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에서 번지점프를]
낭만浪漫에 대하여 생각해본다. 낭만은 로망스라는 단어를 나쓰메 소세키가 음차하여 번역하면서 로망(ろうまん)이 되었고, 후에 한국으로 들어오면서 낭만이 되었다고 한다.
한문을 검게 배우지 못한 나는 낭만은 무언가 가득 차 있는 뜻이라고 생각했다. 가득 차서 흘러넘치는 상태. 그렇기에 쏟아붓고 온통 범벅이 되어 온 세상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마음을 상상하였다.
오해였다. 정작 낭만이라는 글자는 물결 랑, 흩어질 만으로 이루어진다. 잔물결이 일렁이다가 어느새 흩어져버리는, 마치 마음을 쏟아버려 텅 비어버린 상태일 테다. 부딪히고 뒤집히고 부서지고 부서뜨리는 것.
어쩌면 낭만의 본질은 흩어짐에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투신으로 비로소 비상하는 것들이 낭만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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