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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모엄빠 Dec 26. 2018

토끼부모가 거북이를 키울 때

거북이처럼 느린 아이 육아기 

토끼 부모는 첫눈에 반해 사랑을 하게 되고 임신을 했어요. 건강하게만 태어나다오 빌고빌어 아이를 낳았더니 거북이었어요. 처음엔 이럴리가 없다 우리가 왜 거북이를 낳아냐. 너 사실 거북이 아니었어? 서로를 의심하다 포기했어요. 

토끼부모는 큰 발로 껑충껑충 뛰는데 거북이는 꼬물꼬물 걷는건지 드러눕는건지 속이 터졌어요. 
빨리 오라고 다그치고 밀고 끌고 이고 지고 가도 겨우 한발짝. 노력 좀 해라 성의를 좀 보여. 
왜 넌 거북이로 태어났어!! 모진 소리도 좀 했지요. 

토끼부모는 거북이가 답답했어요. 그래도 내가 낳았으니 어쩌겠냐 하고 하루에 딱 한발자국씩만 가기로 약속했어요. 거북이는 열심히 꾸준히 걸어서 하루에 한발자국 오기도 하고 못 오기도 했어요. 엄마토끼는 조급해졌어요. 빨리와 빨리!
왜 너만 늦니. 다 널 추월해 가잖아!! 

그때 아빠토끼가 물었어요. 근데 여보, 우리 어디가? 거기 가면 뭐 있지? 
엄마토끼는 갑자기 말문이 막혔어요. 글쎄... 
아빠토끼가 빨리간다고 대통령되고 막 장관되고 그럴 건 아니잖아. 내 인생의 목표는 그게 아닌데. 
엄마토끼가 그럼 뭔데? 인생의 목표가. 

아빠토끼는 건강하게 세식구 오래오래 사는 거. 이렇게 함께. 당신은 아냐? 
엄마토끼는 그렇긴 하지... 

속도가 무의미 해진 토끼부모는 빨리가면 뭐해. 당근나와? 이러면서 포기하게 됐어요. 근데 자세히보니 거북이는 느리게 걸을 뿐. 그래도 움직이네요. 
토끼부모는 그제야 알게 됐어요. 
토끼부모가 거북이를 낳은 게 아니고 원래 거북이었는데 역시나... 토끼인 척 했던 거예요! 토끼부모는 흰색 토끼 털 옷을 벗고 거북이가 됐어요. 홀가분하고 즐거웠어요. 거북이랑 흙탕물도 치며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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