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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지연 Feb 07. 2020

질리지 않게, 지치지 않게  '밀당의 기술'

  냉정과 열정 사이 연애의 온도 지키기

밀당[밀땅] : 남녀 관계의 미묘한 심리 싸움을 의미함


흔히들 밀당은 뭔가 '의도적'이라는 느낌 때문에 순수하지 못한 것으로 치부되곤 한다.  하지만 연애를 떠나 친구 사이에도 가족 간에도, 직장에서도 우리는 알게 모르게 '밀당'을 하고 있다.


부부 간에도 어떤 타이밍에 사과를 해야할지,

삐져야 할지 혹은 싸움을 걸어야 할지,

원하는 선물을 사달라는 말을 꺼내야 할지 분위기 파악을 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 드라마 속에서 밀당없는 순수한 매력을 뿜뿜하는 이들은 한결 같이 '잘생기고 귀여운 연하남'들인 경우가 많다. 이들의 순수한 직진을 거부할 여성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잘생기고 귀엽고, 능력까지 갖춘 연하남의 구애를 기대하기는 현실에선 쉽지 않을 터.


호감가는 그 남자와 썸을 타고 있거나 사귀게 되었다고 해서 게임이 끝난 것은 아니다. 이제부터가 시작인 셈이다. 연애를 지속해나가고, 원한다면 결혼으로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사랑의 감정을 키우고 유지해야만 한다. 이 때 필요한 게 '밀당의 기술'이다.


연애의 균형을 유지시켜주는 힘 '밀당'

잠시 이순신 장군의 명언을 떠올려보자.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 즉, 죽으려고 하면 살 것이요,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다라는 말은 전쟁에서만 필요한 말이 아니다. 우리의 연애에 있어서도 주옥같은 명언이 아닐 수 없다.


즉, 필포즉리 필리즉포(必捕卽離 必離卽捕)라고 할 수 있다. 잡으려고 하면 떠날 것이요, 떠나려고 하면 잡을 것이다. 세상의 이치이자 사람의 심리가 이렇다. 자신을 속박해오면 벗어남으로써 균형을 맞추려고 하고, 헤어지려고 하면 붙잡아서 균형을 맞추려고 한다.  이 적당한 균형을 잡는 일은 바로 '밀당'을 통해 이뤄진다.


과거 숱한 연애를 겪어오면서 느꼈던 것은 관계에 집착해서는 결코 좋은 결말을 보기 힘들다는 점이었다. 관계에 최선을 다하되, 그 관계를 유지하는 일에 중요성을 부여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가끔 본질을 잊은 채, 쓸데없는 부분에 과도한 중요성을 부여하곤 한다. 그것이 결국 관계를 망치는 지름길이 되곤 한다.  러시아 물리학자인 바뎀 젤란드의 '리얼리티 트랜서핑'이라는 책을 보면 "무엇인가에 대한 과도한 중요성이 쓸데없는 에너지를 만들어(잉여 포텐셜) 일을 방해하게 된다"는 구절이 나온다.

가끔 서로 사랑하는 일보다, 연애의 유지나 결혼에 골인하는 일에 중요성을 부여해서 연애를 그르치게 되는 경우가 많음을 볼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치다.


적당히 애가 타게 하라

연애의 묘미는 바로 적당히 애가 타는 마음에 있다. 설레는 마음, 애가 타는 마음이 없다면 정말 루틴이 돼버리고 말 것이다. 그래야 연애의 신선도를 유지시켜 질리지 않게 해준다. 상대뿐 아니라 스스로를 위해서도 그렇다. 그럼 어떻게 해야 적당히 애를 태우며 상대에 대한 마음을 더욱 깊게 만들어 줄 수 있을까. 사실 밀당은 힘들고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 아니라, 더 쉽게 연애를 하는 방법이다.


내가 가장 핵심으로 생각하는 것은 <만났을 땐 뜨겁게 사랑하되, 헤어진 후에는 냉각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데이트를 할 때는 그 사람과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갖는데 집중하고, 헤어진 후에는 잦은 연락을 궂이 할 필요는 없다. 즉, 현재에 충실한 연애를 하라는 것이다.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 이후에는 자기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내면 된다. 필요에 따라 언제 퇴근하는지, 퇴근 후 무엇을 했는지, 자기 전에 서로 통화를 하는 등 하루에 서너 번 연락을 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아니, 하루종일 너무 바빠서 혹은 친구들을 만나느라 연락하지 못한 날들도 적절히 가져라.

상대방이 이런 생각을 가질 정도면 충분하다.

분명 만났을 때 서로 너무나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왜 연락이 뜸할까?

그렇다고 잠수를 타라는 것이 아니라, 시시콜콜 일상을 공개할 필요 없이 적당히 궁금할 여지를 남겨두라는 것이다. 그와 만나지 않는 시간에도 자신의 일과 공부, 삶에 충실한 여자가 더 매력적인 사람이다.

그리고는 저녁에 만나거나 주말에 만나면 너무나 반갑고 즐겁고 시간가는 줄 모르게 그 사람과 데이트를 즐기면 된다. 그 만남이 너무 즐거워 한주 내내 그녀 생각이 떠오르고, 기다려지고, 만났을 때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를 떠올리며 되새김질을 하게끔 해주면 충분하다.  


남자에게 최악의 연애상대는 이런 사람이다

만났을 때 이유없이 토라지고(사소한 일로 삐졌는데, 절대 얘기 안해줌), 불만을 토로하고 그래서 데이트 내내 상대를 불편하게 하고, 각자 집으로 간 이후 상대방에게 카톡으로 '다다다다' 자신의 할 말을 던지는 사람이다. 게다가 시시콜콜 자신이 뭐했는지, 상대방이 뭐했는지를 궁금해하고 연락이 바로바로 오지 않으면 삐지고.. 그것을 꿍하고 있다가 만나서 풀려는 사람이다.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는 자신이 사랑하거나 기대하는 만큼 상대가 따라와주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외모가 예뻐도 매번 이런 패턴을 반복하는 여자라면 남자들도 지치고, 질리게 될 것이다.


연애를 쉽게 시작하지만, 오래 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자주 보곤한다. 사람마다, 상황마다 다르겠지만 밀고 당기는 밀당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에게 너무 많은 기대감을 갖고 그것을 상대가 채워주지 못한다며 징징대는 사람들도 많다. 물론 연애 초기에는 일을 할 때도 친구를 만나서도 온통 그 사람 생각뿐임은 당연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의 몸이 있는 곳에 몰입하고 그 관계를 충실히 해야지, 늘 그에게만 매달려 에너지를 쏟는 일은 상대방도 부담스러워지게 마련이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현재에 충실할 것, 그것이 바로 밀당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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