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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니 Aug 30. 2020

시간의 속도는 나이에 비례한다




스무 살에는 전혀 상상도 못 했다. 서른 살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대학을 졸업한 뒤부터 시간은 손안에 쥔 모래처럼 너무나 빠르고 허무하게 흘러갔다. 그리고 20대 후반에 들어서자 손안에 모래가 아닌 물처럼 붙잡을 수도 없이 마구 흘러갔다. 왜 어른들이 어린 시절의 나에게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이 더 빨라진다고 한 건지 이제야 이해가 된다.


엄마에게 요즘 시간이 참 빠르게 흐른다고 하니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넌 아직 30km 정도의 속도고, 난 지금 50km대의 속도로 달리는 거야.”


시간의 속도가 나이에 비례한다는 말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속도가 빨라진다니, 덜컥 겁이 난다. 마음이 조급해진다. 1분 1초라도 허투루 쓰지 않고 알차게 보내고 싶은 욕심에 무리를 하기도 한다.


아직 해보고 싶은 것과 가보고 싶은 곳이 많지만 어떤 것들은 포기해야 한다. 붙잡을 수 없는 시간 속에서 내가 선택한 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우리는 이미 지나버린 시간에 대한 후회를 종종 하곤 한다. 나 역시 내가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한 호기심이 종종 들거나 선택한 길을 걷고 있는 지금 ‘아, 그때 그냥 그렇게 할 걸.’ 하고 후회하기도 한다.


시간의 걸음걸이에는 세 가지가 있다.
미래는 주저하면서 다가오고, 현재는 화살처럼 날아가고, 과거는 영원히 정지하고 있다.
[F. 실러]


이 명언을 보면 지나간 시간과 선택에 얽매여 후회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시금 깨닫는다.


이미 지나가버린 시간은 되돌릴 수 없고 계속 생각하고 후회한들 내 머리만 아프다. 그래서 앞으로는 다가올 시간을 위해 머리를 쓰기로 다짐했다.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을 활용해서 과거를 더 행복하고 긍정적으로 바꿔나가 보자.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다가오는 미래도 곧 과거가 되므로 행복한 감정으로 보내면 5분 뒤에 행복한 과거가 되지 않을까? 유치하지만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이 사고 전환에 은근히 도움될 때가 있다.


지구에서 나라는 존재로 태어나 살아가는 일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텐데 이 시간들을 허무하게 흘려보내고 싶지는 않다. 물론 매 순간을 의미 있게 보낼 순 없겠지만 내 존재 자체로 이 순간에 의미를 부여하면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삶의 방향성에 대해 항상 고민하곤 하는데, 요즘 들어 생각하는 방향은 그저 주어진 시간이 끝날 때까지 행복한 순간을 늘려가는 것이다.


나중에 내 삶을 돌아볼 기회가 왔을 때, ‘나 열심히 살았구나.’도 좋겠지만 그보다 ‘나 정말 행복한 삶을 살았구나.’라고 웃으며 회상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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