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번째 이야기 - 해외 사례연구 3 - 유럽편
유럽은 코리빙 서비스의 시초 입니다. 그래서 규모 있는 서비스가 많을 것 같은데 그 오래된 역사에도 불구하고 그렇지는 않습니다. 올드오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특정한 지역 기반으로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운영되는 코리빙이 많습니다. 유럽을 하나로 묶는 것도 옳지 않고 같은 국가라 해도 그 특성이 뚜렷한 문화적인 특색을 이해 한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현상이라고 생각 합니다. 제가 네덜란드에서 공부했던 기간을 떠올려 보아도 유럽 전문가라는 것이 아시아의 전문가보다 훨씬 더 어렵거나 혹은 불가능한 영역이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렇게 다양한 만큼 다양한 서비스가 존재하며 따라서 어떠한 가치관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선정 기준이 크게 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모든 코리빙 서비스를 소개할 수는 없는 점이 참 안타깝습니다. 잘 정리된 몇 가지 기사를 공유하는 선에서 나름 저만의 절충을 해 보았습니다.(주1)
1. 올드오크(영국)
2015년에 컬렉티브가 런칭한 런던의 올드오크는 그 규모로 인하여 전세계 코리빙 시장에 큰 화두를 던진 서비스 입니다. 국내에는 당시 뉴스에 일반 대중이 직관적으로 이해할만한 단어를 찾다보니 성인 기숙사 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기존에 셰어하우스로만 알고 있던 일반인들의 코리빙에 대한 시선을 단번에 바꾸게 된 계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제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될 만큼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곳이 되었습니다. 한국의 많은 회사들이 벤치마킹을 다녀 올 정도로 기업에도 파급력이 컸습니다. 올드오크를 운영하는 컬렉티브는 그 전략에 있어서도 뾰족함을 잃지 않았으며 그 논란은 아직도 유효합니다. 공유 공간의 활용력을 극대화하여 개인 공간의 단점을 만회하는 전략은 많은 코리빙 사업자들이 기존에도 관념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눈 앞에 보이는 실체로 나타나게 한 것은 또 다른 차원의 것 이었습니다. 그런데 컬렉티브는 실행력의 뒷받침으로 그것을 실현하였기 때문에 그 빛을 더 합니다. 그러나 굳이 우리나라로 비교한다면 불광동 정도의 입지조건에 비싸긴 하지만 살인적인 런던의 물가를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과 서비스로 그 입지의 불완전함을 상쇄시키는 전략은 과연 우리나라에도 통용될 수 있는가 의심을 불러 일으키기는 합니다. 그래서 아직은 그 어떤 개인이나 기업도 시험하지 못한 전략으로 남아 있습니다. 한편 추후 글에서 다루겠지만 커뮤니티 매니저의 중요성과 함께 그 직업의 높은 이직률로 대변되는 그 직업이 갖는 어려움에 대해 계속 숙제로 남겨 주기도 하였습니다. 여러가지 솔루션과 숙제를 동시에 안겨준 코리빙 서비스인 올드오크는 여전히 벤치마킹 대상 1순위에는 틀림 없어 보입니다. 컬렉티브가 올해 안에 런던의 또 다른 지역과 뉴욕에도 대규모 코리빙 서비스를 런칭한다고 하니 기대가 너무 큽니다.
2. 쿼터스(독일 등)
베를린에서 사업을 시작하여 미국까지 진출한 독일 기반의 회사입니다. 미국 뉴욕과 시카고에 하우스를 오픈하였으며 이후 영국, 프랑스, 브라질, 호주는 물론 중국과 일본까지 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프롭테크 기반의 코리빙 서비스라고 자신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2012년에 설립된 MEDICI LIVING GROUP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학생 대상의 셰어하우스인 메디치 리빙과 규모 있는 컬렉티브 개념의 쿼터스를 분리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3. 조쿠로프트(네덜란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호텔이지만 코리빙을 지향하는 새로운 개념의 주거형태 입니다. 투숙객이 적어서였는지 혹은 낙후된 시설을 커버하기 위함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 전략이 어떻게 나왔든 결국 같은 공간을 단기간이 아닌 중장기간 동안, 숙박이 아닌 주거의 형태로 제공한다는 방향의 전환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국내의 숙박업체들이 겪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 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닌가 생각 됩니다.
4. 선앤컴퍼니(스페인)
지중해에 있는 최초의 코리빙 서비스 입니다. 스페인의 Javea 라는 동쪽 해변가에 위치해 있으며 프리랜서 등 자유로운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좋은 자연환경에서 일과 함께 라이프를 즐기라는 컨셉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선앤컴퍼니 아카데미라는 별도의 법인도 설립하여 교육 사업도 연계하고 있습니다.(주2) 컨셉적으로는 유럽 이외 지역에도 충분히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나 아직 한 곳에만 있기에 유럽 카테고리에 위치 시켰습니다.
5. 네스트(덴마크)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이 특이한 코리빙 서비스는 서로 붙어 있는 4개의 아파트에 21명의 거주민만이 있을 뿐이지만 생겨난 배경과 그 활발한 활동성으로 인하여 전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홈페이지에 21명의 프로필이 모두 공개되어 있습니다. 창업가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일터는 아니지만 서로 간의 네트워크를 통하여 더욱 생산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것 또한 목표입니다. 따라서 입주 조건이 매우 까다롭고 엄격하며 특히 거주자들이 직접 인터뷰를 통하여 성격이나 성향까지 파악하기 때문에 입주하기는 많이 힘들다고 합니다. 이러한 폐쇄적인 커뮤니티 속성상 쉽게 알려지고 큰 퍼포먼스를 낼 수는 있지만 확장은 쉽지 않을 것 입니다. 물론 확장은 그들의 계획에 없을 가능성이 클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아마 다른 국가에서도 많이 벤치 마킹 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기존 챕터에서 본 국내 서비스 디웰의 전략과도 비슷합니다. 아니 어쩌면 인류사의 동시 발생설처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글로벌하게 많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다시 실행으로 돌아 옵니다.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러한 생각이 나이스 하게 실행으로 옮겨지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해 보게 됩니다.
주1) Top 10 Coliving Spaces in Europe, Midium, ,2018.3.12
주2) 선앤컴퍼니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