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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onechoi Jan 05. 2022

가정의 역할과 육아는 우리 현실의 정치와 참 닮아있다

육아로 본 보수와 진보, 정부의 역할과 정책 , 성장과 재정, 아기 복지

책 진보의 미래를 읽고...




저 : 노무현 

출판사 : 돌베개

발행 : 2019년 05월 03일

쪽수 : 328














노 전 대통령은 자주 경제의 성장률이나 성장하는 경제의 지표를 언급을 할 때, 자주 학생들이나 아기들의 키 성장에 비유해서 말씀을 하시고는 했다. 이런 비유를 두고 보수에서 가만히 있을 내용이 아니었다. 당연히 비판을 했다. 가볍게 얘기한다고 비판을 받는 것을 보았는데 한 번에 그치지 않으셨다. 왜 저러실까? 고민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기를 낳고 육아를 하면서 느끼게 되었다. 정치와 육아는 많이 닮았다.



육아를 하면서 느끼는 점이 많다. 육아는 보면 볼수록 정치와 참 많이도 닮아 있었다. 가정은 최소한의 '작은 사회'이자 아기가 만나는 '최초와 최소의 정부'다. 아기는 그 상황에 최초의 '국민이자 시민'이다.



아기의 조부모와 내 동생과 제수씨가 함께 있는 단체 채팅방이 있다. 코로나로 얼굴을 자주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채팅방은 아기의 근황과 소식 발달의 정도를 알리는 중요한 채널이 되었다. 이 채널에서 아기의 최근 소식에 제일 빠르게 대응을 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나의 조부모님이신 아기의 할아버지와 할머니이다.



얼마 전 일이다. 아기는 기다가 이제는 무엇을 잡고 일어선다. 일어서는 것이 익숙해지자 이제는 걸음마 보조기를 잡고 조금씩 발을 떼기 시작했다. 이 모습을 본 아기의 할아버지는 누구보다 아기가 빨리 걷기를 기다렸음에도 막상 걸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자 걱정을 했다. 아기가 걷기 시작하면 위험한 것 투성이라 조금 천천히 걸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람 마음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고 했던가? 할아버지는 아기에게 이 말 말고도 아비는 돈 많이 벌어와라, 아기가 스스로 먹게 하면 안 된다. 받아먹도록 습관을 들여야 한다. 너무 많이 기게 하면 무릎 나간다. 아기는 꽁꽁 싸매서 길러야 한다. 밥상머리 예절은 호되게 가르쳐야 한다. 등의 말씀을 요새 들어서 자주 한다. 아기가 스스로 발전하는 것을 어찌 보면 방해할 수 있는 말이다.



반대로 아기의 할머니는 다르다. 이르지는 않아도 늦지 않게 걸었으면 좋겠고 아기가 한 번이라도 더 스스로 기뻐서 활짝 웃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한다. 아기에게 최소한의 물품들은 꼭 갖추었으면 좋겠다, 아기에게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 주고 싶다, 넘치게는 못 주더라도 부족한 것이 없게 해 주고 싶다고 한다. 그 모습에서 보수와 진보의 모습을 본다.



아기의 할아버지는 '보수적인 모습'이다. 돈을 많이 벌어오라는 말은 반대로 말하면 아빠를 좋아하는 아기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함을 의미한다. 아기의 의사를 알 수 없는 마당에서의 아기의 기본적인 권리의 침해다. 아기에게 훈육은 엄연한 자유의 규제이며 아기가 조금 천천히 걸었으면 좋겠다는 말에서 볼 수 있듯이 변화를 거부하고 지금을 고집하는 것이다. 과일을 많이 주지 마라라는 말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은 통제이다.



아기의 할머니의 모습은 '진보적인 모습'이다. 아기의 기본적인 인권과 아기에게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하고 아기의 있는 그대로의 최소한의 권리를 누렸으면 하는 것이다. 그런 것들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진 상황에서 아기의 스스로의 발전을 진심으로 바라고 최소한의 복지를 말하는 것이다. 그것들이 갖추어지고 난 이후의 아기의 지금의 안위와 행복을 바라는 것이다.



