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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언철 May 29. 2023

절개 (반흔) 탈장


"선생님, 괜찮았는데 갑자기 수술 부위로 불룩 뭐가 튀어나오는데 괜찮나요?"

"배가 아프거나 튀어나와 있는 부분에 통증은 없으셨어요?"

"네, 그런 증상은 없었어요."

환자분을 침대에 눕히고 수술 부위를 신체검진을 해보았다.

수술 부위로 근육이 벌어진 부분이 만져지고 앉아계실 때는 불룩 나온 부분이 다시 제자리로 들어갔다.



 환자분의 진단은 절개 (반흔) 탈장이다.

절개 (반흔) 탈장은 수술 상처 부위로 균열이 생기고 복강 내 지방이나 장기가 빠져나오는 것을 말한다.

절개 (반흔) 탈장은 복부 수술 시행 후 흔히 생기는 수술 후 합병증 중에 하나이다. 일반적인 발생률은 복부 수술을 시행 받은 환자에서 많게는 25%까지 보고하고 있다. 절개 (반흔) 탈장 환자들의 60% 정도는 무증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선 탈장이 생기게 되면 복압이 높아지는 경우, 특히 서서 걷거나 운동을 하는 경우 상처 부위로 불룩 나오기 때문에 육안적으로 보이는 부분들 때문에 환자들이 미용상 문제를 호소한다. 그리고 균열이 생긴 부위로 장이 나오는 경우에 장이 탈장 부위로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지 않거나 (교액, strangulation, 6 ~ 15%), 탈장 부위로 나온 장이 꼬이게 되어 장이 손상되는 경우 (감돈, incarceration, 2%)처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절개 (반흔) 탈장은 수술로 교정을 시행하여도 재발을 잘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14 ~ 63%까지 수술 후 재발률을 보고하고 있다.현재 개복 수술보다는 복강경으로 시행하는 수술이 늘어나고 있지만 복강경 수술을 시행하면 절개 (반흔) 탈장의 발생률이 조금 낮아질 수는 있지만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복강경으로 시행하게 되면 절제한 검체를 끄집어 낼 수 있게 절개를 하게 되는데 절개된 부위에서도 절개 (반흔) 탈장이 발생 가능하다.


 수술 후에 절개 (반흔) 탈장이 잘 생기는 환자들의 특징을 연구한 결과들을 정리해 보면, 여성인 경우, 고령인 경우, 당뇨나 만성 폐쇄성 폐 질환이 있는 경우, 흡연을 하는 경우, 스테로이드 약제를 사용한 경우, 체지방 지수 (BMI)가 높은 경우, 이전 수술을 시행한 적인 있는 경우, 응급수술 시행한 경우, 수술 중 수혈을 한 경우, 수술 후 수술 부위 감염이 있었던 경우에서 발생할 수 있다고 일반적으로 보고하고 있다. 우선 여성인 경우는 임신과 출산을 하면서 복벽이 늘어나는 경험이 있고 상대적으로 복부를 지탱해 주는 복근의 양이 남성에 비해서 적기 때문이다. 고령인 경우에는 근육의 위축이 생기면서 상대적으로 복부를 지탱하는 힘이 약해질 수 있다. 당뇨는 수술 후 상처 회복이 더디고 상처감염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고 폐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기침을 하는 등의 복압이 높아지는 소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테로이드 약을 투여 중인 경우에도 상처 회복이 더디면서 문제를 발생할 수 있고 체지방 지수가 높은 환자의 경우는 체지방 지수가 정상인 환자에 비해 복압이 더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이런 여러 가지 소인이 환자의 경우, 수술 시행 후 복강을 봉합할 때 신경 써서 진행을 하지만 그래도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절개 (반흔) 탈장의 치료는 무증상이면서 크기가 크지 않을 경우 지켜볼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압력이 계속 가해지게 되면 탈장 부위가 넓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럴 경우 치료는 수술로 교정하는 수밖에 없다. 수술은 절개 부위를 다시 열고 균열이 생긴 부위를 당겨서 다시 봉합 후 인공막 (mesh)을 덮어 보강하는 수술을 시행한다. 복강경으로 수술을 시행할 경우에는 복강 내로 접근하여 탈장낭을 제거하고 인공막으로 막는 수술을 하게 된다.

 

고령의 수술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절개 (반흔) 탈장은 드물지 않게 외래에서 볼 수 있다. 육안적으로 보여 미용상 좋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치료는 수술로 교정하는 방법밖에 없어 환자의 상태와 재발 가능성 여부를 면밀히 살펴본 후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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