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는
자신들이 서로 다른 행성 출신이고,
따라서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다.
서로의 차이점들이 모두 기억에서 지워지면서
그들은 충돌하기 시작했다.
-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존 그레이 저) 中
남자와 여자는 같은 사람이지만 사고구조나 관심사 등 하나부터 열까지 정말 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가끔 서로 태어난 행성이 다른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들 때도 있다. 연애할 때는 서로 다른 행성에서 온 인류에게 매력을 느낀다. 하지만 결혼 이후에는 그 다른점 때문에 "내 발등을 내가 찍었다"며 후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면 어떤 남자와 결혼을 해야 하는 것일까?
결혼하고 살다 보니 참 놀라운 사실이 있다. 결혼 전 사랑을 할 때는 분명 그 남자의 다른 면이나 취향에 매력을 느꼈었는데 결혼 하고 나니 그 다른 점 때문에 힘들다고. 나뿐 아니라 많은 결혼한 친구들이 한결같이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나는 꼼꼼하지 못해서 적당히 하는 편인데, 그 사람은 그런 나와는 정반대였어. 매사에 정확하고 차분하게 설명을 해주는데 정말 든든하더라고. 이 사람과 결혼하면 안심이 되겠구나 싶었지.
그런데 결혼 하고 나니 매사에 지나칠 정도로 완벽을 기하고, 나에 대해 잔소리를 해대는 데 정말 괴롭다니까!"
"나는 씀씀이가 헤픈 편이었는데, 남편은 십원짜리 허투루 쓰지 않을 정도로 알뜰하고 계획적이더라고. 그 모습이 정말 좋아보였지! 그런데 결혼하고 나니 같이 마트에 가서 장을 볼 때도 100g 단위 가격까지 일일이 체크하고 조금이라도 싼 것만 찾고 하다 보니 정말 피곤해. 내꺼 하나 살 때도 얼마나 눈치가 보이는지 ㅜ "
이처럼 연애할 때는 그가 나와 다른 면에 매력을 느끼고 반했던 사람들이
바로 그 점 때문에 결혼을 해서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다소 둔감하고 무심한 편인 나에 비해, 자상하고 다정한 모습에 반해 연애를 하고 결혼까지 했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좋을 때도 많았지만 힘들 때가 더 많았다.
하지만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도 서로 같은 행성에 살게 될 때가 있다. 바로 취미생활을 함께 할 때다. 우리는 과거 스노우보드 동호회에서 만나서 결혼을 했다. 그런 만큼 기본적으로 액티브한 스포츠나 레저생활을 좋아한다. 일상에서는 서로 달라 티격태격하다가도
"당장 내일 oo갈까?"
라고 누군가가 급벙개를 제안할 경우 실천률이 거의 90%에 육박한다. 어디든 아웃고잉 하는 것을 즐기는 엉덩이가 무척 가벼운 부부이기 때문이다. 만약 한 사람이 액티브한 것을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하는데, 다른 사람은 집순이나 집돌이, 혹은 외출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둘 다에게 힘든 결혼생활이 될 수도 있다.
게임을 좋아하는 남편 vs 아이들과 캠핑을 가고 싶어하는 아내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를 꺼려하는 아내 vs 친구들과 자주 어울리기 좋아하는 남편
일에 모든 인생의 의미를 부여해서 워커홀릭인 남편 vs 칼퇴해서 집에서 가족과 식사를 하고 싶어하는 아내
등등은 최악의 부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둘만 지낼 때는 큰 트러블이 없더라도
아이가 태어날 경우 분명 문제가 생긴다. 그리고 누군가는 '독박육아'를 해야할 수도 있다. 누군가가 독박육아를 하는 집은(대부분 아내) 결코 화목하거나 평안할 수가 없다.
만약 그의 다른면 때문에 첫눈에 반했다고 해도 좀더 진지한 관계로 가기 전에 생각해보자.
나와 취향이나 취미의 접점이 있는가? 좋은 남편이나 아빠가 될 수 있는 사람인가?
실제로 결혼한 친구들의 한결같은 얘기는 이것이다.
"우리 남편이 만약 이렇게 육아를 남일처럼 생각하는 사람인줄 알았다면 절대 결혼하지 않았을 거야!"
연애를 넘어 결혼을 생각한다면 앞서 얘기한 두 가지를 반드시 생각해봐야 한다. 특히 같은 취미와 취향을 갖는다는 것은,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가 공존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 tv프로그램 '안녕하세요'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