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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보라 Mar 14. 2023

휘인이의 세상

사람이 쓰고 ai가 그린 동화




작은 몸으로 휘인이의 세상을 언제나 지켜주는

사랑과 평화의 용사, 엄마.


휘인이에게 필요한 게 있으면 황금 양털이라도

구해주는 램프의 요정, 아빠.


그리고 엄마, 아빠의 가장 반짝이는 보물.

세상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공주님, 휘인이.


휘인이네 집에는 이렇게 세 사람이 살고 있어요.


휘인이의 앞에는 사랑과 평화의 용사 엄마

뒤에는 든든한 요정 아빠가 있었지만

양손 옆에는 아직 아무도 없었죠.


시간의 모든 띠를 보시는 하나님은

이따금씩 혼자가 되는 휘인이의 순간을

외로움과 심심함 대신 다른 것으로 채워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선물을 주셨죠. 휘인이의 동생 다인이를 세상에 씨앗으로 보내신 거예요.

엄마의 몸 안에는 아기집이 생겼죠.

늘 잰걸음으로 세상과 보폭을 맞추는 작은 엄마였지만

엄마의 작은 몸, 그 안에는 휘인이네 집을 모두 담고도 남을 정도로 큰 세상이 있었죠.

바로 이 세상에서 휘인이도 태어났답니다.





엄마의 작은 몸 안, 끝을 알 수 없는 휘인이의 세상 옆에

또 다른 세상이 생겼어요. 휘인이의 동생 다인이가 10개월 동안 살아갈 아기집이 그 세상이었답니다.


엄마는 휘인이를 품었던 280일을 기억했어요.

6년 전의 그날들처럼 다니의 세상을 소중히 품었답니다.

그러다 보니, 전처럼 휘인이랑 함께 뛸 수도, 휘인이의 손짓 발짓을 다 안아줄 수도 없었어요.


휘인이는 속이 상했어요.

엄마 안에 휘인이의 세상뿐이었던 때가 그리웠죠.

그래서 엄마, 아빠 몰래 집에 있는 가장 큰 쓰레기통 안으로 들어갔어요.


"나는 이제 버려져야겠어."


엄마 안에 여전히 자리한, 드넓은 휘인이의 세상에는

미안함이 가득 찼어요.

한 번도 줄어든 적이 없었던 그 넓은 세상을 채운 것은

늘 사랑이었답니다. 다인이라는 세상이 생겼어도 똑같았어요.

두 세상이 엄마 안에서 함께 커갔답니다.


깊고 깊은, 넓고 넓은 휘인이의 세상을 흐르던 사랑 위로 미안함이 흘렀어요.

엄마의 세상은 늘 커져만 가는데, 이미 세상 밖으로 나온 휘인이는

볼 수가 없었죠.


쓰레기통 안으로 들어간 휘인이에게 하나님이 말을 걸었어요.


"휘인아, 나는 너에게 필요한 걸 주고 싶단다. 갖고 싶은 게 있니?"


"엄마, 아빠의 사랑이요."


"엄마, 아빠의 사랑은 이미 차고 넘치게 주고 있는 걸. 여전히 끝없이 남아 있어."


"엄마, 아빠는 동생만 사랑하는걸요."


"휘인이의 동생은 내가 너에게 선물로 준 사랑이란다. 너에게 필요하기 때문이지."


"저는 동생이 필요하다고 한 적이 없어요. “


"나는 너에게 꼭 필요한 것을 준단다. 필요하지 않은 것은 준 적이 없어. 앞으로도 그럴 거야.

그러니, 너에게 필요하기 때문에 선물로 준 동생을 기쁨으로 받아주었으면 좋겠구나.

자, 어서 손을 잡아. 이곳을 나가자."


휘인이는 하나님의 손을 잡고 쓰레기 통 바깥으로 나왔어요.


그리고 엄마와 함께 10개월. 40주. 280일. 을 기다렸답니다.





10월 15일, 다인이가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조막만 한 얼굴, 작은 구슬 같은 눈과 코가 반짝였어요.

무엇보다 휘인이와 똑 닮은 입이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웠어요.

휘인이는 다인이를 조심스럽게 품에 안았어요. 

그러자 무언가 꼬물꼬물 휘인이 안에서 일렁였어요. 

혹시 이것인가? 

휘인이는 알 것 같았어요.


하나님이 말한, 동생이 필요한 이유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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