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기능이 계속해서 발전하면서 AI에게 인격이 있는가를 묻는 질문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제임스 보일 듀크대 석좌교수의 최근 책 The Line이 물어보고 있는 것도 그거죠. 만일 유전자 조작 혼합체나 컴퓨터 기반 챗봇이 인간에게 당신과 난 뭐가 다른가 물어보면 어떻게 답할 것인지 묻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또는 비인간과 구분되는 인간만의 본질이란 게 있는지 탐구하는 책이죠. 인류에게만 독점적으로 허용되었다고 생각해 왔던 언어 능력과 창조 능력을 AI에게 내어준 현재, 인간만의 유일한 능력이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과거의 수많은 창작물 속에 AI 또는 유사 인간들이 등장했습니다. AI를 사랑한 인간에 대한 영화가 나오기도 했고, 안드로이드가 발전해 인간과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의 유사 인류가 인간을 보조하는 창작물도 여럿이 등장했습니다.
어떤 창작물에는 생산 능력, 즉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는 능력만이 인간의 유일한 차이라고 설명하는 것도 본 적이 있습니다. 효율을 따져봤을 때 과연 그 능력이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안드로이드보다 효율적인지는 의문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 들어있는 부모와 아이 사이의 사랑과 행복은 측량할 수 없는 것이라 무시되는 것일까요?
인간이라면 아장아장 걷는 유아들을 보며 온 마을이 같이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요? 방긋 웃는 어린이들에게 무엇이라도 하나 더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이 인간이라는 증명이 아닐까요?
AI 시스템은 효율 자체만을 따지거나 시험점수만으로 계산할 때 무조건 인간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을 보여줄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것이 로봇 공학과 더불어 발전한다면 체력과 강인함도 인간보다 월등한 존재가 될 것입니다.
범용 인공지능이 몇 년 안에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 현재, 우리가 마침내 범용 AI를 구현하게 되었을 때, 그 개체는 진정으로 의식을 지녔다고 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그저 프로그래밍된 모사품으로 취급당할까요? 그의 격을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요?
우리 사회에는 이미 법적 인격을 부여받은 인공적 존재가 있습니다. 법률상 인격체는 자연인과 달리 법인이라는 이름의 법적 독립체이며 이 법인은 자연인에게 부여된 권리 중 일부를 허용합니다. 이런 식으로 별개의 인격을 도입해야 할까요?
앞으로도 지난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하겠지만, 기술의 발전은 법의 변화보다 앞서 있습니다. 경쟁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테크 기업들이 투자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인공지능의 격을 어떻게 규정하고 제한하고 보호할지 더 빠른 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인격을 이렇게 정의하고 싶습니다. 대화가 가능하고, 창작이 가능하고 감정이 있는 것 같은 수준이 아니라 사랑을 보여줄 수 있을 것. 이타적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 것. 지나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을 도와줄 수 있을 것. 이런 것이 진짜 인격을 지닌 인간이라면 해야 할 일이 아닐까요?
모든 종교에서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인류 보편적으로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성경에서는 하나님의 계명이 오직 두 가지로 압축된다고 말하죠.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 이웃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인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마찬가지로 훗날 인공지능 또는 안드로이드가 인간의 지능을 월등하게 넘어선다고 하더라도,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는 개체는 도구 또는 기계일 뿐입니다. 과연 이웃을 사랑하라는 개념이 어떻게 인공지능에게 탑재될지 궁금하긴 하네요.
오늘의 질문: 당신은 오늘 이웃을 사랑하려는 노력을 했나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