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큰 거냐고요? 변기 뚫었습니다. ^^
지난주에 막혔던 변기를 업자를 불러서 뚫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이번 주에 막히는 사태가 발생했는데요, 지난주에 완전하게 뚫어버리지 못해서 그런 거 같아요. 제가 없을 때 아들이 있을 때 아저씨가 다녀가셨는데 아무래도 정확히 확인은 안 한 듯.
이번에는 막인 원인이 나올 때까지 확실히 지켜봤습니다.
확인하고 보니 장난감 가위였습니다. 속이 시원하네요.
거기에 아저씨가 추가 금액은 안 받고 가셔서 더 기분이 좋은 듯합니다. 원래 변기 뚫는 일은 우리 동네에서는 5만 원에서 7만 원 사이예요. 금방 뚫으면 5만 원, 좀 오래 걸리면 7만 원 받으시는 듯. 지난주에 7만 원 드렸으니 그냥 AS차원에서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어제 기분은 산뜻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아내가 완전히 저기압이네요? 출근하기 전에 왜 변기에서 꺼낸 장난감 가위를 바로 버리지 않고 그냥 화장실에 두었냐고 잔소리를 합니다.
아니, 그게 그렇게 큰소리로 잔소리할 일인가?
잠깐 까먹고 못 버릴 수도 있지.
발견했으면 발견한 사람이 그냥 버리면 그만인 거 아닌가?
이걸 가지고 5분 동안 잔소리를 한다고?
어제 기분이 좋았던 동일한 사건인데 오늘은 반대의 기분이 들게 만드는 신기한 상황이네요.
짐작해 보면, 아마 아내는 다른 거로 아침에 기분이 좀 다운되어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변기에서 꺼낸 장난감 가위가 눈에 들어왔네요? 이걸 수전 위에 놔두었다고 더 기분이 나빠졌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갑자기 혼난 저는요?
그냥 느닷없이 공격당한 느낌인데요?
가만히 아직 자고 있는 우리의 소중한 보물이자 어제 사건의 범인이 막내딸을 끌어안아줍니다. 아구 이 이쁜 것. 마음이 좀 풀리는 것 같네요.
틀림없이 아내도 아침부터 별 걸로 잔소리를 했다고 자책하고 있을 겁니다. 아마도?
사람의 기분이란 것이 얼마나 연약한 것인지 여실히 느낍니다. 한마디의 말로도, 한 사람의 표정으로도 기분은 하늘에서 지하로 왔다 갔다 할 수 있습니다.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그 어떤 사소한 말로도, 표정으로도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늘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오늘의 질문: 오늘 누군가에게 말로 공격하진 않았나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