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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듬 Nov 30. 2023

스마트폰 중독을 탈출하는 법

기계는 도구에 머물러야 한다


최근 다시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늘어나 하루 3-4시간 정도는 기본으로 사용하게 됐다. 별 것 하지 않았는데도 왜 이렇게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중독에서 벗어나는 건 어려운데 재발하는 것은 이렇게나 쉽다. 


현시대의 삶에서 스마트 기기를 완벽히 배제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다시 스마트폰에 중독되고 싶지는 않았다. 차라리 다른 기기로 대체하는 것이 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수많은 기기들 중 어떤 것을 진정한 '도구'로 사용할 수 있을까. 


내가 선택한 가장 적합한 도구는 훨씬 무겁지만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는 노트북이다. 핸드폰과 태블릿 pc가 출현하기 전까지만 해도 노트북은 가볍고 휴대성이 좋은 기기에 속했다. 지금은 무게가 천근처럼 느껴질 정도지만, 그 단점 같은 특성을 역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커다란 몸집과 무게 때문에 스마트폰처럼 한 손에 쥐고 아무렇게나 누워서 사용할 수 없다. 그 덕에 시도 때도 없이 화면을 들여다보게 될 확률은 줄어든다. 


노트북은 타자를 치는 재미도 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손가락으로 자판을 톡톡 거리는 것은 왠지 기분이 안 나고 멋도 안나는 느낌이다. 멀리서 보면 업무를 하는 건지 놀고 있는 건지 구별할 수도 없다. 나는 대부분의 작업을 집에서 하기 때문에 보는 눈이 없어 별 상관도 없지만 그래도 나 자신이 멋있게 느껴졌으면 좋겠다. 그런 허세 섞인 목적에는 노트북이 제격이다. 


행동을 실천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습관 만들기다.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목표하는 물체를 가장 가까이에 두는 것이 유리하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서 잠을 자기 전까지 노트북을 옆구리에 끼고 다닌다. 그러다 보니 잠깐씩이라도 시간을 내서 작업을 하게 되는 빈도가 늘었다. 자연스럽게 반복하다 보면 굳이 시간을 재지 않더라도 꽤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작업을 하기 위해 책상에 앉는 것은 어렵지만, 내 앞에 켜져 있는 노트북을 이용해 작업하는 것은 쉽다. 



이 모든 과정마저 지루해지면 이북 리더기를 꺼낸다. 틈틈이 읽다 보면 느린 속도로 조금씩 완독에 가까워진다. 책 읽기도 결국 습관이다. 이렇게 사소하고 잦은 습관들 없이는 어떤 것도 지속할 수 없다. 마음가짐만으로 행동하는 것은 단기적인 행동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노트북을 자주 쓰다 보니 좀 더 가볍고 좋은 노트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 문제들은 차치하기로 하고, 이 노트북이 헐어서 고장 날 때까지 매일매일 열심히 쓸 생각이다. 그때까지 좋은 습관이 몸에 착실히 배어있길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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