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규칙 어기는 법

유두리, 언제나 좋기만하고 언제나 나쁘기만 할까?

by Amyung


"규칙을 어김으로서 규칙을 완성하는

이 역설이야 말로

자유의 근원이며

창의력의 근본이다."




엄격하기로 유명한 회사가 있었다.

그 회사로 예사롭지 않은 눈빛을 가진 사원 한 명이 들어왔다.

그는 그 회사의 수 많은 규칙과 규율 때문에 숨이 막혔고,

그 뿐만 아니라 사원들 대부분이

같은 이유로 힘들어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래서 그는 패기있게 회장에게 편지를 썼다고 한다.


"회장님, 회장님의 엄격한 규율과 규칙들을 지키는 것을

많은 사원들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것들이 어겨질 때 마다

어떻게 해야 규칙을 잘 지킬 수 있을 것인지에 관한

회의들이 생기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사원들의 어려움을 헤아려주시기 바랍니다."


그 회사의 회장은 매우 개방적인 사람이라서

이 의견을 적극 수용하기로 했고

그 날 퇴근하기 전에 비상 회의가 소집되었다고 한다.

"지금부터 어떻게 하면 회의를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회의를 통해 만들어진 규칙들은

우리가 좀 더 규칙과 규율에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반드지 지켜져야 할 것 입니다."


참으로 웃긴 이야기이다.

회의에서 그 날 회의의 안건을 듣고 있는 상상을 하니

숨이 턱 막혀온다.


그러나 의외로 우리 주변에서 이와 비슷하게

규칙과 규율에 대한 딜레마가 많이 일어난다.

모두가 법 없는 사회가 이상적인 사회인것을 인정하지만

수 많는 새로운 법들이 끊임 없이 제정되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내가 지금껏 겪은 곳 중에 가장 엄격하고 보수적인 곳은

역시나 군대였다.

개인의 자유보다 공공의 목적을 위해 일해야하는 입장에서

때로는 지키기 싫은 것도 억지로 지켜가며

규칙과 규율의 필요성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그 시간을 통해 내가 배운 것은

내가 지켜야하는 규칙이 만들어진 이유를 완전히 이해하고

규칙을 자유롭게 어길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존재 목적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규칙이 만들어진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규칙에 매이게 되고

단순히 규칙을 지키기 위해 규칙을 지키게 된다.


이 말이 무슨 말일까?


모든 규칙은 규칙 자체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왜 생겨났는지 저마다의 이유가 존재한다.


예를들어 공터에 흰색 선을 통해 구역을 정하고

모든 차량은 그 네모 안에 차를 넣어야한다는 주차 규칙.

그것은 더 많은 차량이 주차 공간을 이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각자가 책임감을 가지고 그 규칙을 지켜줄 때

모두가 주차할 수 있을 것이고

내 차를 빼기 위해 남에게 전화거는

번거로운 일이 없어질 것이다.

이것이 정해진 주차 구역에 차량을 주차해야하는 이유이다.


자, 그렇다면 하루 종일

차량이 꽉 찰 일이 없는 곳임이 틀림이 없는 주차장의 구역에

내가 차량을 딱 맞출 필요가 있을까?

내가 다른 사람의 통로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규칙을 어겼다고 욕먹을 필요가 있을까?

죄책감 들 필요가 있을까?

나의 대답은 '그럴필요 없다'이다.


이것이 규칙의 목적을 완전히 이해했을 때

그 규칙을 자유롭게 어길 수 있는 것의 예이다.


그렇다면 더 나아가 규칙이 완성된다고 한 이유는 뭘까?


애초에 주차 구역이라는 것은 사람들을 규제하고

어긴 사람들을 처벌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규칙이 아니다.

누군가가 그 규칙을 만든 것은

더 많은 사람을 편하게 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그런 의도로 규칙을 만든 사람이

만약 구역을 지키지 않아도 됨이 확실한 상황인데도,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가며 고통스럽게 주차하는 사람을 본다면

자신이 만든 규칙을 잘 지키는 그 사람을 보며 뿌듯할까?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마음이 아플 것이다.


그렇기에 편하자고 만든 규칙을 지키는 것 보다

어김으로서 오히려 편하게 된다면

그것은 자유롭게 어김으로서 오히려 규칙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이것이 '완성'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한편으로는 걱정을 할 수 있다.

사람들이 모두 규칙을 우습게 여기면 어떻게 하냐고.

그러나 나는 위와같은 생각을 함에도 불구하고

규칙을 엄격히 지키려고 한다.

왜냐하면 규칙은 지켜 봐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규칙은 주차 구역처럼 간단해서

만들어진 이유가 훤히 보이는 경우가 적다.

오히려 규칙을 만든 사람이 아니라면 규칙을 보는 것만으로는

왜 그 규칙이 만들어졌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규칙을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규칙을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규칙이 만들어진 이유를 이해할 때가 온다

그렇게 되면 규칙을 지킴으로서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내 말을 듣고 더욱 과격하게

"그럼 난 자유를 위해 규칙을 지키지 않는 것을 선택할래"

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규칙을 어기는 것과 통달하여 자유로워지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표면적으로는 둘다 어겼지만

자유 안에서의 어김은 배려가 있다.

반면 그냥 어기는 것은 이기심이 가득하다.

위에서 이야기 했듯

자유 안에서 규칙을 어기는 것은

규칙을 만든 목적까지 어긴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규칙의 목적을 존중하는 범위 내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유로운 어김이 있는 사람은

주차 구역에 매이지 않지만

통로에는 세우지 않으며

예상이 빗나가 차가 많아졌고

나의 자유로운 주차 때문에 불편함이 생긴 사람이

나에게 화를 낸다면

언제든지 바로 주차하러 달려가

몇번이고도 연신 미안하다고 할 수 있다.


그냥 어기는 사람은

똑같이 불편함이 생긴 사람이 화낸다면

적반하장 같이 화낼것이다.


이처럼 규칙을 어김으로서 규칙을 완성하는

이 역설이야 말로

자유의 근원이며

창의력의 근본이 될 것이다.


이것을 사람들은 유두리라고 부른다 하더라.


ㅡ추가적으로ㅡ


물론 내가 말한 것은 법이 아니라 규칙이나 규율의 범위이다.

살인과 같이 예외가 없는 법이 있다.


또 군대와 같이 특수한 상황에 있는 집단이라면

그 안에서 정해진 대부분의 규칙들은

지키면 좋은 것들이 아니라

지켜야만 할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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