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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정태리 Mar 24. 2024

영화 파묘 후기(스포 포함)

끊임없이 생각거리를 만드는 좋은 영화 파묘

명리 시간에 영화 파묘 이야기가 나왔다. 명리와 연관된 음양오행이 이 영화의 중요 키워드로 나오기 때문이다. 원래 오컬트 영화 싫어하는데, 공부 삼아 보러 갔다. 우리나라 천만, 인도네시아 이백만을 부르는 힘이 뭔지 알기 위해.



소설처럼 중간에 장이 바뀔 때마다 자막이 나온다. 연극에 막이 바뀌는 것 같다. 첫 자막이 <음양오행>이다. 무당 화림이 하는 대사 중 음양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귀신, 혼령 등이 어두운 곳에 있다 따뜻하고 밝은 곳이 부러워 가끔 넘어오기도 하지."


이 말과 함께 일본 도깨비 오니 모형을 보여준다. 음양 이론에서 음이 깊어질 대로 깊어지면 양으로 향하는 기운이 나온다. 그걸 설명한 듯도 하다.


극 중 음기가 가득한 무덤을 파묘하는데 돼지꾼 일꾼 다섯을 데려간다. 돼지는 십이지지 중 해(亥) 수를 뜻한다. 이 일꾼이 파묘 후 땅을 고르다 뱀이 나타나 삽으로 뱀을 죽인다. 비명을 지르는 뱀은 사(巳)화를 뜻한다. 사해충이라고 명리이론에 음기운인 해수는 양기운인 사화를  꺼뜨린다는 이론이 있다. 보통 당하는 게 불 성분인 사화인데 사화가 지나치게 강하고, 해수가 약하면 해수가 오히려 힘을 잃는다. 돼지띠 인부가 동티라는 병을 앓는 이유 같기도 하다.


극 중 험한 것을 막기 위해 찹쌀과 말의 피를 쓴다. 둘 다 양기가 강한 것이다. 특히 말의 피는 오(午)화를 뜻하며 강한 양기를 뜻한다. 음적인 곳에 오래 있었던 험한 것을 방어하기 위해 양기를 쓰다니.


나중에 오니가 나왔을 때도 말의 피를 뿌리니 뜨거워한다. 오니 자체가 금기운이 강하니 오화로 화극금 시킨 것이다. 여기에 물을 머금은 나무면 수생목 된 강한 나무이다. 센 나무가 금을 치면 금은 나무를 베려하나, 화로 극 당해 힘 빠진 금은 목을 극하며 더 힘을 뺀다. 금을 극하고, 금이 극하게 하려는 걸 둘 다 써 금(오니)의 기운을 빼서 소멸시켜 버린 것이다.


만 명을 베었다는 금기운의 정령은 오행의 화와 목으로 제어했다. 오행의 상생상극표를 보면 영원히 강한 것도, 영원히 약한 것도 없다는 교훈을 얻게 된다.


잘 만든 영화 파묘, 감독님의 잘 쓴 시나리오에 들이신 노고를 치하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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