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스핏 Jul 16. 2019

롱샷, 모험을 건 시도

브런치 무비 패스#7 (약 스포)

롱샷의 포스터 



 7월 24일, 오랜만에 관심이 가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개봉한다. 이미 국내에서도 오래전에 프로모션을 시작한 영화 <롱 샷>이다.


 영화는 프레드 플라스키가 원래 다니던 신문사에서 쫓겨나며 시작된다. 낙담한 그는 옛 향수를 느끼기 위해 보이즈 투 맨의 공연을 보러 갔다가 첫사랑 샬롯과 마주친다. 

 극 중 미국 대선 후보로 등장하는 샬롯 필드(샤를리즈 테론)는 예전에 잠시 보모로 인연을 맺었던 연하의 프레드가 무직자가 되었다는 사실, 예전부터 자신을 잘 알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자신의 연설문 작가로 취직시킨다. 그렇게 전 세계를 누비며 일하는 능력자 샬롯과 그의 작가 프레드는 내내 붙어있어야 하는 사이가 된다. 두 사람 사이에서는 어떤 일이 펼쳐질까?


 

몇몇 요소들로 영화를 리뷰해보겠다.



1. 샤를리즈 테론(샬롯 필드 )


어릴 적 자신의 보모를 해줬던 누나 샬롯을 파티장에서 다시 만난 플러스 샤


 아름답고 우아하지만 늘 피로에 시달리는 외로운 정치인, 샬롯 필드 역할을 맡은 샤를리즈 테론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역할을 다 해 낸다. 안정된 발성과 연기력으로, 흔히 우리가 샤를리즈 테론에게 갖는 편견을 부수면서 코미디 장면을 이끌어간다. 가끔 거슬릴 정도로 예쁘지만, 예쁜 게 언제 그렇게 나빴던 적이 있던가.


 개인적으로는 샤를리즈 테론이 하는 코미디 연기를 처음 본 것이었는데 진지하고 아름답게 생긴 외모와는 달리 뻔뻔스럽게 잘 연기해내는 것이 만족스러웠다. 



2. 세스 로건( 프레드 플라스키)


처음에는 아주 다른 옷을 입고 있던 두 사람이 점점 비슷한 차림이 되어간다


 코미디 배우로 유명한 세스 로건은 역시나 자신의 역할을 다 해낸다.


 첫 장면에서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이 영화는 프레드를 위주로 흘러가기에 그의 역할이 막중하다.  영화 자체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이지만, 코미디가 어쩐지 조금 더 크게 느껴지는 이유에는 세스 로건의 지분이 커 보인다.

 개인적으로 초반에 계속해서 등장했던 빵 터지는 코미디 톤으로 본격 코미디 영화를 만들어 냈어도 좋았을 것 같다.



3. 둘의 앙상블



파티 장면에서 나름 열심히 꾸민 세스 로건

 개인적으로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는 크게 와 닿지 않았다. 두 사람 각자는 멋졌지만 두 사람이 합쳐졌을 때는 갸우뚱하게 됐다.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적 특성이 적게 느껴지는 것은 두 배우의 케미가 조금은 부족했기 때문이 아닐까. 극 중 캐나다 총리로 등장한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샤를리즈 테론과 더 많은 케미를 내뿜은 것이 사실이다. 두 사람의 조합은 특이하기는 했지만 내게는 덜 매력적이었다. 너무 다른 세계에 사는 이들처럼 보이기 때문이리라.



4. 두 사람의 사랑=모험을 건 시도?


  

샬롯과 함께 전 세계를 누비는 프레드

  

 영화 <롱 샷>을 보면서 그래서 롱 샷이 무슨 뜻인지가 제일 궁금했다. 영화관을 나오면서 검색해보니 경마에서 가장 승산이 없는 말이나, 승산 없는 일, 모험을 건 시도를 가리키는 단어라고 한다. 그러니까 롱샷이라는 제목은 세스 로건과 샤를리즈 테론의 사랑이 그만큼이나 이루어지기 힘든 조합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제목이다. 

 부자 남성과 가난한 여성의 신데렐라 스토리는 이제 클리셰인 것을 넘어 더는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는 시기에 이르렀다. 이제는 잘난 여성과 가난한 남성의 서사다.

 이 둘의 사랑을 모험으로 만드는 것은 부나 지위의 차이이기도 하겠지만 연인 관계에서 남성보다 잘난 여성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 편견일지 모른다. 신데렐라 스토리의 현대 남성판인 '롱샷'은 시종일관 남성 중심 서사를 비꼬며 나아간다. 그 시도 자체도 아직까지 '롱샷'이라고 느껴졌다. 그러나 다소 억지스럽더라도 이러한 시도는 존중되고 장려되어 마땅하다고 본다.


 



+

알렉산더 스카스가드의 러블리(?)한 장면을 볼 수 있다.


+

골룸으로 유명한 앤디 서키스가 (또 분장하고) 나온다.


+

영화는 프레드와 샬롯이 처음 만났던 90년대에 대한 향수로 가득하다. 대표적으로 보이즈 투 맨의 공연이 그 중 하나.




매거진의 이전글 하나레이 베이, 깊은 상실의 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