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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스텔라 Apr 11. 2021

好意(2020)

마음 베풂






마음만으론 알 수 없어요.

말 않으면 내 마음이 정답이 돼요.


아무리 호의라도

이랬다 저랬다 하면 안 한 만 못해요.


호의로 쥐락펴락

마음 저울질은 싫어요.


내 곁이 좋으면

그냥 편히 있으면 돼요.

예쁜 미소면 충분해요.


길가 풀밭 야생화 곁

나풀나풀 하얀 나비


선물처럼 나타난

순수한 마음이 좋아요.






코로나로 아이들이 한참 학교 등교를 하지 못했었다. 이른 아침 아이들 자가진단 여부를 확인하고, 줌으로 조회에 참석하는 아이들을 맞이했다.


어김없이 번갈아가며 늦는 아이들에게 전화를 걸고, 그래도 통화가 안되면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다. 무단지각이나 수업에 불참하는 일이 없게 통화가 될 때까지 신경을 써야 했고, 그래도 통화가 안되면 마지막으로 문자를 남겼다.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도, 집에 엄마가 있는 집에도 교실로 등교하는 일상보다 훨씬 품이 많이 드는 반복되는 일과였다.


아이들이 없는 학교는 급식도 없어 급식비를 내고 먹던 우리도 각자 먹거리를 챙겨 와야 했다. 배달 음식은 금지였고, 각자 도시락을 준비해 오거나 간단히 컵라면을 먹거나 근처 김밥집에 가서 주문한 김밥을 가져다 먹었다.


각 학급 교실에 자리를 잡고 온라인 수업에서 아이들을 만났고, 출석 확인과 강의 이수 여부를 놓고 핸드폰과 노트북과 씨름을 하는 것이 일과였다.


줌 수업이 일상이 되기 전, 온라인 수업 제작을 위해 새로운 제작 툴을 익히고 수업자료를 만들어 업로드하는 일로 새벽까지 깨어 있거나 꼬박 날밤을 새는 일도 있었다.


가르쳐 주는 사람이 따로 없으니 교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조언을 구해가며 혼자 연구하거나, 인터넷 키워드 검색으로 서툰 걸음을 하다 보니 작업은 더디고 힘들었다. 그래도 해놓고 나면 성취감 덕분에 다시 도전할 수 있었다.


교육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도전적인 일상이 계속되었지만, 같은 교무실을 쓰는 동료들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졌다.


그러는 중에 어쩌다 보니 좀 불편한 일도 생기더라. 그때 그 마음을 글로 담아 보았다.


친절과 호의는 반갑고 고맙지만, 마음이 불편하면 받는 사람도 그걸 '좋은 뜻'으로 받기는 참 어렵다.


차라리 관심 안 가져주는 게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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