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밥솥을 열었다.
갓 지은 보리밥 냄새에 아이가 먼저 달려온다.
“엄마~ 냄새 좋아!”
나는 그 말에 슬며시 웃었다.
반찬은 간장계란, 김치, 그리고 멸치볶음뿐인데 아이는 너무 맛있다며 먹는다.
부족한 상차림이 미안했던 내 마음은
그 한마디에 녹아내렸다.
예전에는 더 많이 가져야, 더 멋진 삶을 살아야,
그래야 ‘행복하다’고 느꼈다.
남들과 비교하느라 마음이 늘 분주했고,
무언가를 쫓느라 오늘을 놓치기 일쑤였다.
그런데 육아를 하고,
두 아이와 함께 집 안이라는 작은 세상에서 하루하루를 살아내다 보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가진 것이 적어도,
나눌 수 있는 마음이 풍성하면
그건 가난이 아니었다.
아이들과 함께 종이박스를 모아 자동차를 만들고,
낡은 수건으로 인형 옷을 만드는 시간은
백화점에서 장난감을 사줄 때보다 훨씬 따뜻했다.
“엄마, 우리가 만든 거야. 세상에 하나밖에 없어!”
그 말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 아이들이 나보다 먼저,
‘소유’보다 ‘함께하는 마음’의 가치를 배우고 있었다.
하루는 아이가 말했다.
“엄마, 우리 부자야. 가족이 많잖아.”
그 말이 너무 고마워서, 그날 밤 나는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렸다.
“주님, 가진 것은 적어도
이 마음의 평안과 가족의 사랑만큼은
누구보다 부유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물론, 가난이 항상 아름답지는 않다.
생활비가 빠듯한 날엔 마음이 조급해지고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사주지 못할 때
죄책감이 밀려올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하나님 안에서 나를 다시 다잡는다.
‘비록 이 땅에서 부족해도
하늘에 속한 평안은 누구도 빼앗을 수 없다.’
‘오늘도 숨 쉬며 사랑을 나눌 수 있다면
그건 이미 충분히 잘 살고 있는 것이다.’
나는 지금 이 삶이 좋다.
돈이 많지 않아도,
매일 웃을 수 있는 가족이 곁에 있고,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고
감사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는 이 단순하고 조용한 삶이.
아이들은 나를 보며 자란다.
내가 돈에 휘둘리지 않고,
작은 것에 감동하고,
가난 속에서도 기도하며 감사하는 모습을 기억하길 바란다.
그래서 언젠가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이렇게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 엄마는 많이 가진 사람은 아니었지만,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어.”
그 한마디면,
지금 이 가난한 하루도 충분히 찬란해진다.
오늘 당신의 하루도 작지만 빛나고 있기를,
가난해도 마음이 부유한 삶을 함께 걸어가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