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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의 집

오늘 결혼한 내가 오래 전 쓴 글을 끌어올리며...

by 조제

내가 바라는 가장 큰꿈은...

들어갈때 무서운게 아니라 안전하고 따뜻하게 느껴지는 집. 그집에는 무섭지 않고 싸우더라도 인간의 상식선을 지키고 폭력을 쓰지 않는 나의 소중한 사람이 있고 우리는 함께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이야기하고 꼭 안아준다. 음악이 있고 웃음이 있고. 제일 중요한 건 절대 무섭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집이 크지 않아도 좋고 넓지 않아도 좋고 최신식 가구로 채워져있지 않아도 좋다. 사실 난 텔레비전도 잘 보지 않는다. 글을 쓸 수 있는 작은 컴퓨터 하나만 있으면 된다. 같이 살 사람도 써야 하니까 컴퓨터만 2대 있으면 되겠구나. 사실 침대도 필요없다. 이불만 있으면 된다.


단촐하게 사려면 무엇이 필요할까를 독립하면서 생각해본적이 있는데 가스렌지와 냉장고, 세탁기 정도만 있으면 되었다. 하지만 내가 혼자 살 땐 이 3가지를 사지 못하고 그냥 대충 살았었다. 때론 남의 집에 얹혀산적이 많아서 사실 내것을 살 필요도 없었고. 얻어쓸 때 좀 눈치를 봐야했지만 괜찮았다.


물론 이 3가지가 없으면 없는대로 살수는 있지만 밥먹고 빨래할 때 두고두고 번거롭고 귀찮으니까 작고 낡은 걸로라도 하나씩은 마련하는 게 좋겠다. 식기들은 다이소 같은데 가면 싸고 괜찮을걸로 구입할 수 있을테고 하여튼 방만 구해진다면 그외에 큰돈은 들지 않을 것이다. 소꼽장난같아 보일지도 모르지만 진짜 그럴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다시 말하지만 안전하고 따뜻하고 무섭지 않은 것 외엔 바라지 않으니까.


사실 이것만해도 정말 엄청나게 큰일이지 않은가. 따뜻하고 안전하고 무섭지 않은 집. 홈, 스위트 홈. 이것이 없는 사람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을까. 집을 산다는 게 아니라 방만 있어도 돼. 스위트 룸.


한번도 그런 집을 가져보지 못하고 이세상을 총총히 떠나는 사람들도 얼마나 많을까.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나의 크지만 또한 작다고 여겼던 꿈이 사실은 아주 크고 야무진 꿈이 아니었을까 더럭 걱정된다.


따뜻하고 안전하고 무섭지 않은 집에서 태어나고 계속 자라온 사람들은 아마 그런집이 어떤이에겐 얼마나 간절한 꿈인지 잘 모르겠지. 모르는 게 당연하다. 잘못이 아니다. 숨이 막혀 죽기 전까진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일테니까. 든 자린 안 나도 빈 자린 나는 법이니까.


내가 생각하기에 언제나 과잉보다는 결핍이 더 가슴에 박힌다. 사실 몸무게만 아니라면 무엇이든 모자라르는 것보다는 조금은 넘치는 게 나은 거 같다. 밥 먹을 때도 식판에 밥이 모자라면 두고두고 허전하고 배가 고프지만, 넘치면 남겨도 되고 조금 무리해서 먹어도 되지 않은가.


내가 바라는 가장 큰꿈은 들어갈때 무서운게 아니라 안전하고 따뜻하게 느껴지는 집. 따뜻함, 그건 말하자면 '사랑'이라고 불리는 것일까. 그집에는 무섭지 않고 싸우더라도 인간의 상식선을 지키고 폭력을 쓰지 않는 나의 소중한 사람이 있고 우리는 함께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이야기하고 꼭 안아준다. 음악이 있고 웃음이 있고. 제일 중요한 건 절대 무섭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니, 아니야. 다른거 다 필요없어.


그냥 방이 하나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물건을 부수지 않고 날 때리지않고 욕하지만 않으면 돼. 미치거나 알콜중독자만 아니면 돼. 자기가 먹을 건 자기가 벌고 착하다면 더 바랄 게 없겠지. 다만 날 사랑해주기만 하면 돼. 나도 그를 사랑하고.


사랑이 뭔지 잘 모르겠지만 울게 하지 않고 서로의 눈을 들여다보고 화가 나고 미운점이 보이더라도 서로를 이해하려고 이야기를 될 수 있는한 많이 하고 따듯하게 대하려고 마음으로부터 애쓰는 것. 이정도부터 노력해보면 되지 않을까? 이게 너무 무리한 꿈일까? 그럴수도 있지.


내가 바라는 건, 다시 말하자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사는 무섭지 않고 안전하고 따뜻한 그런 삶.


언젠간, 그 언젠간 내게도 올 수 있겠지.


p.s : 그런 삶이 오늘 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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