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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서영 Feb 06. 2019

04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동네 독서모임 두 번째 책


2년 전 형이 여기로 왔을 때만 해도 난 우리가 이토록 서로 의지하게 될지 몰랐단다. 하지만 이제 아파트에 나 혼자 남고 보니 텅 빈 느낌이구나. 적당한 사람을 구해 함께 지낼 생각이지만, 형을 대신할 만한 사람은 찾을 수 없을 것 같다. 형이 지식과 세상에 대한 명석한 시각은 정말 믿기 어려울 정도란다. 그러니 형이 더 나이 들기 전에 유명해질 거라고 확신한다. 형 덕분에 난 많은 화가들을 알게 되었지. 그들 역시 형에 대해 아주 좋게 생각한다. 형은 새로운 생각의 챔피언이거든. 물론 하늘 아래 새로운 건 아무것도 없다는 말을 생각한다면, 더 정확히 말해 낡은 생각들을 뒤집는 일의 챔피언이라 해야겠지. 평범함 때문에 퇴보했거나 그 가치를 잃어버린 생각들에 대해 말이다. 게다가 형은 항상 남들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란다.      <반 고흐, 영혼의 편지>



오래전 암스테르담에 있는 반 고흐 미술관에 다녀왔다. 넓은 담광장을 지나면 보이는 아담한 미술관에 들어서며 감동했던 기억이 있다. 인상적인 그림은 해바라기, 꽃 피는 아몬드 나무, 고흐의 방이었다. 그리고 마음에서 잊혔다.

도서관 인문도서 코너에서 ‘반 고흐, 영혼의 편지(빈센트 반 고흐 저. 예담)’가 눈에 들어왔다. 이 책은 고흐의 후원자이며 동반자였던 네 살 어린 동생 테오와 주고받았던 편지를 모아 엮었다. 내가 기억하는 고흐는 40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생애를 살면서 지독한 가난과 고독, 병마에 시달렸던 불운의 화가였다. 형을 평생 보살펴야 했던 동생 테오에 대한 연민도 있었다. 정작 고흐의 마음은 들여다보지 못했다. 책을 읽고 나니 그의 그림에 대한 열정에 감탄하며 연민이 밀려왔다. 고흐 미술관에 다시 가보고 싶어 졌다. 미술관에 하루 종일 머물며 그림을 찬찬히 보고 싶다. 미술관 가기 전 이 책을 읽고 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내 안에서 전에는 찾지 못했던 색채의 힘이 꿈틀대는 것을 느꼈다. 그건 아주 거대하고 강력한 어떤 것이었다.”

10년 동안 900여 점의 작품을 남기며 죽기 전까지 그림을 그렸지만 생전에 팔린 유화 작품은 단 한 점이었다. 고흐는 밥 먹는 시간과 잠자는 시간이 아깝다고 할 만큼 그림에 빠져 살았다. 유화 물감 살 돈이 없어 데생을 그렸는데 살아있는 동안 그림이 팔렸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


자신을 새장에 갇힌 새로 표현한 고흐는 물질적, 정신적으로 테오에게 의지했고,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했다. 고갱과의 관계에서 우발적으로 귀를 자른 것도 외로움의 극단적인 선택이었다.

조카의 탄생을 축하하며 선물한 그림‘꽃이 활짝 핀 아몬드 나무’, 푸른색과 노란색의 조합이 부드럽고 매혹적이라고 표현한 ‘아를의 포럼 광장에 있는 밤의 카페테라스’.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는데 참 따뜻했다. 불꽃같은 그림에 대한 열정과 부단한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고흐가 사랑한 마을 남프랑스 아를에 가고 싶다. 그가 서성대던 해 질 녘 카페거리, 론 강변, 고즈넉한 아를 골목을 거닐고 싶다.



독서토론 Tip.

1. 이 책에서 기억에 남는 구절, 감동받은 구절 이야기하기.

2. 고흐와 동생 테오, 나와 내 형제 또는 자매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3. 고흐의 작품 중 좋아하는 그림 생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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