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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현 Oct 09. 2022

대장간에서 압연기까지_5

꼬리에 꼬리를 무는 소성가공 이야기

   예고한대로 자동차 강판 제조 공정을 중심으로 압연 이야기를 푼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철 이야기_3에서 훑어본 것처럼 일관제철소에서 철광석으로 강판을 만들어 내기까지는 고로-제강-연주-압연 공정을 거친다. 압연은 최종 공정인데 자동차나 가전, 건축 외장에 쓰는 얇은 강판은 압연도 두 단계를 밟아야 한다. 먼저 열간압연(hot rolling), 줄여서 열연, 그 다음 마지막 공정이 냉간압연(cold rolling) 혹은 냉연이다. 사실 냉간압연도 두세 단계로 갈라지므로 압연만 여러번 해야 하는데 그건 좀 있다가 얘기하기로 하고..


   대한민국 최초의 일관제철소 포스코, 옛 이름 포항종합제철은 공정의 역방향으로 건설되었다. 먼저 냉연 공장들부터 짓고, 다 지어갈때 쯤 열연공장을 시작했다. 그리고 중간재인 열연 제품을 수입하여 냉연 강판을 생산하면서 열연공장을 완성하고, 열간압연의 소재인 슬라브(slab)를 수입하여 열연을 가동하면서 연주공장, 제강공장과 고로를 지었다. 정방향으로 건설하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절감되었음은 물론이다. 냉연강판을 판매한 수입금이 열연공장 건설에 들어갔고 자체 냉연공장에서 소화하고 남은 열연제품을 판매하여 그 돈을 연주공장 건설에 보탰다.

   21세기인 지금으로도 벅찬 일을 1968년, 아무것도 없는 포항 바닷가에 첫 말뚝을 박고 그로보터 5년 뒤 고로까지 건설한 선배들에게는 어떤 경의도 모자란다. 불가능한 일을 완벽하게 가능으로 바꾼 고 박태준(朴泰俊, 1927~2011) 명예회장은 그에 대해 정치적으로 무슨 말들을 하든 포스코를 세운 공적만으로도 한국 현대 위인들 다섯손가락 안에 들어가야 한다고 믿는다. 그와 포스코의 성공 비결은 안전검사 불합격하면 다 굳은 콘크리트도 폭파해버리는 식의 '군바리' 정신이 컸지만 그것와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혈연보다 더 강한 유대가 크게 작용했다. 그 당시 국영이든 민자든 모든 기업들이 차관을 분배받으면서 공화당에 리베이트를 헌납하는게 당연시되었고 국영이든 민자든 기업주가 수시로 기관에 불려다니는게 공공연한 비밀이었는데, 박태준의 포항제철은 정치권에 1원도 뜯기지 않았다. 뒷날 혜안임이 밝혀진 과감한 결단도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예를 들어 포항에 콘크리트 파일을 박기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건설한 건물은 공장이 아니라 외국 기술자들을 위한 호텔이었다. 차관 집행 감사하는 국회의원들이 실신할 지경이었으그러거나 말거나, 박정희의 강력한 '빽'이 질주를 가능하게 했다.

불량 콘크리트 폭파. 하바드 MBA 교재에 우수 경영관리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유감스러운 일도 없지 않다. 생산 설비를 자생 기술력을 키워 제작하기보다 외국사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한 일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한정된 자원으로 짧은 기간에 제철소를 건설하려면 어쩔 수 없었다고도 할 수 있으나 일부 불필요한 영혼의 의존까지 한 것 같다. 미쓰비시중공업(現 프라이메탈스 테크놀로지스) 엔지니어들은 포스코의 회장실부터 화장실까지 모르는 곳이 없다고 자랑 많이 했다. 포스코의 역사적 제품, 포항 1열연 제1호 코일은 포스코 역사관이 아니라 미쓰비시중공업 히로시마제작소 마당에 전시되어 있다. 거저 가져가지는 않았겠지만 아무래도 선배 기술자들에게는 인문학적 사고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몇가지 용어

   

   전개를 위해 압연 용어 몇가지를 먼저 소개한다.

