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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연수 간호사 Mar 08. 2022

당대표 피습 사건과 유세 활동

혐오를 지지하지 마세요

송영길 당대표 피습 당시 신촌 유세 장소에 있었다. 가해자는 둔기로 당대표님의 머리를 수차례 가격했다. 현장에 있던 청년선대위원 중 한 사람으로서 지켜드리지 못했다는 충격과 테러에 대한 공포로 온몸이 굳었다.

당대표 피습 사건의 포털 사이트 댓글을 보며 또 한번 충격을 받았다. 인터넷 상이라고 저런 글을 남길 수 있다는 것에.


지난 2013년 내가 스무살때 때 청계광장에서 있었던 김조광수 감독님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대변 테러를 목격한 경험이 있다.

스무살의 나는 성적 지향성, 정치적 생각 등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회적 약자라고 혐오 받고 위협 받아야 하는 사회가 두려웠고 이에 대한 변화를 절실히 바라면서 정치적 꿈을 키워왔던 기억이 난다.

대학시절 사회적 약자나 정치적 이견을 가진 사람을 행해 개선장군처럼 당당하게 혐오와 언어적 폭력을 날리는 누군가의 모습이 나를 처음 사회 단체에 참여하게 했었다.


오늘 박지현 부위원장, 다이너마이트청년선대위와 함께 숙대-이대-신촌-성신여대 유세를 함께 했다. 박지현 부위원장을 응원하며 찾아온 여대생과 시민들이 정말 많았다. 유세 발언을 들으면서 박지현 부위원장님이 N번방을 추적했다는 이유로 얼마나 많은 위협에 노출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를 응원하기 위해 참여한 분들이 들고 있는 피켓, 편지들을 보며 절박함과 두려움이 느껴졌다.  참여한 분들에게서 대선에서 외면 받아왔던 여성의 목소리를 내준 박지현 부위원장님에 대한 감사함이 느껴졌다.


얼마나 두려웠을까.. 외로웠을까. 심지어 같은 청년 여성인데도 여성 안전과 성폭력 처벌에 대해 관심을 갖지 못해왔고 정치적 목소리에 동참하지 않았었다는데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박지현 부위원장님과 여성 활동가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얼마전 안양유세에서 간호사로서 후보에 대한 지지연설을 한 적이 있는데 댓글 중 신변을 위협하고 공포감을 주는 댓글이 있었다. 키보드로 깊은 생각 없이 남길 수 있는 악플이기에 삭제할 수 있는 건 삭제하거나 신경 쓰지 않고 있긴 했다.

그러나 오늘 실재하는 테러를 다시 한 번 목격한 후에 느낌은 좀 달라졌다.


크고 작은 테러행위를 통해 개인이 안전의 위협을 느끼게끔 해 정치적, 사회적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이다. 겁도 없이 얼굴과 신분을 드러내고 정치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내가 오늘 사건을 통해 앞으로의 활동에 두려움을 느낄 정도라면 오늘 일을 통해 다른 누군가도 공개적인 장소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주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시절 내가 경험했던 공포, 나에게 있어서는 조금은 희미해졌던 공포가 다시 선명해진다. 3월 9일 이후 우리가 살게 될 나라가 거꾸로 가는 세상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혐오를 지지하지 말아달라는 변영주 감독의 호소가 더 짙게 머릿속에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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