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1047일째 되는 날, 그놈의 링크드인 앞에서.
언젠가부터 누군가의 커리어를 슬쩍 염탐할 때, 그의 타임라인과 나의 타임라인을 비교하게 된다. 나의 1년 차에는 그의 1년 차와 비교했고, 그가 현재 5년 차라면 그가 과거 3년 차일 때 지금 3년 차인 나와는 어떻게 다른가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내가 그의 시간을 앞선다고 생각되면 우쭐대고, 그가 나의 시간을 앞섰다면 괜히 운 탓을 하면서 셀프 위로를 하게 되는데 … 어쩌면 순간순간 번아웃을 막아주는 '방패'도 되지만, 이 또한 임시 처방일 뿐이다.
어느 순간 성장 곡선의 궤도가 수평선에 가까워지면, 그건 내가 더 앞설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하는 '독'이 된다. 나의 한계를 다른 사람의 순간들에 두는 것은 정말로 지양해야 할 일이다.
"나의 어둠을 그들의 하이라이트와 비교하지 말라"라는 말이 있다. 자존감을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문장임엔 의심이 없다. 하물며 나 또한 갈피를 못 잡고, 내가 과연 선배님들을 따라갈 수 있을까 하며 자신 없을 때 방향키라도 쥘 수 있게 한 문장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문장은 '어둠'과 '하이라이트'의 순서만 바꾸면 경고의 메시지가 되기도 한다. "나의 하이라이트를 그들의 어둠과 비교하지 말라" 앞의 문장에서 목적어의 순서만 서로 바뀌었을 뿐인데 문장이 가지고 있는 힘의 방향이 달라진다. 어떤 어둠도 하이라이트도 영원할 수 없고 단지 순간일 뿐이다.
자신감과 오만, 그 경계의 표면장력에 다다랐을 때 겸손으로 자연스럽게 희석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