   1) 일단 압연 롤(roll)에 대해.

   압연은 회전하는 상하 두개의 원통 모양 롤 사이로 제품을 통과시키며 그 롤을 눌러 소재를 성형하는 작업이다. 롤 양쪽 끝은 베어링과 그 베어링이 장착된 블록(초크 chock라고 한다)이 조립되어 있고 초크를 나사나 유압으로 눌러 압하력(separating force)을 발생시킨다. 양쪽 초크는 압하력, 롤 중앙부는 제품의 반력이 작용하므로 롤은 필연적으로 휘게(bending) 된다. 강판 압연의 경우 제품 폭이 2000mm를 넘나들고 롤 지름이 최소 수백 밀리미터라 그 롤이 휜다는게 상상이 안되겠지만 휨 때문에 제품 중앙부와 가장자리의 두께가 다르다.


   2) 여기서 다단 압연기(multi-high rolling mill)가 등장한다.

   압연기에서 제품에 직접 접촉하는 롤을 work roll이라 한다. 위 아래 각각 1개씩의 워크롤만 있는 압연기를 2단 압연기, 영어로 2-high mill이라 한다. 2 high를 2-Hi처럼 줄여서 표기하기도 한다. 워크롤 위 아래에 롤이 한개씩 더 있으면 4단 압연기(4-high mill)이며 이렇게 위아래에서 워크롤를 받치고 있는 롤을 백업롤(backup roll)이라 한다. 롤이 홀수거나 플래니터리 압연기처럼 어러개의 워크롤을 한개의 백업롤이 지지하는 형식도 있으나 99%의 압연기는 짝수, 즉 제품을 기준으로 위 아래 같은 롤 수를 갖는다. 롤 수가 6개, 즉 6-high면 어떻게 될까? 워크롤 위(아래)에 백업롤, 그 위(아래)에 또 백업롤이다.

여러가지 압연 롤 구성

   아주 독특하게 워크롤 두개를 18개의 백업롤이 받치는 형식의 압연기도 있다. 발명자의 이름을 따서 젠지미어 압연기(Sendzimir Mill), 현장에서 보통 센지미어밀이라 하는 극박판 냉간 정밀압연기걸작이다. 내가 본 중에 가장 아름다운 기계라 하겠다.

   롤이 3개인 3-high mill은 제품 패스에 따라 바깥의 롤 두개가 백업롤이 되기도 워크롤이 되기도 한다. 이 압연기는 길이가 짧은 제품을 압연기 양쪽으로 왕복 패스시켜 압연을 하는 방식이다. 롤은 한방향으로만 돌아가므로 워크롤 상부와 하부에서 제품 진행방향은 반대다. 워크롤 상부에서 압연하고 빠져나온 제품을 워크롤과 하부 백업롤을 사용하여 반대 방향으로 압연하기를 반복한다. 이 작업은 제품 핸들링을 사람 손으로 하기 때문에 팔뚝이 굵어야 한다. 그런데 산업혁명 시기에 사용되었던 압연기가 놀랍게도 아직까지 쓰이고 있다.

산업혁명기의 3단 압연기

   10년쯤 전인 2011~12 연간나는 오스트리아 출장중에 이 방식의 압연기를 실제로 가동하는 공장에 가 보았다. 저 쪽에서 피리부는 사나이가 나타날 것만 같은 시골 마을이었고 졸졸 흐르는 시내 옆 고풍스런 공장에서 남녀 한팀 노동자들이 압연을 하고 있었다. 야구모자를 쓴 다부진 체격의 젊은 처자가 굵은 팔뚝을 드러내고 작업에 몰두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요새 세상에선 워낙 생산성이 낮은 작업 방법이라 일반 강종은 채산이 맞지 않고, 고속도강(high speed steel)같은 극히 특수한 강종을 가공하는 공장이다.


