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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 Nov 15. 2023

누구나 스승이 된다

"초보자는 대련할 때 2가지만 신경 써서 할게요. 물러서지 않기, 상대가 공격하면 나도 같이 공격하기."


"나는 도장에서 인생을 배워. 배에 구슬이 있다고 생각하고 구슬이 흔들리지 않도록 중단 자세를 잡는 것처럼 인생에서도 중심을 딱 잡고, 지쳐도 물러서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서 상대방 머리를 딱 치면 되는 거거든. 관장님이 하시는 말씀이 다 인생이랑 엮여서, 그게 참 좋아."


일주일에 4번, 하루에 1시간 20분씩 얼굴을 보지만, 연락처는 모르는 관계. 그래서 안 보이면 궁금하고, 간만에 보면 반가운 사이. 수련 전후로 가벼운 농담을 나누고, 운동에 대한 소소한 후기를 나누는 관계. 특히 비슷한 시기에 검도를 시작한 관원들과는 서로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그야말로 동기 같은 사이. 성별이나 연령대에 구애받지 않고 정을 나눈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개인 운동이 아닌 단체 운동을 함으로써 따라오는 부가적인 감정들, (아마도) 유사한 감정을 경험할 사람들과의 대화. 집으로 향하는 길 위에서 주고받은 이야기 중 인상 깊은 장면을 기록해둔다. 같은 시간을 공유했음에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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