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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제 Sep 09. 2021

이 작은 세계가 내게 주는 좋은 것들.

- 나의 창가텃밭 이야기 -


로즈마리 물꽂이가 성공했습니다.

몇 번의 실패 끝에 해낸 첫 성공이라 정말 감격스러울 정도예요.




지금 기르고 있는 것은 바질화분 하나, 로즈마리 화분 두 개, 그리고 막 옮겨심기에 성공한 조그만 로즈마리까지 입니다.


로즈마리 가지를 잘라 물에 꽂아두었더니 뿌리가 자랐고, 그렇게 뿌리를 한참 기른 후 드디어 흙에 심어줬어요. 이제는 흙에 뿌리를 내리고 쑥쑥 잘 자라고 있어요. 바질은 다이소에서 산 바질 씨앗을 물에 살짝 불려 흙에 바로 심어줬어요. 심은지 얼마 안 된것 같은데 화분보다 더 커다랗게 자랐습니다.


저는 매일 아침 일어나면 먼저 로즈마리와 바질의 상태를 확인하고 겉 흙이 말랐다면 물을 흠뻑 줍니다. 요즘의 목표는 로즈마리 화분 흙에 촉촉한 이끼 이불을 만들어 주는 거예요. 로즈마리랑 바질 키우기는 꽤나 재밌어요. 원예나 식물에 특별히 관심있던 건 아니지만, 일부러 시간내서까지 돌보는 걸 보면 꽤나 좋아하는 가봐요.



물꽂이했던 로즈마리 - 이제 많이 자라서 새로운 곳에 심어줬어요.



서론이 길었는데,

이 작은 창가텃밭은 제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저에게 여러가지 것들을 주고 있어요.



햇살을 반기게 되었다.

저는 굉장히 야행성이어서 밤 늦게까지 깨어있다가 해가 중천이 떠서야 잠에서 깨곤 했어요.

아주 가끔은 새벽해를 보고나서 잠들 때도 있었죠. (올빼미인 분들이 그렇듯, 밤에 더 능률이 좋아서예요.)


그런데 조그만 자취방 창가에서 화분을 기르다보니, 아침 햇살을 반기게 되더라고요. 제가 사는 곳은 창문이 동쪽으로 나 있어서 아침부터 오전까지 햇빛이 잘 들기도 하거든요.



흙 냄새를 맡게 되었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읩 분들처럼, 저 역시도 흙을 볼 일이 거의 없는 도시에서 살고 있어요.

과장 조금 보태서, 한 줌만한 흙에서도 꽤나 싱그러운 냄새가 납니다.


화분 속 이 작은 자연이 저희집 싱그러움을 담당하고 있어요.



요리를 즐기게 되었다.

제 키우고 있는 바질을 직접 수확해 바질페스토를 만들어 먹었고, 샌드위치애 로즈마리 잎을 따서 넣어 만들어 먹곤 해요. 이걸 본 제 친구들이 "키워서 잡아먹기"를 한다고 말하더라고요.


맞아요. 사실은 일부러 먹을 수 있는 허브 종류만 기르고 있는데, 그래서 바질과 로즈마리가 잘 자라면 더 뿌듯하답니다.



아침마다 화분을 들여다보는 습관이 생겼다.

한 번 들여다볼 때마다 또 언제 이렇게 큰 건지 싶을 정도로 쑥쑥 자라있는 걸 보면 뿌듯하기 그지없어요. 이래서 반려식물이라고 하나 봐요. 그리고 잎파리가 시들거리면, 물을 덜 줬나 싶어 걱정도 되는데, 그러다 새 잎을 튀우고 있더라고요.


이제 창가텃밭은 저의 큰 취미이자, 삶의 일부분이 되었나봅니다.





물에 불린 바질씨앗도 심고, 물꽂이 해둔 로즈마리도 흙에 옮겨심는 영상이에요.

살짝 궁금하신 분들만 보세요 (수줍)





스제의 다른 에프터토크가 궁금하다면,

https://brunch.co.kr/@sze/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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