   아뭏든 이렇게 다단 롤을 배치하는 것은 워크롤의 휨을 줄이기 위해서다. 휨을 작게 하기 위해 워크롤을 무작정 굵게 할 수도 없고, 제품이 얇아질수록 워크롤도 가늘어져야 하므로 백업롤로 보강하는 이외의 대안이 없다.


   굵고 가는 단어가 나온김에 샛길로 또 한번 새야겠다. 분명히 '가늘다'의 반대말은 '굵다', '얇다'의 반대말은 '두껍다'이다. 두꺼운 다리, 얇은 국수 같은 어법이 어떻게 나왔는지 잘 이해가 안된다. 분명히 그렇게 쓰는 사람들이 모두 언어영역 9등급은 아닐텐데 어찌 된 연유일까?


   3) 압하량(reduction)은 압연 롤 통과 전후의 두께 차, 압하율(reduction ratio)는 두께차를 원래 두께로 나눈 값이다. 10mm가 7mm로 되면 압하율은 30%다.


   4) 코일(coil)이란 두루마리 화장지처럼 둘둘 말린 강판을 말한다. 열간압연에서 나온 코일은 핫코일(HRC, Hot Rolled Coil)이라는 특별한 이름으로 부른다.


다시, 본문


   본문보다 사설이 더 길다. 다시 돌아와, 열간압연의 대략 라인구성은 다름 그림과 같다.

열간압연의 전형적인 라인 구성

   소재는 두께 250~400mm, 폭 1000~1500, 중량 15~20톤의 슬라브(slab)다. 이것을 가열로(reheating furnace)로 1000℃ 이상 압연온도까지 가열한 후 조압연기(roughing mill)로 압연을 시작한다. 조압연기는 본래 1대 또는 2대인데 요즘 신설되는 열연라인은 후술할 이유 때문에 보통 2대 이상, 4대까지도 둔다. 1, 2대로 운영되던 구형 열연라인도 추가 조압연기를 증설하는 추세고 증설되는 조압연기는 압하력이 기존보다 크게 한다. 조압연기의 압연 롤 수는 2단 혹은 4단이고 첫 스탠드를 2단, 두번째 이후 스탠드를 4단으로 하거나 첫번째부터 모두 4단 압연기로 조합한다.

2단(左)과 4단(右) 조압연기


   1번 조압연기의 앞에는 폭압연기라는 게 있다. 압연을 하면 두께가 줄어드는 대신 폭이 퍼지게 마련이라 폭퍼짐을 줄이기 위해 배치한 설비다. 이름과는 달리 폭방향 압연을 하는게 아니라 슬라브 양쪽 모서리를 탕탕 친다. 영어 sizing press를 마땅히 옮길 말이 없어 폭압연기라 하는 것이다.


   조압연기는 소재가 왔다갔다 하면서 약 10패스(왕복 5패스) 정도만에 두께를 20~50mm까지 줄인다. 이쯤 되면 소재 표면은 흑피(mill scale)라는 산화물로 뒤덮히게 되므로 다음 압연을 위해 이 흑피를 제거하는 디스케일링(descaling)을 거친다. 디스케일링은 고압의 물을 분사하여 단단한 산화물을 깨서 날리는 방식이다. 열간압연인데 물을 분사하면 소재 온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아직 두꺼운 소재라 표면이 일시적으로 냉각되어도 심부의 열이 올라와 곧 원래 온도와 별 차이 없게 회복된다. 조압연기에서 왔다갔다 하면서 지체되는 시간이 상당하지만 시간에 비해 소재 심부 온도가 그리 떨어지지 않는 건 압연이라는 변형 과정이 온도 상승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압연 소재는 이제 사상압연기(finishing mill)로 진입하는데, 그보다 전에 신기술이 하나 다. 4~5미터에 불과했던 슬라브 소재의 길이는 조압연을 하는동안 100미터 넘게 길어졌고 제품 선단(先段)과 꼬리의 온도는 상당한 차이로 벌어져 있다. 이대로 사상압연을 하게 되면 끝에 가서는 원하는 두께와 물성을 갖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한번 코일로 말아준다. 별도의 동력 없이 제품 선단을 위로 쳐 올려주면 제품이 여기까지 달려오는 관성력으로 제 혼자 말린다. 이 설비가 코일 박스(coil box)로서, 코일로 말렸다 다시 풀면 꼬리가 머리 되고 머리가 꼬리 되는 것이다. 이 글 대문 사진이 코일 박스다.


