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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모엄빠 Dec 26. 2018

사랑하는 사람의 뒷모습. 오래 봐주기

그래야 한다는 걸 이제야 압니다. 

휴먼다큐 사랑의 예고편을 보고있다. 작별의 순간을 그 여정을 화려한 영상미로 담아냈는데. 유독 사랑하는 사람을 하늘로 떠나 보낼 때. 이별의 순간을 길게 길게 보여준다. 
예전엔 왜 이리 신파를 찍을까 했었다. 

내가 아버지를 떠나보낼 때. 나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싫어서 병실에 들어가지 못했다. 
무섭고 끔찍했다. 말도 안돼 우리 아빠가 왜 죽어 미쳤어? 안 봐. 무서워. 병원 기둥을 잡고 바들바들 떨고 있을 때. 엄마가... 40년 한 이불 덥고 산 살뜰한 지아비를 떠나보낸 여성이 내 손을 잡아 끌었다. 씩씩하고 강한 표정. 너 봐야 해. 꼭. 그리고 마지막으로 할 말도 다 해. 
이별은 그렇게 해야 돼.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이별...나는 그렇게 엄마 손에 이끌려 아빠 앞에 섰다. 나는 죽은 사람을 처음 봤다. 전해 듣기만 했었기에 실감하지 못했는데... 

아빠는 평온한 표정이었다 신애아빠 눈 좀 떠봐 그렇게 이뻐하던 새끼들이 왔는데 보지도 못해 왜 
나는 울며불며 하고 싶은 말을 했다 거창한 말도 필요하지 않았다 고마웠어. 미안했어. 아빠... 그리고 내가 정말 잘못했어. 나 키우느라 너무 고생했지. 미안해 내가. 아빠의 얼굴이 입을 맞추고 오래오래 그렇게 있었다... 

입관식에서도 나는 있는힘껏 울고 슬픔을 표현했다 그게 할 수 있는 일이었기에
조문하러 온 선배가. 먼저 어머니를 떠나보낸 선배가 나에게 말했다. 애도는 하루 이틀 끝나는 일이 아니니 꾸준히 열심히 슬퍼하라고. 

나는 내 마음 속 어디서도 숨을 때가 없이 
오롯이 견디며 살아내고 있다. 살다보니 웃는 날도 있고 시무치게 그리운 날에는 며칠을 끙끙 앓으며 

어버이날 갈길 잃은 카네이션 한송이를 만지작 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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