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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성훈 Jul 19. 2019

스페인여행 알고 가자

스페인 여행(3부 - 스페인의 지금과 카탈루냐의 독립)


  안녕하세요 정성훈입니다. 제가 좋은 기회로 세계 곳곳을 여행 다니게 되었는데요.

 “와! 저 건물 너무 멋있다!”

 하고 끝나는 여행이 제 스스로 너무 안타까워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각종 유적지나 건축물에 역사적 맥락이나 의의를 접목시킬 수 있으면, 훨씬 의미 있는 여행이 될 거라 믿으며 시작해보겠습니다.






나폴레옹 전쟁



 격동의 근대사를 맞이하게 된 스페인은 나폴레옹 전쟁 이후, 왕당파와 자유주의자들의 대립이 심화되면서 19세기 동안 세 차례나 내전을 겪게 된다.


 그러던 1898년, 쿠바의 독립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미국과 전쟁을 하게 된 스페인은 미국에 완패하여 쿠바, 필리핀, 괌, 푸에르토리코를 빼앗기게 된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지만 스페인은 참전하지 않는다. 이후 쿠데타에 의해 군부 독재 정권이 수립되기도 하지만 1931년에 총선에서 승리한 공화주의자들이 공화정을 선포하여 공화국이 수립된다.


 1936년, 선거에서 좌파연합인 ‘인민전선’이 승리하자 이에 반발한 왕당파, 군부, 교회 등 우파 세력이 반란을 일으키게 되어 또다시 내전이 발발한다.

 1939년, 나치 독일과 이탈리아의 지원을 받은 ‘프란시스코 프랑코’ 장군의 세력은 내전에서 승리하여 좌파세력을 몰아낸다.


프란시스코 프랑코


 이렇게 집권한 프랑코는 나치 독일에 협력하며 유대인을 처벌하기도 하지만, 막상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지는 않는다. 그동안 관여한 전쟁에서 다 패배하다시피 했는데, 다행인 일이었다. 그렇게 무사히 2차 세계대전을 넘긴 스페인은 36년 동안 프랑코의 독재정권 하에 있게 된다.


 1975년, 부르봉 왕가의 왕정복고를 유언으로 남긴 프랑코가 사망하자 부르봉 왕가의 후안 카를로스 1세가 왕위를 이어받게 된다. 하지만 1978년, 카를로스는 이내 권력을 내려놓고(아마도 어쩔 수 없이) 입헌군주제를 확립하는 ‘신헌법’을 승인한다.


 이리하여 입헌군주제 국가가 된 스페인은 민주화를 이뤄내며 지금의 스페인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하지만 요즘 적극적으로 카탈루냐가 독립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스페인 정부는 독립을 허용해 줄 생각이 없다. 이유가 뭘까?







왜 카탈루냐는 독립을 주장하고, 왜 스페인 정부는 이를 막으려는 걸까?



 *다시 한번 장황하게 설명하기에는 중복되는 내용들이 많아서, 앞선 글을 읽고 오셔야 이해하기에 용이한 점 미리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카탈루냐 지역


 TMI이지만, 개인적으로 축구 광팬인 나로서는 관심이 많이 가는 사안이다. 지도에서 볼 수 있듯, 바르셀로나는 카탈루냐 지역에 속해 있다.

 카탈루냐가 독립하게 되면 스페인 축구리그인 라리가에서 바르셀로나를 못 보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내 욕심으로 카탈루냐의 독립을 반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관심을 갖고 알아보게 되었다.




 아주 먼 옛날로 돌아가면, 지금의 스페인 지역은 로마제국의 영토였다. 그리하여 당시 스페인 사람들은  로마 라틴어의 구어체인 통속 라틴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후에 카스티야, 아라곤 등 여러 왕국으로 분리되면서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라틴어가 변모하게 된다.


 이렇게 라틴어에서 파생된 라틴어 중 하나가 ’카탈루냐어’ 였고, 같은 지역에서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끼리 유대감과 공통의 정체성을 갖게 된다.


 스페인이 여러 왕국으로 나뉘어 있을 당시, 카탈루냐는 아라곤 왕국에 속해 있었다. 딱히 차별을 받거나 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없이 잘 지내던 카탈루냐가 억압받기 시작하게 된 건 ‘스페인 왕위 계승 전쟁’ 때부터였다.


 당시 ’프랑스-스페인 연합’ vs ‘나머지 연합’ 으로 치러진 전쟁에서, 카탈루냐는 나머지 연합 쪽에 섰다. 즉,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원하며 반기를 들었다.


 하지만 대외적으로 전쟁은 ‘프랑스-스페인 연합’의 승리로 끝나게 되고, 반대편에 섰던 카탈루냐는 억압받기 시작한다. 자치권이 허용되지 않은 건 물론이고, 카탈루냐어의 사용도 금할 만큼 대대적인 억압을 받는다.


 지금 카탈루냐 사람들이 스페인에 대해 반감을 가지는 것도 이때 받았던 핍박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심지어 스페인 왕위 계승 전쟁에서 바르셀로나가 점령당했던 9월 11일은 카탈루냐에서 기념일로 지정해 놓고 기리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1931년, 스페인의 공화정 수립으로 제2 공화국이 되자, 카탈루냐는 자치권을 수복하며 상황이 좋아진다.


 하지만 5년 후, 프랑코 반군과 공화국 정부 사이에서 일어난 스페인 내전에서 카탈루냐는 다시 지는 쪽에 서고 만다. 그리하여 프랑코 독재기간인 약 40년 동안 카탈루냐는 다시 억압과 차별을 받게 된다.


 자, 그러면 이러한 억압의 역사 때문에 카탈루냐는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이뤄내려는 것일까?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면에는 좀 더 현실적인 이유도 있는 것 같다.




 예로부터 카탈루냐 지역은 무역의 중심 지역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유한 지역이었다. 물론 현재도 스페인의 다른 지역들보다 훨씬 부유한 지역이다.


 최근에 경제 위기까지 겪은 스페인에게는 없어선 안 될 지역이 바로 카탈루냐 지역이다. 반대로 독립에 찬성하는 카탈루냐 인들은 스페인 정부가 지나치게 많은 세금을 거둬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즉, 카탈루냐가 독립을 이뤄내면 지금보다 적은 세금을 낼 수 있으니 자신들의 부의 축적이 용이해진다는 것이다. 결국, 문제는 돈이었다.


 다시 한번 언급하자면, 최근의 극심한 경제 위기를

겪다가 다행히 회복세에 접어든 스페인으로서는 스페인 경제의 근간이 되는 카탈루냐의 독립을 결코 승인할 리 없다. 게다가, EU 등 주변국들도 상황의 급변을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하니 당장은 카탈루냐의 독립이 불투명한 것 같다.


 카탈루냐 인들에겐 죄송한 말씀이지만, 당장은 ‘엘 클라시코’를 잃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다행이다. lol


카탈루냐 국기를 흔들며 독립을 주장하는 카탈루냐인들




*세계여행 사진들은 여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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