   열간 사상압연기는 4단 압연기를 6~8대 연속으로 배열한 mill train이다. 사상(仕上)은 일본식 한자어다. 일본어에 원래 있던 시아게(しあげ)라는 단어를 한자화한 것으로 한자의 원 뜻(벼슬할 사, 윗 상)과는 아무 상관 없다. 재미있다는 일본어 오모시로이(おもしろい)를 面白い로 쓰는 것과 같다. 얼굴이나 흰색과는 관계 없는 그저 음차다. 사상을 우리 말로 하면 마무리, 다듬질 정도가 되겠지만 매우 어색하다. 없는 말이 쥐어짠다고 나오는 것도 아니어서 仕上의 한국어 발음을 그냥 쓴다.

   사상압연기도 요즘은 6대로 운영되던 구형 라인 마지막 스탠드 다음에 한대를 증설해서라도 가능한 한 최소 7대는 갖추는 추세다. 열간 사상압연의 최종 두께는 1.4~22mm, 마지막 스탠드에서 출구 속도가  두께에 따라 분당 1천미터를 넘나드는 아주 빠른 압연이다.

7 stand 4-high Hot Finishing Mill


   압연기를 증설하면서까지 열간압연 능력을 증강시키는 이유는 수요처에서 요구하는 강판 스펙이 나날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자동차용 강판의 경우 현재까지는 인장강도 400~600MPa(메가파스칼)이고 인장강도 600MPa 정도면 고장력 강판(high tension steel) 대접을 받는데, 이 스펙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전기, 수소차 보급과 함께 좀 더 가볍게, 좀 더 강하게 차를 만들 필요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각국의 제철소는 고장력 강판 위주로 설비를 재편하고 있다. 지금은 고장력강이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는 GPa(기가파스칼)급 초고강도강(AHSS; Advanced High Strength Steel)이 시장의 대세가 될 것이 분명하다. 초고강도강 개발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자동차 강판의 내수용과 수출용 스펙이 다르다고 믿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는 걸 알고 많이 놀랐다. 망상의 기본은 머슴집 자식 근성인것 같다. 차별에 분노하는 것 같지만 차별 받는게 더 마음 편한 심리다. 그러나 자국 소비자를 차별하고 싶어도 차별 비용이 쎄다. 고장력 강판과 저품질 강판의 가격차가 나본들 자동차 제작비용 전체에 비하면 미미한데다, 제철소에 최소 몇달 전에 오더를 넣어야 하고 강판 강도에 따라 생산 라인과 작업방법이 달라져야 하므로 차별하지 않는게 경제적이다.


   초고강도강은 언뜻 쉽게 만들어낼 것 같다. 강의 강도를 증가시키는 합금 원소를 다량 첨가하면 된다. 우리가 늘상 쓰는 스테인리스강(stainless steel)은 600MPa이 기본이고 열처리에 따라서는 GPa을 쉽게 오르내린다. 고탄소강에 크롬을 넣은 베어링강은 최소 인장강도가 1.2GPa이다. 그러나, 이렇게 만든 고장력 소재는 단가도 비쌀뿐더러 가장 넘기 힘든 고지가 가공성이다. 소성가공성은 물론이고 특히 용접성이 매우 좋지 않다. 현장에서도 특수강은 특수한 기술자가 특수한 용접을 해야 한다.


