하우가 쌓이게 됩니다.


이런 성향, 성격의 사람은 A하우스 보다는 B하우스가 좋겠어 등의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다수의 하우스가 있는 사업자는 이렇게 하우스를 변경할 수 있지만 소규모 사업자는 이렇게 할 수 없습니다. 이런 경우 선택해야 합니다. 하우스의 관계, 나아가 커뮤니티가 깨질 수 있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입주시킬 것인가 아니면 수익성을 양보하고 컬쳐를 보호할 것인가. 이 경우도 100%의 법칙은 없습니다. 케이스마다 다릅니다. 실제로 완벽하게 어울릴 것 같던 거주자가 악성고객이 되기도 하고 확실한 탈락 사유는 아니지만 찜찜한 상태로 입주한 고객이 너무 잘 어울려 슈퍼스타가 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기준이 무용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계속 말씀 드리지만 하우스 철학과 컬쳐에 맞는 필터링 기준은 꼭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세일즈는 수립된 필터링 기준을 적용하는 인터뷰를 포함 합니다.


세 번째는 입주 이후에도 지속될 수 밖에 없는 세일즈 담당자와의 관계 입니다. 소규모의 코리빙 서비스나 코워킹의 경우 실제로 세일즈 담당자가 RM 역할도 담당합니다만 그렇지 않은 경우 고객 입장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의 연속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입주까지 여러 번의 접촉 경험, 게다가 한껏 기대된 상태에서의 첫 만남이라는 효과까지 배가 되어 세일즈 담당자와의 관계는 매우 좋습니다. 그래서 입주 이후 문제가 생기거나 혹은 더 나은 라이프를 위해 회사와 커뮤니케이션 할 경우 나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세일즈 담당자를 찾게 되고 관계를 지속하기를 원합니다.

<누구나 좋은 관계를 원합니다. 특히 나를 더 많이 알수록>

이 부분도 하우스의 특징, 서비스 규모, 조직의 인력배치 등을 고려하여 정해야 하는데 일정 정도 규모가 되면 한 사람이 세일즈와 RM을 같이 수행하기  어렵습니다. 자연스럽게 고객 정보의 많은 부분이 회사의 DB가 되고 다른 담당자에게 인계되는 상황이 됩니다. 이 부분이 자연스럽지 못하면 기존 인더스트리들이 들었던 불만을 똑같이 듣게 됩니다. 사실관계를 떠나 팔고 나면 그만이냐, 왜 계약 때 했던 말과 다르냐 등의 말을 듣게 되고 고객 경험은 매우 안 좋아 집니다. 이러한 문제가 일어나지 않게 하는 정답은 바로 앞에 언급했듯이 거주자의 필수 정보들이 (물론 최초 계약 시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DB화 되어 누적시키고 이후의 관계 관리 등 거주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이 DB를 기반으로 이루어지게 해야 하는 프로세스와 내부 정책을 만드는 것 입니다.

이렇게 세일즈부터 시작되는 UX는 이후 고객 유지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다음 챕터에서는 거주 후 이루어지는 관계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주1) 코리빙이 시작된 그곳, 유럽의 서비스, 필자글


주2) 코리빙을 정확히 이해한 그들의 특별함, 필자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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