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양 Mar 01. 2019

복합문화공간 무양주택 기초 인테리어

이 집은 단열이 안됩니다. 사장님.

"사장님, 이 집은 단열이 안돼서 이 상태로 영업하면 여름에 냉방비, 겨울에 난방비 폭탄 맞을 수도 있습니다.." 인테리어 사장님이 말했다.


  우리는 공간의 주안점을 단열에 두고 싶었다. 그러나 단열을 제대로 하려면 아주 큰 비용이 발생하게 됨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차선책으로 합지공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서 말하는 합지랑 30T(30mm) 스티로폼에 석고보드 한 장이 붙어있는 것을 말한다. 어쩌면 이 정도의 단열은 낡은 무양주택에 부족하겠지만 여기는 세를 얻은 곳이지, 우리 집이 아니라는 현실을 자각해 더 좋은 것을 바라보지는 않는다. 


  합지공사에 앞서서 선행되어야 할 공사들이 있다. 구조의 변화가 있다면 합지공사 전에 모두 기초를 잡아놓아야 한다. 우리는 거실에서 안방으로 들어가는 벽을 잘라내기로 했다. 평소에는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되겠지만 때때로 열린 공연, 강연, 전시를 위해서라면 개방감이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때문에 벽을 잘라서 개방감을 줄 계획이다.  


1. 벽 커팅

 이름은 모르지만 저 장비를 사용해서 벽을 조금씩 허물었다. 인테리어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눌 때 커팅이라는 용어를 쓰셔서 큰 그라인더 같은 것으로 벽을 커팅 하는 줄만 알았는데, 저렇게 아주 조금씩 벽을 허물어 나갔다. 원하는 정도까지 벽을 허문 후 망치를 이용해 면을 정리했다. 예상대로 벽을 커팅하고 난 뒤 개방감이 훨씬 좋아졌다. 원래는 벽을 아예 다 허물고 싶었는데, 안전을 포기하면서까지 위험성을 가진 집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같은 원리로 창을 내는 작업도 진행이 됐다. 무양주택은 채광이 좋아서 점심쯤부터 해가 질 때까지는 빛이 정말 잘 들어온다. 그런데 딱 방 하나만 사방이 벽에 꽉 막혀 채광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공간의 디자인을 도와주시는 분이 고심하여 창을 내는 것을 제안해주셨다. 창의 크기는 안전한 선에서 최대한 크게 내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 공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나 걱정이 너무 많았었는데, 창을 내면 빛이 들어와서 자칫 버려질 수 있는 공간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생겼다. 

  뚫어 놓고 나니 생각보다 더 느낌이 좋아 아주 만족스러웠다. 벽을 커팅하고 망치로 마무리를 해준다. 우리는 이 벽면을 나무로 마감할 계획이다. 조금 진한 색의 스테인을 먹은 나무와 빛이 만들어낼 그림이 기대된다. 내 머릿속에는 너무나 예쁜 그림이 그려져서 때때로 이 아이디어를 남들에게 자랑하듯 소개하곤 한다. 그러다 보니 생기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도 더러 있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다 보면 반응이 너무나 달라서 자신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상주에는 젊은 사람보다는 어른들이 많은데, 어른들은 이 디자인을 이해를 못 하고 갸우뚱한다. 반대로 젊은 사람들은 반응이 너무 좋았다. 


  결국 우리 공간의 주된 사용자는 청년이 되었으면 한다는 나름의 핑계를 삼아 자신감 있게 진행한다.


 이 밖에도 필요한 부분들은 일시에 정리를 해주는 것이 좋다. 인테리어 공사하는 것을 보니 스케줄에 맞춰 진행이 되는 것이 중요하게 느껴졌다. 자칫 한 작업이 계획과는 다르게 크게 진행이 된다면 뒤에 잡혀있던 일정들이 모두 취소되어 공사 기간이 늘어질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주인이 얼마나 정확한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서 돈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공사 기간에 여유를 가진 사람이라면 상관없을 수도 있겠다. 


  이렇게 나온 벽돌 잔해들은 건물 옆 안 쓰는 공간으로 옮겼다. 공사 중 나오는 모든 돌과 흙은 그곳에 모아 추후 미장하여 덮은 후 창고로 사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나는 이 벽돌을 옮기는 데모도 역할을 했다. 마땅한 장비도 없어 쓰레받 하나로 저걸 다 옮기려니 생각보다 힘들었다.


2. 거실 창문 프레임 리폼

  현관 옆에 달린 이 창문의 원래 색을 브로콜리 색이었다. 우리는 이 색이 맘에 들지 않아 유성페인트를 사서 덧입혔다. 유성페인트는 수성과 다르게 코팅한 듯 광택이 있고, 휘발성이 강했다. 칠하는 중간중간 신나를 보충해주면 농도를 맞춰 색을 입혀갔다. 가까이서 보면 매끈하지도 않고 다소 허접한 감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이마저도 무양주택의 매력이라 생각한다.