   합금 원소를 조금만 쓰면서도 특수강의 강도와 일반강종의 가공성을 갖고 저렴하기까지 한 강종을 연구자들은 압연에서 찾았다. 강의 금속 입자를 미세하게, 조직을 치밀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압연 공정을 개선하여 많은 부분 해결 가능하다. 그 비법은 강압하(Heavy Reduction Rolling), 저온압연(Thermo Mechanical Rolling), 그리고 강냉(Forced Cooling)이다.

   압연 초 중반에 압하를 크게 주기(강압하) 위해서는 조압연기 능력을 올려야 한다. 저온압연은 열연 한계에 가까운 750℃ 정도에서 하는 압연으로, 이 정도로 온도가 떨어지면 압연기 부하가 엄청나게 올라간다. 이것은 사상압연기 대수도 늘리고 사상압연으로 넘어가기 전에 조압연에서 두께를 최대한 많이 줄이는 답밖에 없다.


   그리고 이제 공정은 사상압연기를 지나 냉각장치다. 종전에는 물을 가압하지 않고 물탱크에서 주전자 따르듯이 제품에 곱게 붓는 방식이었으나 강냉의 필요가 생기면서 그 중 일부 섹션을 펌프로 가압하여 뿌린다. 이 냉각 시스템은 사상압연기 출측으로 100미터가 넘는 런아웃 테이블(ROT; Run Out Table) 위에 설치되는데, 자연낙하든 가압이든 그 물줄기는 층류(laminar flow)여야 한다. 수도꼭지를 조금만 틀었을 때 한줄로 곱게 떨어지는 물줄기가 층류고 수도꼭지를 좀 더 돌리면 물줄기가 어지러워지는데 이것은 난류(turbulence)다. 열간압연한 제품 냉각을 층류로 해야 하는 이유는 첫째는 냉각 효율, 둘째는 제어상의 문제 때문이다. 난류는 해석이 안된다. 난류가 혹 층류보다 냉각 효과가 좋을 수도 있겠으나 냉각을 난류로 하면 똑같은 온도, 똑같은 유량, 똑같은 간격으로 뿌려도 냉각 결과는 제멋대로다.

Laminar Cooling System

   

   난류 해석은 유체역학에서도 어렵기로 악명높은 분야다. 얼마나 어려우면 1920년대 뮌헨 대학의 유체역학자 아르놀트 좀머펠트(Arnold Johannes Wilhelm Sommerfeld) 밑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학생 한명이 스승이 내주는 난류 과제에 골머리를 앓다가 양자역학으로 도망쳤는데 그가 양자의 불확정성 원리를 발표하여 1932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베르너 하이젠베르크(Werner Karl Heisenberg, 1901~1976)다. 고로 유체역학은 양자역학보다 어렵다.


   유량을 맞춰 중력으로 떨어뜨려도 조건이 잘 맞아야 형성되는게 층류다. 그러므로 펌프로 가압하면서 층류를 만들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forced laminar cooling법은 10년 전만 해도 듣도 보도 못한 기술인데, 전세계 2,3개 전문업체가 상용화 했다고는 하나 그들 스스로도 설비 구성에 그친다고 말하고 있다. 설비의 튜닝과 운영은 열연 기술자들 몫이며 국가 전략기술로 관리된다. 일본도 중국도, 한국의 포스코도 자체 개발 기술을 꽁꽁 싸매고 있다.


   이렇게 냉각까지 마친 열연 강판은 마지막 권취기(downcoiler)에서 코일로 말려 각지로 팔려 나간다. 우리는 자동차용 강판을 추적하기로 했으므로 곧장 냉연공장에 가 보기로 하겠다.


   원래 이 글은 다섯편으로 끝내기로 했는데 결국 연장할 수밖에 없다. 냉간압연인들 한편으로 끝내지려나..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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