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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제 Jan 17. 2024

생애 최초의 어리광

태어나서 처음으로 엄마에게 어리광 부리고 인정(?)을 받아봤다. 오늘 새 회사에서 고생하고 들어와 집에서 혼자 저녁을 먹고 있자니 이럴 때 남들은 엄마한테 어리광도 부려보고 그러지 않을까? 나는 평생 안 해봤는데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무럭무럭 들었다.


그래도 되려나? 받아주려나? 큰 의심을 하며 전화해서 내가 오늘 하루종일 눈오는데 회사일로 엄청 돌아다녔다고 말했더니 평생 듣지 못했던 말을 들었다.


'고생했다, 우리딸. 대견하네!'


듣는 순간 넘 놀라서 울 뻔했다.


엄마도 이런 말을 할수있는 사람이었구나... 근데 왜 평생 안했었지? 어릴 때 좀 해주지. 엄마가 바뀌어가는게 신기하다. 엄마는 여전히 내게 막말을 할 때도 많지만 좀 흘려듣기가 가능해졌다. 70대인 엄마와 내게 시간이 얼마나 남아있을까? 나는 또 어떤 모습을 보게 될까? 마음이 오묘한 저녁.


나는 어릴때 엄마에게 아프면 신경 쓰이게 한다고 혼나고 울면 뺨을 맞았다. 그런 사람에게 어리광을 부리는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 알콜중독인 아빠때문에 돈도 벌고 집안일도 해야했던 엄마는... 아마 자기도 좋은 엄마이고 싶었을 테지만... 그랬을 테지만... 그럴 여력이 없었고 너무 힘들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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