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고요,
나의 호구일지 3편(5월 31일~6월 6일)
검도 3주차. 당황스러움의 연속.
박치 오지고요
7번째 수업, 진도는 빠르게 흐르고 흘러 '빠른 동작'까지 배웠다. 오른발-왼발, 왼발-오른발로 이어지는 간단한 동작인데 왤케 어렵죠? 여기에 팔 동작까지 더하니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기분. 덕분에 몸치력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뻘쭘하고 민망한 표정을 마스크로 조금이나마 가릴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익숙해지면 잘하겠지, 뭐' 하는 커다란 배포도 마음을 다독여 본다.
건망증 오지고요
화요일 수업에선 매우 당황스러웠다. 왜냐하면 하루 전 날 수련을 했음에도 1동작, 빠른 동작의 내용이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하루 만에 몽땅 잊어버리다니, 이렇게까지 기억이 나지 않을수가 있는 겁니까! 뭘 하든 복습이 중요한듯.
근육통 오지고요
간만에 하체 근육통이 있는데 헬스 때문인지 검도 때문인지 모르겠다. 월요일에 검도 끝나고 헬스장에서 사이클 15분, 아웃 타이+이너 타이, 레그 익스텐션을 했고, 화요일엔 검도 가기 전에 사이클 30분을 탔다. 늘 그랬듯, 숨차지 않게 평이한 수준의 운동이었다.
아니면 월요일 검도 수련 때 런지를 해서인가. 화요일 수련 후 스트레칭이 미흡해서일까. 이런저런 이유가 모두 합쳐져서일까. 어쨌든 운동이 잘 됐다는 증거이기도 하니까 뿌듯하다.
물집 오지지 않고요
5번째 수업, 오른 엄지 발가락에 이물감이 들더니 물집이 생겼다. 6번째 수업, 왼 엄지 발가락이 찌릿찌릿하더니 물집이 터졌다. 그리고 주말이라 수련을 쉬면서 어느 정도 회복됐다고 생각했는데 월요일, 화요일(7, 8번째 수업)에 다시 물집이 도졌다. 검도를 시작하기 전에 고민했던 것 중 하나가 물집이었는데 생각만큼 크게 괴롭진 않다. 배우는 기쁨이 약간 더 커서 그럭저럭 참을 수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동기 수련생들 중에는 나만 물집이 잡힌 듯하다(추정). "물집 잡히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소리쳐 묻고 싶지만 그냥 대일밴드 붙이고 조용히 수련하는 중^.^
10여 년 전에 팬플룻을 배울 때도 입술 아래에 혼자 심하게 생채기가 났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때는 힘 조절을 잘못해서였는데 이번에도 그런 건 아니겠지. 자연스러운 흐름이겠지.
여전히 낯선 것들 투성이인 검도 초보자의 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