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지금 군위에 왔어. 내가 오래전부터 가고 싶어 했고 우리 같이 가기로 했던 곳이라 무언가 해결해야 할 것만 같은 숙제로 남아있어서. 오늘 아침엔 또 눈물이 났어. 예전에 내가 술에 취해서 너에게 전화했던 거 기억나려나. 그렇게 추억을 되감다 보니 네가 흘리고 간 추억들을 내가 주워 담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어. 말하자면 추억 청소부랄까. 그러다 보니 추억 미화원이라는 말이 떠오르더라고. 응. 추억 미화원. 나는 추억을 아름답게 하면서 주워 담아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만들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아무튼 잘 지내보려고 노력할 테니까. 응. 나야 건강하니까 걱정하지 말고. 밥이야 잘 챙겨 먹지. 잠도 잘 자고. 그래. 너도 아프지 말고 잘 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