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브랜드는 묵묵히 자기의 길을 걷는다
요즘 브랜딩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나도 언젠가 편리함을 넘어 '사랑받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꿈이 있다.
안그라픽스에서 발행한 임태수 작가의 브랜드 시리즈 중 두 권의 책을 읽었다.
그도 마치 하나의 브랜드처럼 일관적인 태도가 책 속에 나타나는 것 같아서 좋았다.
읽은 책
브랜드 브랜딩 브랜디드 (2020)
날마다, 브랜드 (2016)
아직 못 읽은 책
브랜드적인 삶 (2020)
바다의 마음 브랜드의 처음 (2018)
오늘은 [날마다, 브랜드]를 천천히 다시 읽어 본다.
책 표지 뒷면에도 쓰여있는 글.
좋은 브랜드의 기준은 뭘까?
백 명이 알고 있는 브랜드. 열 명이 좋아하는 브랜드. 한 명이 사랑하는 브랜드.
브랜드 전략이라는 말에는 기본적으로 싸워 이긴다는 의미가 내포되어있다. 경쟁 브랜드 와의 인식 싸움에서 승리하고 고객의 머릿속에서 우위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좋은 브랜드는 경쟁 브랜드와 싸우지 않는다. 나이키는 캠페인을 벌일 때 결코 리복 Reebok이나 아디다스 Adidas의 운동화보다 기능이 좋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대신 사람들에게 운동에 대한 열정을 불러일으키고 그 열정을 지원하기 위해 고민하고 흔쾌히 도와주겠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 Microsoft나 삼성보다 더 빠르고 성능이 좋은 운영체제나 프로세서를 만들었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단지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우리의 삶이 얼마나 풍요로워질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다시 말해 좋은 브랜드는 경쟁 브랜드와 싸워 이기는 방법을 궁리하는 대신, 브랜드를 통해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가치 있는 변화를 제안하고 그 약속을 잘 지켜나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p.45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이다.
만약 브랜드 A가 자신의 길을 잘 가고 있었다 하더라도 어느 날 경쟁 브랜드 B가 치고 올라오기 시작하면 그를 의식해 B보다 나은 기능이나 B보다 나은 서비스를 강조하는 마케팅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누가 그런 멍청한 짓을 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예는 쉽게 찾을 수 있다.
요기요는 배달의 민족을 이기기 위해 연예인 광고(선미)와 엄청난 할인 쿠폰 뿌리기로 대응했지만 사람들은 배민의 독특한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더 열광했다. 삼성 갤럭시 Galaxy는 아이폰 iphone의 감성에 다다르고자 매번 감성적인 음악이나 힙해 보이는 영상 광고를 보여준다. 하지만 갤럭시 Galaxy가 아무리 우효의 노래를 BGM으로 쓴 영상미 넘치는 광고를 해도 어딘가 안타까운 이유는 그런 노력 자체가 아이폰 iphone의 그라운드에서 노는 것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편리함이 넘쳐나는 세상. 유저의 편리함을 위한 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있다. 누군가와 말하지 않고 손가락 클릭 몇 번으로 우리는 커피를 주문하고 택시를 부르고 음식을 배달시킬 수 있다.
그렇게 세상의 많은 것들은 더 빠르고 편리해졌다. 그런데 그 기술의 진보만큼 행복해졌나? 생각해보면 쉽게 답하지 못할 것 같다. 우리들의 삶은 충분히 편리한데, 편리함 = 행복함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제품이든 서비스든 브랜드를 만들어간다면 꼭 '인간다움'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사람들이 편리해질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차원을 넘어, 어쩌면 조금 불편하더라도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감정과 친밀함의 순간들을 놓치지 않을 수 있기를 바란다.
약속을 지키는 좋은 브랜드를 쌓아가는 시간을 기대하며-
약속은 늘 하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어렵다. 브랜드가 고객에게 한 약속을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지켜내는 일은 어쩌면 경쟁 브랜드와 차별화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고 수고스러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그 약속을 실현하는 브랜드만이 결국 좋은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p.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