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잡러 Oct 11. 2023

7. 첫 단독출판 계약하다

 2018년 11월 길벗출판사와 출판계약을 위해 서교동으로 출판사를 찾아갔어요. 그동안 시민단체 공저나 편집인으로 참여할 땐 일체의 권한을 단체에 위임하고 진행하다보니 계약 당사자가 아니어서 출판계약은 하지 않았거든요. 서교동에 출판사들이 모여 있어서 ‘와~ 이 출판사가 여기에 있구나’ 감탄하며 지나갔어요. 작가로 계약하기 위해 가는 것과 그냥 지나가는 거리는 다른 느낌이었어요. 설레고 뿌듯하고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저 책 출판 계약하러 가요.“ 이야기하고 싶더라고요.   

  

 출판사 도착해서 기획자, 담당자, 편집장, 저까지 함께 회의실에서 만났어요. 당연 계약서 사인을 하는 걸로 알았는데 초고이고 보완을 해야겠다며 SOS 코너에 들어갈 자녀 이해하기로 아들과 딸이 다른 점, 사이버 공간에서의 아이들, 중학생에게 보여지는 모습 등 꼭지글 5개를 더 추가해달라고 했어요. 작가가 학교폭력 가해자의 엄마였던 것이 출판을 결정하게 된 이유로 가장 크게 작용했다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 상담과 비행청소년과 함께 한 프로그램 참여 등으로 승화시킨 것이 좋았다고 했어요. 작가 개인의 역량도 출판에서 관심을 가진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강의도 하고 상담도 하는 것부터 블로그나 SNS 활동까지 포함해서 판매와 연결될 수 있는 부분으로 염두에 두는 거죠.     


 2007년 만들어놓고 일상이나 책 리뷰 같은 것을 올리던 블로그에 변경연 과정에 썼던 북리뷰나 컬럼글도 올리고 있었어요. 그러다 2018년 2월부터는 학교폭력과 관련된, 책의 내용을 올리기 시작했어요. 아들 사건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블로그 방문한 부모님들은 사안처리 과정의 정보보다 개인적인 경험 사례에 더 많이 공감하고 같이 아파했어요. 당사자의 부모님들이셨기에 더욱 그랬던 것 같아요. 출판사에도 이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했더니 예상 독자의 반응을 확인한 것과 같으니 좋다고 하더군요.  

    

 5개의 꼭지글을 추가하고 12월에 계약서에 서명을 했어요. 출판은 2019년 새학기인 봄에 출판하기로 출판일정도 잡았죠. 표지부터 내지까지 디자인 작업도 해야 하고 글도 다듬어야 하니 그 정도의 시간은 필요한 거죠. 계획대로라면 2019년 봄에는 출판이 되어야 했죠. 그런데 출판은 계약한 순서대로가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저와 비슷하게 계약한 다른 책이 있었는데 그 책을 먼저 출판하기로 결정하다보니 제 책은 뒤로 밀렸어요. 그렇게 표지디자인도 나오고 교정교열 확인을 몇차례 진행하면서 시간이 흘렀어요. 2019년에는 출판이 되겠지 생각했지만 책의 특성상 새학기가 좋겠다며 2020년으로 넘어갔어요.     

 

 2019년 12월 중국에서 코로나가 발생했고 2020년 초에 전 세계적으로 확산이 되었어요.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학교도 가지 않으며 준비도 되지 않은 온라인 수업이 시행되었어요. 학교를 가지 않으니 학교폭력이 발생하지 않았고 사회적으로 관심이 떨어진 상황이었어요. 학교폭력예방법 역시 처음 책을 썼던 당시와 달라진 내용이 생겨났어요. 2020년 3월 1일부터 학교에서 진행하던 자치위원회를 교육청 산하의 심의위원회로 바뀌었고 학교장 자체해결할 수 있는 내용도 추가되었어요. 결국 전체 원고를 다시 확인하고 수정해야 했어요. 마침 청소년폭력예방재단(청예단)도 이름을 푸른나무재단으로 바꾸어서 명칭도 수정해야 했죠.   

  

 책 표지 시안으로 3개를 보내줬는데 주변 사람들에게 투표를 하고 결과를 출판사에 전달했어요. 아시겠지만 책의 제목과 표지는 작가의 의견보다 출판사의 결정으로 진행돼요. 전문이기 때문에 출판 시장의 트렌드와 판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정하거든요. 


 그렇게 수정이 끝내고 드디어 2020년 4월 28일 1쇄 발생을 했어요. 시중 서점에 배포되기 전에 작가 증정본으로 20권이 집으로 배송되었어요. 박스를 열고 실물로 책을 봤을 때의 느낌은 벅차다는 표현을 이럴 때 하는 거구나 싶었어요. 책에 제 이름이 써있는데 다른 사람 이름처럼 낯설었어요.      

 자신의 첫 책이 나오면 누구나 한다는 시중 서점에 가서 확인하고 인증샷 찍는다는 걸 저도 했어요. 코로나 상황이라 사회적 거리두기는 물론 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것들이 없었어요. 결국 북콘서트도 출간 이벤트도 못하고 서평 이벤트와 인터뷰 정도로 그쳤어요. 하지만 제 이름으로된 단독저서이고 2023년 올해처럼 학교폭력이 이슈가 되면 신문사, 방송사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오고 국회 토론회까지 참석했어요. 일본NHK 뉴스에도 인터뷰 영상이 일본 전국으로 방송되기도 했고요. 책을 쓴 작가는 그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하는 것이다보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 있어요. 학교폭력이란 주제가 평소에 많이 읽히는 분야도 아니고 본인이 직접적인 필요가 아니면 피하고 싶은 주제라 베스트셀러가 되진 않았지만 제 책이 필요 없는 학교, 사회가 되면 더 바랄 게 없어요.     


 이번엔 저의 첫 책이 출판된 과정을 들려드렸고 다음은 온라인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해볼게요. 블로그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니 브런치 작가 도전 이야기로 말이죠.     

매거진의 이전글 6. 출판 기획자를 만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