3. 주방 & 화장실 수도 설비

  카페의 형태를 하려면 주방의 수도 설비가 중요하다. 싱크대로 들어가는 급수와 배수시설과는 별도로 커피머신과 제빙기로도 급수와 배수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하지 않고 배관만 따와서 급배수를 한다면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먼저 제빙기의 경우에는 배수가 되지 않아서 제빙이 되지 않는다거나 배수(하수구) 냄새가 역류하여 얼음에서 하수구 냄새가 나는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커피머신의 경우에는 급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배수관에 커피 찌꺼기가 끼어 배수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무양주택은 싱크대와 제빙기로 가는 급수, 배수를 설치했고, 커피머신으로 가는 급수, 배수관을 별도로 설치했다. 홈 카페를 추구한다거나 핸드드립, 더치커피 위주로 판매할 계획은 가진 사람들은 고려하지 않아도 괜찮을 사항들이지만 일반적인 카페의 형태를 갖추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4. 전기공사

  무양주택은 천장으로 얇디얇은 전깃줄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우리는 이것들을 제거하고 정리했다. 전기공사를 하면서 인테리어 사장님께서 여러 가지 사항들을 사전에 알려주셨다. 먼저 사용량이 큰 커피머신, 냉난방기는 별도로 전기를 연결해야 한다. 흔히들 전기를 딴다는 용어를 사용한다. 용량이 큰 커피머신 따로, 냉난방기 따로 전기선을 따야 한다. 현재는 두꺼비집도 외부에 위치해 있는데 이것을 실내로 옮기는 것이 바람직하고, 조명들은 주방에서 일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안내해주셨다.


  현재 전기용량은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3kw인데, 5kw까지는 무료로 증설이 가능하다. 우리는 당초 10kw를 원했는데 인테리어 사장님께서 먼저 5kw로 사용해보고 필요시 증설하는 것을 안내해주셨다. 5kw로는 무조건 부족하다. 최소한 커피머신 1대와 냉난방기 1대, 오븐을 사용하는 가게라면 10kw까지는 전기증설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5. 합지(단열 작업)

  무양주택은 벽돌로만 올려진 집이기 때문에 단열 작업은 불가피했다. 무양주택은 벽 면도 많이 울퉁불퉁하고 거친 데다 천장까지 높이는 4m다. 게다가 방 4개, 화장실, 다락방, 보일러실까지 총 7개로 구분된 장소를 작업하다 보니 합지 작업자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다. 2일 예상한 작업은 3일을 꽉 채워 간신히 끝낼 수 있었다.

  합지 팀이 면을 잘 잡아주셔서 큰 유격 없이 단열 작업을 완료했다.


 6. 퍼티(빠대)

  우리 인테리어 공사에는 도색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 이유는 딱 하나. 당연히 비용 문제다. 도색을 제대로 하려면 보통 2-300만원은 사용한다고 한다. 우리는 모든 벽을 흰색으로 칠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인테리어 내용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런데 우리를 못 미더워하신 건지 사장님께서 빠대 기술자분을 불러주셔서 우리가 직접 하지 않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우리가 했으면 아주 큰일 날뻔했다. 유튜브로 학습한 퍼티 작업은 어렵지 않았는데 막상 해보니 정말 쉽지 않았다. 이래서 기술자를 써야 하는구나 하며 다시 한번 쓴맛을 봤다.


  퍼티 작업을 위해서는 핸디코트라는 제품이 있어야 한다. 가격은 대략 2만원 내외다. 핸디코티는 개봉하여 바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물을 넣고 교반을 해줘야 한다. 교반기가 없을 경우에는 물을 넣고 직접 교반하면 된다.

  합지공사에 따른 이음새 부분에 퍼티 작업을 해주는 것인데, 먼저 조인트테이프를 붙인 후 퍼티 작업을 해야 한다. 조인트 테이프는 망사같이 생긴 테이프인데 망사테이프, 매쉬테이프라고도 불리며 이음새 부분이 터지는 것을 방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퍼티는 1차적으로 조인트테이프를 붙이고 작업을 한 후 바싹 말린다. 그 후 2차 작업을 하는데, 2차로 할 때는 더 넓은 면으로 펼쳐줘야 페인트 질할 때 고른 면을 만들어 낼 수 있다.


 7. 사포질, 페인트

  퍼티 작업 후에는 퍼티와 석고보드 이음새 부분을 사포질해줘야 한다. 사포질을 함으로써 층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여 매끈한 면을 얻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직접 했던 작업 중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이 사포질이었다. 무엇보다도 먼지가 엄청나게 많이 생겨서 온몸에 먼지를 뒤집어 쓸 수 밖에 없었다. 인테리어 사장님 하시는 말씀이 도색작업하면 가장 큰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 이 기초작업이라고 하셨다. 그만큼 시간과 노력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작업이다.


  사포질을 할 때는 손에 조각을 들고 하는 것보다 각목에 사포를 말아서 넓은 면을 일정하게 갈아 줘야 한다, 작업 속도도 빠르고 일정한 면을 유지하기가 쉽다. 사포는 180, 220방을 사용하면 된다. 


  사포질로 생긴 먼지들이 벽에 달라붙어 있는데, 페인트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이 먼지들도 제거해 주어야 한다. 에어건으로 불어준 후 마른 수건으로 정리해주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한다.

  이렇게 페인트까지 진행했다. 친구들을 다 불러 페인트칠을 하는 유난을 떨어버렸다. 앞으로 남은 공사는 몇 개 없다. 페인트를 약 3회 정도 입힌 후 목수가 투입되어 주방, 화장실, 다락방, 보일러실에 작업을 하고, 주방집기를 들여오고, 가구와 소품을 배치하면 준비가 끝난다.


  3월까지 내다봤던 것이 눈앞에 가까워져 오고 있다. 참 설레는 시간들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인테리어의 시작은 철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