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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비완 Mar 15. 2024

파도 소리에 몸을 맡긴다

파도가 밀려온다.

바위에 부딪혀 깨지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내 머릿속의 생각들도 함께 부서진다.


목탁처럼 정신을 두드리는 파도 소리에

나는 비로소 잡생각에서 빠져나와 귀를 연다.


실존한다는 것은

내가 지금 숨쉬고 있음을 알아차리는 것.

가끔 내 정신은 아득한 인터넷 세상속에서

돌아오지 못한다.


정신을 차려보면 새벽 1시.

지친 눈을 감는다.

머릿속에서는 방금 본 영상이 맴돌고 있다.


다시 한번 파도 소리를 떠올려본다.

철썩- 처얼썩. 휘일척.


흔들리는 것은 파도가 아니라

내 마음이었는지도 모른다.


파도마저 내뜻대로 세차게 휘몰아치지 않는다.

그저 자연의 섭리대로 움직일 뿐이다.


나는 무엇에 이끌려

멀고 먼 동해바다까지 왔던가.

답은 여전히 찾지 못했다.


그래도 한순간이라도

몸과 마음이 지금 이 자리에 함께

속초 앞바다에 실존했음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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