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7년 차 유부남입니다. 어마어마하게 오래된 것 같은 느낌인데 년수로 따지면 생각보다 오래되지는 않았네요. 뜬금없이 갑자기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오늘 워런 버핏에 대한 글을 읽다가 그가 자신의 배우자에 대해 언급한 부분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워런 버핏은 1952년에 수잔과 결혼하여 2004년 그녀가 죽을 때까지 같이합니다. 워런 버핏이 1930년 생이니 22살에 결혼하여 74살이 되도록 52년을 같이 보낸 것이죠. 수잔의 죽음 이후 재혼을 하긴 했지만 결혼 50주년을 같이 보냈다니 대단하죠?
워런 버핏은 자신의 인생에 두 번의 터닝 포인트가 존재했는데, 첫째는 자신이 태어난 것 자체를, 두 번째는 수잔을 만난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죠.
“Marry the right person. I’m serious about that. It will make more difference in your life. It will change your aspirations, all kinds of things. What happened with me would not have happened without her.”
여기서 right person이라는 표현은 알맞은 사람이라는 수준으로 번역하면 안 됩니다. 인생의 방향과 가치관을 함께 할 수 있는 정말 자신에게 꼭 알맞은 올바른 배우자를 배우자와 만나야 한다는 의미죠.
배우자의 선택이 살면서 결정하는 그 어떤 선택보다도 인생 전체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배우자는 당신 개인의 인생의 목표, 꿈, 생활방식, 생각, 등 거의 모든 면에 영향을 주고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입니다.
설마 워런 버핏이 평생 한 번도 부부싸움을 하지 않았을까요? 아닐걸요. 결혼은 완전히 다른 삶을 살던 두 명의 인간이 어느 한순간부터 한 몸처럼 같이 살게 되는 무척이나 신기하고 불가능에 도전하는 과정입니다. 반드시 몇 번은 싸웠을 거란 소립니다.
저는 17년 전에 아내와 결혼하면서 주변에 모든 사람에게 저는 로또를 맡은 사람 같다고 자랑하고 다녔습니다. 그만큼 사랑과 결혼에 진심이었습니다. 비록 만난 지 6개월 만에 초고속으로 결혼했지만 전혀 후회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저도 여러 번 싸웠죠. 정말 다른 문화권의 사람과 만난 거 같았습니다. 이제 50대가 되어보니 그런 과정 속에 사랑뿐만 아니라 애틋함과 배려, 감동, 우정, 의리 등의 감정도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배우자는 인생의 파트너일 뿐만 아니라 내 존재의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젊을 때는 외모를 그렇게나 밝히죠. 이쁜 사람. 잘생긴 사람. 멋진 사람. 키 큰 사람. 날씬한 사람. 몸매가 좋은 사람. 저도 그럴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40살이 넘어가면서 그런 쪽으로의 관심은 없어집니다. 감정적으로 안정된 사람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그리고 그런 안정은 확실하게 내편이 되어주는 가족의 존재가 가장 안정적이죠.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존재는 가족 밖에는 없습니다. 가족마저도 사랑하지 않아 뉴스에 나오는 경우도 물론 많지만 기이한 일이라서 뉴스에 나는 거 아닐까요?
결혼이 평생에 걸친 모든 선택 중에서도 가장 중대한 선택이라는 워런 버핏의 주장에 완전히 공감을 합니다. 섣부르게 결정할 결정이 아니지만 무한정 결혼하지 않고 미루는 것 또한 인생의 거대한 실수입니다.
40살을 넘어서 50살, 60살에 가까운 나이가 되면 배우자를 바라보는 마음이 어떤 것이 될까요? 그때에도 과연 이쁘다, 섹시하다는 단어가 배우자에게 어울릴까요? 사람은 무조건 늙어가는 존재이고, 젊음은 돌이킬 수 있는 방향이 전혀 아닙니다.
나이에 걸맞게 원숙해지고, 감정의 처리와 대화의 격이 높아져야 합니다. 배우자와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현실적으로 아내가 원하는 100%의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녀 역시 내가 원하는 100%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인정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그녀가 원하는 배우자가 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만 하죠. 내가 왜 이것까지 해줘야 해?라는 질문을 부서뜨리고 그래 내 아내는 충분히 그런 대접을 받을 사람이라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해야 합니다.
오늘의 질문: 오늘 당신의 배우자를 위해 배려해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