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중에 한 녀석이 계속 취업 재수를 선택하고 있어서 참 안타깝습니다. 조금만 눈을 낮춰도 충분히 취업에 성공할 것 같은데. 돈을 고정적으로 벌기 시작하는 나이가 늦어질수록 별로 안 좋거든요.
2022년 기준 국내 중소기업 종사자는 1895만 명으로 전체 고용의 약 81%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대기업은 19%를 차지하죠. 회사의 숫자로는 당연하게도 훨씬 더 많은 다양한 중소기업이 존재합니다.
저는 첫 직장이 대기업 공채였지만 7개월 만에 그만두고 계속 벤처기업에서만 직장 경험을 했습니다. 경험을 해보면 중소기업도 별로인 기업과 향후 계속 발전할 기업이 구분이 됩니다.
솔직히 일반인은 취업을 하기 전에 해당 회사에 대해 잘 알기 어렵습니다. 누구나 들어본 적이 있는 대기업을 제외하면 보통 기업은 생소한 이름과 생소한 분야(일반 소비재 기업이 아닌 경우)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중소기업을 좋소 기업이라고 취급하는 건 절대 안 됩니다.
일단 면접을 앞두고 반드시 해당 회사에 대해 검색을 하여 뉴스란과 홈페이지는 잘 살펴봐야 합니다. 내가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검색하면 한 줄도 나오지 않는 건 아니거든요.
도리어 검색에 한 줄도 안 나오는 회사가 이상한 거 아닌가요? 그런 회사는 반드시 걸러야 합니다.
그 회사가 강조하는 자랑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합니다. 보통 홈페이지나 회사 소개에 잘 표시되어 있죠.
여기서 문제.
벤처기업이라면 일반적으로 특허나 기술력에 대한 자랑을 많이 합니다. 이건 투자와 밀접한 것인데 취업을 할 구직자의 입장에서는 그다지 중요한 건 아닙니다. 세계 1위 기술이라면 몰라도 국내 벤처가 세계 기술 1위인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요.
중요한 점은 특정 마켓에서 1위라고 하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국내 1위라고 홍보할 때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의 국내 1위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 분야가 국내 시장 점유율(즉 Market Share) 전체 1위이면 가장 좋습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예를 들어 B2C 마켓 1위, B2B 마켓 1위, 아니면 B2G 마켓 1위 등 특정한 타깃 고객군에서 1위를 하고 있어도 좋은 회사입니다.
기술 1위보다 고객군 1위가 중요한 이유는, 작은 기업은 생존경쟁에 몰리기 쉬운데 특정 고객군에서 1등을 하고 있다면 쉽게 밀리지 않는 체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매출이 생기는 고객 베이스를 단단하게 확보하고 있다는 소리니까요.
이런 회사가 꾸준히 성장합니다. 대박을 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지만 쉽게 망하지 않고, 계속 발전할 수 있는 체력을 가진 중소기업입니다.
또 하나는 사장님의 마인드입니다. 품성이라고 봐도 좋겠군요. 작은 기업은 오너의 영향이 아주 큽니다. 그런데 면접에서 대표님이 나오는 경우는 별로 없죠. 그래서 면접 시간에 질문할 기회를 받으면 반드시 물어봐야 할 것이 대표님이 어떤 특별함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보는 것입니다.
만약 직원이 대표님을 존경하는 말투로 설명을 한다면 일단 합격입니다. 모든 면을 확인할 수는 없어도 자기 직원으로부터 존경을 받는 대표는 나쁘지 않죠.
더 중요한 질문은 내가 들어가는 자리가 퇴사 직원의 교체인지, 사세 확장에 따른 추가 채용인지입니다. 그리고 올 한 해 채용 예정이 몇 명 인지도 함께 물어보면 확실히 성장하는 기업인지 알 수 있습니다.
같이 일하게 될 직무의 사수가 있는지 물어보는 사람도 많은데, 이건 별로 좋은 질문은 아닙니다. 사수가 있으면 좋겠지만, 없으면 채용되어도 출근 안 할 건가요? 일을 배울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니까요.
저는 여러 회사를 경험했지만, 7년을 한 회사에, 8년을 한 회사에 있었습니다. 둘 모두 15명 내외의 작은 기업일 때 입사를 했고, 각기 100명의 직원으로 성장할 때까지 같이 했죠. 결국 두 개 회사 모두 상장을 했습니다. 성장하는 기업에서는 월급 말고도 신나게 일하게 만드는 뭔가가 있는 거 같아요.
네, 1년 다니고 그만둔 기업도 3곳 있습니다. 한 곳은 기술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는데 거짓말이었고, 한 곳은 망했으며, 한 곳은 영국회사였는데 한국시장에 진심이 아닌 듯해서 퇴사했죠.
네. 월급은 분명 대기업보다 적습니다. 대기업 취업하는 것이 나쁘다는 소리는 전혀 아닙니다. 대기업에 가기 위해 계속 취업 재수할 바에는 중소기업에 들어가서 경력을 쌓는 것이 더 현실적이지 않나 말하는 거죠.
한번 취업 사이트의 회사들을 잘 살펴보세요. 숨어있는 훌륭한 중소기업들이 분명히 있답니다.
오늘의 질문: 취업 시장을 좀 확대해 보는 건 어떨까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