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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밋 Jan 25. 2024

퇴사가 처음이라...

나는 퇴사가 처음이다.

 

 퇴사하면 의무연차 소진 해야 하는 줄 알았다. 근데 안 해도 된다고 하더라? 회사가 근무자들 연차수당 안 주려고 의무연차 어쩌고 하는 거지 퇴사하면 연차수당 준다고 ㅋㅋ 퇴사가 첨이라 몰랐다고 했다.

 퇴사하기 전에 복지포인트 남은 거 싹싹 닦아 썼는데 친구가 자기네 회사는 그럼 중도 퇴사하면 복포 토해야 한다는데 괜찮냐고 물었다. 잘은 모르지만 아마 안 토할 거 같다고 했다. 그것까지 토하게 하면 진짜 치사하다.


 서랍장 정리를 했다. 입사 초기에 적은 수기메모도 몇 년 동안 품에 안고 다닌 지침도 다 갈갈 파쇄했다. 그렇지만 내가 독수리타법으로 한 자 한 자 타이핑한 업무 지침서는 너무 아까워서 나한테 종종 업무 물어보던 언니한테 메일로 보냈다.  앞으로 나 없으니까 여기에 검색해 봐

왜인지 백업해서 가져오고 싶었는데 ㅎ 미련일까? 아 근데 최근에 커피믹스 100개 사서 회사 탕비실에 뒀는데 그건 진짜 챙겨 오고 싶었는데ㅠ 체면 상해서 참았지만... 하루에 3개씩 타먹을걸... 이건 미련 맞다.


 퇴직금은 irp 계좌로 지급하니 계좌 만들고 증명서를 보내달라고 했다. 아하 니가 퇴직연금이구나? 은행 가서 계좌 만들고 팩스로 증명서 보내면 된다고 해서 신분증 안 가지고 와서 내일 은행 가겠다고 했는데 생각해 보니 비대면 개설하고 모바일 팩스로 보내면 되는데... 퇴사는 처음이지만 비대면은 잘한다. 이것이 mz의 퇴사다.(아니다)


회사에서 쓰려고 둔

티컬 키보드와 마우스 테이블매트 칫솔소독기 요가링 핸드크림 립밤 목마사지기 지압볼 겨울슬리퍼 간식 우산

짐이 왜 이렇게 많냐

다 못 들고 갈 것 같아 오늘은 반만 가져가고 나머지는 퇴사하는 날 가져가려고 한다.


그러하다. 나 퇴사날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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