이 두 분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우리 부부의 몫'이다. 우리는 두 의견에서 '한 가지의 의견'을 가져와서 아기에게 적용할 수 있다. 혹은 두 분의 의견을 취합해서 '신 자유주의'나 '제3 지대의 자세'를 취할 수도 있겠다. 이 것은 '국가의 역할'이며 '민주적인 과정'이다. 아내와 자유롭게 토론하고 상의하며 의견을 선택하고 판단해서 아기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아기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줄 수 있고 아기가 잘 성장할 수 있게 정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아기는 '깨어 있는 시민이자 국민'이다. 스스로 깨우쳐서 기는 법을 알려주지 않아도 기고 잡고 서는 것을 알려 주지 않아도 긴다. 때가 돼서 아빠라는 말과 엄마라는 말을 한다. 게다가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서 하루에도 수십 번의 책을 읽고 놀이를 한다. 아기에게 놀이는 밥이자 공부다. 발달의 필수 요소다.  노 전 대통령이 깨어 있는 시민을 여러 번 강조했는데 부모의 가르침 아래 이 제약이 많은 시대에서도 스스로 노력하며, 배우고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은 노 전 대통령이 강조한 깨어 있는 시민의 모습과 닮아있었다. 그런 아기를 보면서 노 전 대통령이 말씀하셨던 시민의 역할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부부의 역할'은 '정부'의 역할이 된 것이다. 아기에게 놀이와 성장을 '정책'으로 제안하고 아기의 지금의 행복을 위해 무엇을 해 주어야 하는 지를 고민한다. 그 크기에 따라 부부는 얼마만큼의 생활비가 필요한 지의 '재정'의 계획을 수립한다. 가정의 필수 지출인 고정비용을 제외하고 아기에게 최소한으로 해 주어야 하는 의무적인 역할인 '복지'를 생각한다. 밖에서 얼마를 더 벌어와야 할지, 얼마가 더 필요할지를 먼저 고민한다. 지금 열거한 필수로 나가야 하는 금액을 다 제외하고 남는 재정에서 얼마만큼의 금액을 아기의 행복을 위해 비용을 지불할지를 고민한다.



아기에게 최소한의 비용은 당연히 지급되어야 한다. 이것은 아기의 기본 권리인 인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 것이 '복지'다. 다른 금액들을 아끼더라도 아기에게 꼭 필요한 최소한의 물품을 보장하는 것이 복지다. 아기의 행복 지수를 높이는 것은 아기에게 가는 '재정'을 최대한 늘려 주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진보적인 복지'다.



아기를 키우면서 부모의 역할을 고민하다가 정부의 역할을 떠올렸다. 힘이 없는 아기를 바라보며 아기를 지켜줄 수 있는 방법과 아기에게 꼭 필요한 것들은 주어져야 하는 것을 보고 복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아기에게 어떠한 교육과 제안을 할지를 고민하다 정책을 떠올리게 되었고 아기를 기르는 데에 들어야만 했던 첨언들에서 보수와 진보를 보았다. 내가 벌어올 수 있는 지금의 현실의 금액에서 성장의 가능성과 성장의 한계를 보았다. 재정을 보았다. 그 재정을 집행하면서 분배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아기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서  해주는 아기의 최소한의 복지를 넘는 진보적인 복지를 보았다.



노 전 대통령님의 진보와 미래에서 보수와 진보에 관해 언급하신 말씀을 인용하며 글을 마친다.



"진보주의는 국민의 복지를 위하여 국가의 역할을 강조한다. '큰 정부'라는 말에 대한 국민의 정서가 호의적일 수가 없어서 '할 일은 하는 정부'라는 말을 쓰지만, 상대적으로 큰 정부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의 크기는 무엇이 기준일까?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모든 정책은 재정으로 통한다. 그중에서도 복지비의 비율이다.(진보의 나라, 보수의 나라 중에) 어느 나라가 국민이 살기 좋은 나라일까? 그것도 힘없는 보통 사람이 살기 좋은 나라는 어디일까? 한국은 어디쯤에서 어디로 가고 있는가?"



"진보와 보수, 결국 먹고사는 이야기다. 글자 그대로 먹고산다는 말은 '인간 다운 삶'이라거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라는 이런 수식어가 붙는 삶에 비하여 결코 그 무게가 가볍지 않다. 그것은 누구도 비켜 갈 수 없고, 어떤 고상하고 의미 있는 삶도 여기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되는 기초적인 삶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세계의 역사는 진보와 보수의 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다. 그리고 미래의 역사는 진보주의가 제시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다. 한국에서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사회적 논쟁의 중심 자리를 차지해야 지역주의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진보주의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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