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수정하였습니다.)
기억하는 한 나는 생존을 위해 눈치를 보면서 자랐다. 사랑을 받거나 위안을 받은 적은 없었다. 그렇게 자라 어른이 되었고 어릴 때와 달리 나를 인정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운좋게 만나게 되었다. 나는 그것을 잃을까봐 무의식중에 또 눈치를 보았다.
사람들의 말에 상처를 잘 받았고 영향을 많이 받았다. 마치 껍데기가 없는 달팽이 같았다. 혹은 해파리 같았다. 나의 마음을 지키는 방어벽이 없었다. 나쁜 말을 들으면 그것이 사실이 아니든 말든 큰 상처를 받았다.
그런데 심리상담을 하고 여러 도움이 되는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점점 조금씩 바뀌어나갔다.
급기야 어느날 갑자기 '나는 살아있고 존엄한 존재이다.' 걷고 있는데 이 문장이 떠올랐고 마음으로 깊이 공명했다. 계속 되뇌여야겠다. 나는 인간으로 존엄한 존재이고, 여러분들도 그렇다. 남에게 어떤 일을 당하든 이것은 빼앗길 수 없다.
무엇을 성취하거나 잘 하거나 외모가 아름다워야 인간으로 가치가 있는게 아니라 인간인 이상 그냥 그자체로 존엄하다. 이런 내용을 읽어본 적은 많지만 가슴으로 느껴본 적은 없었는데 비로서 그렇게 되었다. 이 느낌과 감각을 잊지 않고 계속 생각하고 떠올려 어떤 상황이 되어도 나의 존엄을 잃지 않도록 해야겠다.
알껍데기를 깨고 나오는 새가 아니고 비로서 나의 껍데기를 만들어 나갈 수 있게 된 것 같다. 여러분들도 이세상에 하나뿐인 자신의 존엄함을 느낄 수 있게 되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