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잘 살다가도 갑자기 길을 잃은 듯이 굴 때가 있다. 이럴 때면 어찌할 줄을 모르겠다.
술을 먹어야 하나? 아주 쉬어야 하나?
삽질이라고 생각되는 한 순간이 나중 가서는 중요한 역할을 할 때가 있다. 이런 순간이 나에게는 큰 의미로 다가왔다. 그리고 미래를 버티는 현생에 의미를 주게 되는 계기이기도 하다. 그게 실재하든 아니든 희망적인 결말을 상상하며 현실을 살아간다.
그렇더라도 보장된 미래를 바라는 것이 인간의 어쩔 수 없는 욕망이 아닌가. 이럴 때면 생각한다.
다들 맨 정신으로 살고 있는 걸까?
막상 대화를 해보면 다들 '그냥 살아~' 한다. 그럼 함박웃음을 짓고 아하하하 다들 그렇게 사는 거야? 하며, 안도 섞인 웃음과 허탈한 웃음이 동시에 터져 나온다. 아빠는 그래서 그렇게 술을 마셨을까?
항상 대답은 '잘 모르겠다'로 귀결되는데 이제는 이 결말이 지겹다.
어찌 되었든 계속 살기로 했으면 버티는 수밖에 없다는 건 안다.
하지만 어떻게?
삶이라는 생태계가 알아서 피어나고 지는 걸까.
나는 버티기만 하면 어떻게든 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